당신의 일상이 만들어 가는 조직문화 : 조직문화의 ‘변화’가 어려운 이유
파리 근교 센 강변에 있는 샤투Chatou에 한 레스토랑이 있다.
당신의 일상이 만들어 가는 조직문화 : 조직문화의 ‘변화’가 어려운 이유
제호 : 2024년 06월호, 등록 : 2024-06-11 16: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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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근교 센 강변에 있는 샤투Chatou에 한 레스토랑이 있다. 확 트인 시야 너머 푸르른 나무들과 강 위의 배들을 구경할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있는 이곳은, 테라스 위에 내리쬐는 햇살을 가려주는 천막을 놓아 시원하게 경치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근사한 장소다. 

이곳을 찾은 한 남자는 자신과 함께 뱃놀이를 마치고 돌아온 이들과 즐겁게 점심을 즐기고 있다. 매년 이곳을 찾아온 덕분인지 식당 주인 아들을 포함해 학자, 노동자, 상인, 여배우에 이르기까지 직업과 성별을 초월한 인연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남자는 이곳에서 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이 무척 행복하다. 지금 이 순간도 '매우 행복하다'는 감정이 차오른다. 남자는 이들과의 시간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붓을 든다. 그렇게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뱃놀이하는 사람들의 점심Le déjeuner des canotiers'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자신의 추억을 공유했다.

여기에 또 다른 작품이 있다. 그림 속 한 남자가 어둑한 자정, 카페에 들어선다. 피처럼 붉은 벽지, 낡은 마룻바닥 위 중앙에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당구대가 놓여있다. 당구대를 포위하듯 둘러싼 테이블에는 듬성듬성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중 하층민처럼 보이는 어느 남자는 술에 취했는지 아니면 우울한 기분을 감추고 싶은 것인지 두 팔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웅크리고 있고, 당구대를 가로지른 반대편 테이블에는 두 남자가 상체를 테이블에 바짝 붙인 채 범죄라도 모의하는지 구부정한 자세로 음산한 분위기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정적인 삶을 살기에도 빠듯한 이들이 안 그래도 어두운 자신의 삶을 더욱 황폐하게 만드는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지켜보는 한 남자 또한, 자신의 처지가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 몸부림을 친다. 카페 주인에게 밀린 하숙비도 낼 겸, 자신이 오늘 느낀 감정을 남기려고 남자는 붓을 든다. 이 남자, 반 고흐가 그린 작품은 3일 여에 걸쳐 완성됐다. 이 작품이 바로 '밤의 카페Le Cafe de nuit'다.

자신이 있는 공간, 또는 그 공간에서 일상을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경험을 그림으로 그려냈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은 너무나도 상반된 감정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지극히도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을, 고흐의 그림은 우울감과 음험함, 긴장을 준다. 




조직문화는 '일상 경험'의 해석이다
조직문화는 이 두 화가의 작품과도 같다. 정확히는 '당신 회사의 조직문화는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 당신의 뇌에서 일어나는 사고 흐름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이 조직문화를 평가할 때, 누군가는 회사에 있는 다양한 복지제도나 프로그램 또는 사무실 벽면에 있는 가치체계를 떠올려 주길 바랄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은 자신의 일상 경험을 반추하고 이를 해석한 결과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다. 미시간대 교수이자 조직이론 석학의 심리학자 칼 와익Karl Weick은 조직문화에 대해 '집단 구성원이 상호작용할 때 생성되는 창발적인 이해'로서 공유된 의미Shared Meaning라 말했으며, 에드가 샤인Edgar Schein 또한 조직문화의 형성 원리를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내부 정서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반복된 그룹학습의 결과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우리는 일상을 함께 하는 이들과 어떤 상호작용을 반복적으로 경험해 왔는지를 토대로 조직문화를 인식하고 정의하게 된다. 

그렇기에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단순히 누군가가 조직문화 파트를 맡게 되거나 조직문화를 주 업무로 담당하는 팀이 생겼다고 해서, 그 담당자 혹은 팀의 힘으로 온전히 회사 전반의 조직문화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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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규 엑스퍼트 컨설팅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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