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어떻게 일류가 됐을까?
애플의 기업문화는 오직 '탁월함'만 용인되는 '완벽주의'다.
애플은 어떻게 일류가 됐을까?
제호 : 2024년 07월호, 등록 : 2024-07-05 09: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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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기업문화는 오직 '탁월함'만 용인되는 '완벽주의'다. 이것은 성공에 미친 특정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신념 같은 게 아니라, 모든 직원이 서로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애플의 자연스러운 기업문화다. 이러한 완벽함은 실무담당자끼리의 업무 회의에서도 나타난다. 발표 슬라이드에서 작은 허점이라도 보이면 바로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진다. 따라서 끊임없이 최신 정보를 습득하며 공부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건 당연지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료들에게는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한다
애플에서는 내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부서의 사람들도 내 발표 내용에서 허점을 발견하면 곧바로 지적하고 질문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당신의 업무 영역도 아닌데 왜 나서서 참견입니까?'라고 대꾸하지 않는다. 제품개발이란 모든 업무 영역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애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질문하는 태도를 보면, 마치 "당신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내가 한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므로, 당신은 업무와 관련한 내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당신의 업무에 문제가 없다는 걸 계속 증명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당장 내 업무는 순탄히 진행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제품개발을 성공적으로 진척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내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영역이더라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허점이 보인다면 날카롭게 질문해야 한다.

필자 역시 애플에서 몇 차례 호되게 겪고 나서 회의에 임하는 자세를 달리하게 됐다. 모든 회의에 생존이 달린 양 준비했고 슬라이드 한 장을 만들 때에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오차나 빈틈은 없는지' '메시지가 모두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메시지에 사용된 단어들은 용례에 맞는지' 등을 거듭 점검했다. 생존하려면 동료까지도 제압할 수 있는 탁월함으로 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애플의 완벽주의를 보면 필자는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라는 성경의 잠언 27장 속 한 구절이 떠오른다. 이러한 애플의 기업문화는 구상한 제품은 반드시 구현했던 스티브 잡스의 불같은 열정과 최고가 아니면 용납하지 않았던 집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면서도 정작 놓치고 마는 일류기업의 비밀은 기업의 리더가 가진 열정과 집념이 아닐지 생각한다.


우직한 소보다 노련한 싸움닭이 돼라
애플 각 조직의 부사장은 자기 팀원이 다른 조직의 요구에 순응하고 끌려 다니는 걸 몹시 싫어한다. 어떤 사안이든 타 조직의 요구가 타당한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자기 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와 결과를 제시해 논쟁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논쟁을 통해 자기의 뜻을 관철할 줄 아는 팀원을 중용한다. 실제로 어떤 부사장은 자기 조직의 중간 관리자를 향해 '다른 부서의 요구에 끌려 다니라고 당신을 그 자리에 앉힌 게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현했으며,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중간 관리자는 교체됐다. 이는 애플의 기업문화에 부합하는 결과였다.

한편 상사들은 일부러 자신의 팀원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반박하고 논쟁하도록 유도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어떻게 답하는지를 관찰하면, 유능한 직원이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때 의견을 내지 못하고 조용히 있는 사람은 자신의 무능을 윗사람에게 고스란히 보여주는 셈이다. 왜냐하면 이런 논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더 나은 결과와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조직의 방향이 하나로 결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가 애플에서 참여했던 모든 회의는 이전 어느 회사에서 겪은 회의보다도 논쟁의 강도가 셌으며, 처음에는 회의에 참석하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계속 두려워만 할 수 없어서 필자 또한 스스로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들을 더욱 열심히 찾아보고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할 때도 논리적으로 빈틈이 없는지 한 번 더 생각한 후 말하는 습관을 들였고, 나아가 다른 팀원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들으며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아갔다. 그러다 보니 차츰 생각이 다른 직원들과 치열하게 논쟁하는 일이 편해졌고, 그 과정을 거쳐야 최선의 해결책을 찾고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애플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회의에서든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국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으나, 동료의 발표 슬라이드에서 허점을 발견해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그의 밑천을 드러나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런 지적 때문에 동료를 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것이야말로 애플의 기업문화이기 때문이다. 도움이 될 만한 지적을 했는데 그것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질문을 받은 사람이 모든 회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 동양적인 겸양이나 '침묵이 금'이라는 식의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면 바보 취급받기 십상이다. 애플에서는 우직한 소보다 노련한 싸움닭으로 움직여야 성공한다. 내 영향력을 키우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영향력에 끌려 다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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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Meta 증강현실 하드웨어 개발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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