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리스크를 공유하고 있을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
지난 3월 2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릿지'가 대형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하면서 무너졌다.
우리는 리스크를 공유하고 있을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
제호 : 2024년 05월호, 등록 : 2024-05-10 09: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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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릿지'가 대형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하면서 무너졌다. 커다란 화물선이 큰 소리를 내며 부딪히자 약 2.6㎞에 달하는 다리 일부가 순식간에 바다로 빠졌다. 이 사건으로 다리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 중 6명이 실종 또는 사망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이 정도 피해로 그친 것은 화물선 관계자가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배가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무전으로 경찰에 신고하고, 신고를 받은 경찰들이 재빠르게 다리 위에서 차량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대통령과 메릴랜드 주지사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것을 막았다'며 화물선 관계자를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다리를 무너뜨렸지만, '영웅'이 된 셈이다. 

비슷한 일은 지난 2023년 5월에도 있었다. 침몰된 타이타닉호를 관광하는 잠수정이 사라져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잠수정을 운영한 사업자가 아니라, 사업 허가를 내준 미국 당국을 비난했다. 





실수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미국은 큰 사고가 났더라도 책임을 개인에게 크게 묻고 비난하지 않는다.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기에 사고를 최소화하고 잘 수습하고 재발 방지를 하면 된다고 여긴다. 만일 비난을 하게 되면, 누가 이런 리스크를 지고 큰 사업을 하겠냐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잘 지으면 되지, 뭐'라고 반응한다. 아무리 만반의 준비를 마쳐도 문제는 일어나기 마련이고, 오히려 일어날 확률이 낮은 일에 너무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더 낭비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사고는 기업에서도 일어나는데,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온전히 완성조차 되지 않은 윈도우, 오피스 컴퓨터 운영체제를 내놓고 고객 정보를 추후에 받아서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우리와 실수와 실패, 그리고 완성도에 대한 기준 자체가 다른 것이다. 물론, 어느 관점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최소한의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성장해 왔고, 언제나 책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급속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인구가 5천만이 넘는 나라가 '중진국의 저주'라고 하는 1인당 GDP 1만 3천 달러에서 멈추지 않고, 20년도 안 되는 기간에 3만 3천 달러를 찍었다. 이렇게 급속도로 가파른 성장 그래프를 그린 나라는 중국과 미국뿐인데, 중국은 1만 달러 선에서 성장이 멈췄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시도 5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횡보인 상태다. 이제껏 우리나라의 성장은 미국, 유럽 선진국들이 만들어 놓은 매뉴얼에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이는 실수와 실패 없이 물건을 생산해 냈기에 가능한 성장이었다. 그러다 보니 실수나 실패는 성장의 적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매뉴얼을 만들어야만'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위치가 됐다. 이로 인해 실패나 실수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역시 이전과 다른 형태로의 변화가 필요해졌다. 


실수를 성장의 한 과정으로 보는 교육관 
이에 대한 패러다임은 미국의 사례를 참고하면 좋다. 필자가 봤을 때, 미국인들은 '실수'나 '실패'를 성장의 한 과정으로 본다. 필자가 미국과 유럽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관찰하건대, 우리나라 학교 교육관과 미국, 유럽의 학교 교육관은 큰 차이점이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학교란, 아이들이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성장하는 장이다. 그러므로 실수나 실패를 누군가 반복적으로 지적하면 아이들이 성장하지 못한다고 여긴다. 이를테면 경주마를 키울 때 처음에는 커다란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실컷 뛰게 한다. 그렇게 경계 없이 빠르게 달리는 것을 연습한 경주마는 나중에 트랙을 도는 연습하면 훨씬 더 잘 뛰게 된다. 처음부터 트랙에서 연습시키지 않는 것이다. 학교도 이와 유사해서 아이들이 3학년이 될 때까지 스펠링에 대해 지적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생각을 어떻게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후 4학년이 되면 스펠링을 제대로 가르치는데 심지어 영어 철자 맞추기 대회인 '스펠링비Spelling Bee'라는 대회까지 개최해 정확하게 학습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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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aSSIST 글로벌코칭센터장 / ECS 대표
《최고의 팀을 만드는 심리적 안전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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