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기소개서로 시작된 채용의 변화
지난해 챗GPT가 불러온 HR의 변화는 상당히 많고, 상당히 다양하다.
AI 자기소개서로 시작된 채용의 변화
제호 : 2024년 06월호, 등록 : 2024-05-24 10:00:40
  • 기사 개별구매 : 2000원



지난해 챗GPT가 불러온 HR의 변화는 상당히 많고, 상당히 다양하다. 기업의 HR부서에서 전략을 세워 준비할 시간도 없이 이미 여러 사용자가 AI 기술을 사용해 자신의 업무와 일상을 증강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에서 지난 2023년 12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직원의 43%가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의 88%가 HR 프로그램에 어떤 형태로든 AI를 사용하고 있어, 인사 및 채용 전문가의 경우 그 수치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현상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이며, 많은 이들이 기술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불신 사이에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GPT 기술이 대중화된 지도 1년 정도가 지났고, 이제는 이 기술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다.

그중에서도 채용 분야는 GPT 기술이 가장 빨리 확산되기 시작해, 지금은 여러 툴Tool이나 솔루션 제공업체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해 JD(직무 소개서)를 만들고, 채용 브랜딩을 하는 영역은 채용 분야에서 수차례 회자되고 있다. 과거에는 채용담당자의 많은 수고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던 영역이지만, 지금은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쉽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구직자 관점에서도 AI는 유용한 툴이다. 표현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이력을 포장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AI가 만들어 내는 유창하고 화려한 표현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할은 기존에는 지인이나 동료, 선배들이 맡아왔지만, AI가 자소서를 첨삭해주는 서비스가 일반화됨에 따라 이제는 100% 지원자의 생각으로 자소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더욱 줄어들었을 것이다. 


AI가 불러온 불쾌한 골짜기
과거에도 이력서와 자소서 첨삭이 존재해 왔는데, 왜 AI가 작성해 준 자소서는 불편하게만 느껴지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량' 그리고 '무제한'으로 생성되는 기술에 대한 불편함이 클 것이다. 지원자가 AI 툴을 사용하면 자신의 입맛에 맞을 때까지 거의 무제한으로 수정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지원자들도 모두 AI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이제 자소서의 변별력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 모든 지원자가 화려하고 유창한 지원서를 제출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 자소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한 대응법으로 AI가 쓴 내용을 필터링하는 기술 도입을 고려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 방식은 완벽하지도 않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사실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자소서가 사람이 작성한 것인지, AI가 작성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별도의 노력이 들어가거나, 너무나 유창하고 전문성이 드러나는 표현을 볼 때마다 자소서의 내용이 혹시 AI를 통해 부풀려진 건 아닌지 의심하는 것 자체가 모두 과거에는 하지 않아도 됐던 불필요한 노력인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AI 자소서는 기존 노동시장에서 구직활동에 대한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다.

물론 AI 자소서는 완벽한 형태가 아니다. 꼼꼼히 들여다보면 일관되지 않은 표현이나 어조를 가지기도 하고, ATSApplicant Tracking System 시스템이 잘 인식할 수 있게 특정 키워드를 남용하기도 한다. 또, 인간 행동의 미묘한 소프트 스킬에 대한 표현은 아직 충분히 학습되지 않은 모습도 보인다. 예를 들어 경력과 연계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허구로 만들거나 생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를 알고 있음에도 신입 공채 같은 경우 채용담당자가 일일이 이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울러 기업 관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AI로 작성한 이력서를 믿고 구직자를 고용했음에도 실제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이는 기업에서 겪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전체 고용비용을 높이는 원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전 세계 경제지표를 보여주는 웹 사이트인 Trading Economic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고용 비용 지수(ECI)는 2023년 4분기 0.9%에서 2024년 1분기 1.2%로 증가했다. 이는 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다시 말해, 직원을 채용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은 약 $4,700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AI가 불러온 채용 변화에 대한 대안 탐색 
AI 자소서로 시작된 채용의 변화 압박은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되고 있다. 먼저, 많은 기업이 선택한 건 인터뷰와 평판 조회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면접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의 면접이 "간단하게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라는 말로 시작했다면, 지금은 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으로 시작한다. 단순한 이력의 히스토리를 묻는 것에서 도전과 창의성, 목표달성에 관련된 질문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이는 이력서나 자소서에서 글로 표현한 것을 면접 단계를 통해 실제 그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평판조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문 업체를 통해서 평판조회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지원자의 소셜 계정을 확인하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실제 역량과 네트워크 상황을 체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링크드인 계정을 연결해 이력서를 업로드한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셜 네트워크 툴에 자신의 전문성을 실시간으로 어필하기 때문이다. 

... 중략 ...

​김덕중 숙명여대 겸임교수
   
 
기사 전문은 구독권한이 있는 회원께만 제공됩니다. 먼저 로그인 하세요.
 
  • 리스트로 이동
  • 기사 개별구매 :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