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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는 '얼떨결'에 됐다. 아마 필자를 임명할 때 회사도 그리 탐탁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임 사장이 법에서 정한 등기이사 임기인 3년을 채우지 않고 1년 남짓 근무하다가 '휙' 하고 타사로 갔다. 후임자를 찾을 겨를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이사회에서 '당신이 당분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오고 간 이야기를 정확하게 듣지는 못했지만 전임자 잔여기간이 2년 남았으니 그 '땜방이다'라는 뉘앙스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법정 임기 3년을 채우고 올해 3월 주총에서 연임이 됐다.
1984년에 한독에 입사했으니 내년이면 40년 근속이다. 그중 35년이 HR업무였고 대표이사직은 4년째 하고 있다. 중간에 2년 동안 보험회사 인사부장을 맡았던 때 외에는 모든 시간을 한독과 함께한 것이다. 인생의 가장 좋은 시절을 같이한 친구가 한독인지라, 한독이 흥하면 나도 흥하고, 한독이 잘못되면 내 인생도 잘못되는 것 같았다. 내년이면 창립 70주년이 되는 한독은 재무적 지표나 비재무적 지표 모두 우량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우량인 것은 직원들이 출근하고픈 직장인 점이다. 고로 내 인생도 우량하다고 자부한다. HR 출신 중 대표이사가 된 케이스가 많지 않다 보니 그 '비결'이 뭐냐고 묻는 이가 많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 한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그 '비결'이 뭐냐고 묻는 이는 더 많다. 사실, 필자 역시도 몹시 궁금한 부분이라, 때론 난처하기도 하다. 아마 길게 일해서 대표이사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다들 '운칠기삼'이라고 하는데 필자의 경우는 '운구기일'이다. 그러나 몇 가지 전하고픈 이야기도 있다.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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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대 및 단국대 초빙교수,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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