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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Insight와 조직건강검진센터·HCM컨설팅&리서치(이하 'H2C')는 지난 9월호부터 H2C가 10년간 축적한 조직건강 진단 데이터를 통해 구성원의 태도와 행동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두 호에서는 조직만족은 제자리인데 회사에 대한 애착은 무너졌고, 열심히 일하던 구성원들이 조직에 남아 있으면서도 에너지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호부터는 시선을 구성원에서 구조적 환경으로 옮긴다. 첫 순서는 리더다.
![]() 지난 호에서는 복원해야 할 대상이 마음 자체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구조라고 봤다. 투입과 보상의 장부가 어긋났다고 느낀 구성원이 투입을 줄였다면, 이제 다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장부의 보상란을 실제로 채우는 것은 리더인가, 함께 일하는 동료인가, 아니면 제도인가. 첫 번째 분석 대상은 리더다. 상사는 구성원이 조직에 마음을 붙이거나 거두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실제 데이터에서도 리더십은 구성원의 조직 몰입과 밀접한 관계를 보일까. 이 가정을 데이터로 검증해봤다. H2C의 조직건강 진단(이하 'OHC')은 리더십을 긍정 6요인과 부정 7요인, 총 13개 차원으로 측정한다.1) 좋은 리더가 없는 것과 나쁜 리더가 존재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분석 질문은 '현재 한국 기업의 리더십은 어떤 상태인가' 그리고 '리더는 구성원이 조직에 마음을 쏟을 것인지 혹은 거둘 것인지를 선택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두 가지다. 뚜렷한 강점도 약점도 없는 리더십 현재 리더십 수준부터 살펴보자. 진정성, 결집·협력, 방향제시·성과관리, 공정성, 배려와 육성, 개방·변화주도 등 긍정 리더십 6요인의 긍정률은 41.2~44.9%에 몰려 있다. 종합 긍정률은 42.6%로, 리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구성원은 열 명 중 네 명을 조금 넘는다. 그중 가장 높은 긍정률을 기록한 공정성도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요인별 차이도 거의 없다. 두드러진 강점도, 심각한 약점도 없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뚜렷한 강점이 없다는 점이 한국 기업 리더십의 핵심 약점이다. 부정 리더십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파괴적인 행동을 자주 목격했다는 응답은 13.5%로, 노골적으로 조직을 흔드는 리더가 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빈도가 낮다고 영향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긍정 6요인과 부정7요인의 리더십이 구성원의 태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측정한 결과, 부정 요인들의 영향력은 38~59%였으며, 탈진의 경우 긍정 요인들의 수치를 넘어섰다. 열 명 중 한 명 남짓이 목격하는 행동이 리더십 영향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이다. 정반대의 두 부정요인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갈등을 조정하거나 협력을 이끌지 못하는 비협력·갈등방치(16.9%)와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독단·강압(16.3%)이 나란히 가장 높았다. 과도한 개입과 필요한 개입의 부재가 거의 같은 빈도로 나타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태가 사실상 10년간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구성원이 평가한 리더십과 진단 연도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었고, 반복 진단 기업만 따로 분석해도 결과는 같았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에 대한 애착의 긍정률은 66.1%에서 44.6%로 크게 떨어졌다. 구성원이 회사와 심리적 거리를 넓히는 동안에도 리더의 태도와 행동에 대한 평가는 제자리에 머물렀다. 이 대비의 의미는 분명하다. 애착 하락을 단순히 '리더가 나빠진 결과'로 볼 수는 없지만, 리더십의 책임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리더십 평가는 고정된 절대 기준이 아니라 구성원의 기대를 반영하는 상대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주 52시간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공정성 담론, 수평적 소통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며 좋은 리더의 기준도 빠르게 높아졌다. 기대가 높아지는 동안 리더십이 제자리에 머물렀다면, 실질적으로는 후퇴한 셈이다. 리더십의 영향은 만족을 통해 전달된다 리더십은 구성원의 태도와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까. 리더십을 측정하는 13개 차원이 조직만족, 직무열의, 이직의도, 조직 몰입(애착·헌신), 탈진이라는 다섯 지표의 개인별 차이를 얼마나 설명하는지 분석했다. 이 값은 지난 10년간의 하락을 설명하는 수치가 아니라, 현재 구성원 간 차이에 리더가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다. 리더십은 조직만족의 31.5%를 설명했다. 조직만족의 개인별 차이 가운데 3분의 1 가량을 리더십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회사에 대한 애착이나 탈진은 리더십만으로 설명되는 부분이 각각 14.6%, 12.9%에 그쳐 조직만족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직만족이 리더십과 다른 지표의 관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애착, 열의, 이직의도, 탈진에 대한 리더십의 영향 중 62~85%는 조직만족과 관련돼 있었다. 특히 회사에 대한 애착은 조직만족을 매개로 한 관계를 제외하면 리더십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즉 리더십은 구성원의 여러 태도와 관련되지만, 그 관계의 상당 부분은 조직만족과 맞닿아 있었다. 결론은 간단하다. 리더의 직접적인 역할은 구성원의 조직만족을 높이는 것이며, 열의와 애착, 조직에 남으려는 의지 또한 주로 조직만족을 거쳐 형성된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프레더릭 허즈버그Frederick Herzberg는 구성원들의 직무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을 불만을 줄이는 '위생요인'과 동기를 높이는 '동기요인'으로 구분했다. 위생요인은 불만을 줄일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의욕을 높이지는 못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현재 한국 기업의 리더십은 위생요인으로는 기능하지만, 동기요인으로서는 한계를 보인다. 구성원의 불만을 줄이는 데는 기여하지만, 열의를 끌어내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하는 것이다. 앞서 확인한 평준화된 리더십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심각하게 나쁘지 않아 불만은 줄이지만, 탁월하지 않아 열의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평범한 리더십은 구성원을 만족까지만 데려다주고, 그 이상으로 나아가게 하지 못한다. 첫 호에서 확인한 '조용한 침전형', 즉 지치지도 떠나지도 않지만 조직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지도 않는 사람들(28.0%)이 바로 그 종착점에 서 있다. ![]() 영향 지점이 다를 뿐, 리더십은 무력하지 않다 그렇다고 리더가 무력하다는 냉소로 흐를 필요는 없다. 데이터는 리더십이 구성원의 조직 경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구성원 간 이직의도 차이의 16.9%는 리더십 차이로 설명된다. 이는 조직만족(31.5%) 다음으로 큰 비중이다. 이직은 보상의 문제일 뿐 리더가 관여할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과는 다른 결과다. 다만 리더십의 영향은 결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회사에 대한 애착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배려와 육성이다.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하고 성과를 인정하며 실패를 격려하는 행동이 애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배려와 육성의 긍정률은 41.2%로, 긍정적 리더십 6개 요인 가운데 가장 낮다. 애착을 높이는 데 중요한 행동이 현장에서는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 셈이다. 탈진과 이직의도에는 리더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기분에 따라 지시하거나 결정을 번복하는 방향 부재·변덕은 구성원이 리더의 판단과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반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진정성은 구성원이 조직에 마음을 붙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특정 행동 하나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조직만족에 미치는 영향력을 비교하면 1위인 배려와 육성과 6위인 공정성의 차이는 2.7%p에 불과하다. 특정 행동 하나만 개선한다고 조직의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리더십의 효과를 높이려면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하고, 공정하게 대하며, 일관된 방향을 제시하는 등 여러 측면을 함께 살펴야 한다. 리더 혼자 심리적 계약을 되살릴 수는 없다 지난 두 호에서 확인한 것은 심리적 계약의 붕괴였다. 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라는 믿음이 사라지자, 구성원은 자리를 지키면서도 에너지를 거뒀다. 이번 분석의 결론은 분명하다. 리더 혼자 이 계약을 복원할 수는 없다. 리더는 구성원의 만족을 높이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만족이 곧 몰입을 뜻하지는 않는다. 불만이 없는 상태와 일에 마음을 쏟는 상태는 다르며, 한국 기업의 리더십은 아직 구성원을 만족시키는 데 머물러 있다. 이 결과는 리더십 개발의 목표를 재설정해야 함을 보여준다. 구성원 만족도만으로 리더십의 성과를 평가하면, 구성원이 실제로 일에 얼마나 몰입하는지는 놓치기 쉽다. 리더십 개발의 목표를 만족을 넘어 몰입으로 확장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우선 살펴봐야 할 것은 애착과 밀접한 배려와 육성, 그리고 탈진과 이직의도에 깊이 연관된 예측 가능성이다. 다만 어느 한 가지 행동만 개선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리더 교육의 방향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리더 교육은 바람직한 행동을 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데이터에 따르면 자주 나타나지 않는 부정적 행동도 리더십의 영향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좋은 행동을 늘리는 것만큼 부정적인 행동을 줄이는 일도 중요하다. 결정을 번복하거나 갈등을 방치하는 행동은 조직 전체의 평균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교육에 앞서 어떤 리더가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렇다면 리더십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애착의 공백은 무엇이 메울 수 있을까. 다음 후보는 상사 한 사람이 아니라 매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다. 다음 호에서는 시선을 상사에서 동료로 옮겨, 조직의 분위기가 구성원의 마음을 얼마나 지탱하는지, 그리고 그 분위기를 누가 만드는지 살펴본다. ※ 본 진단의 확장판이 궁금하신 독자 분들은 H2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 1) 리더십 13개 차원은 긍정 6요인(진정성, 결집·협력, 방향제시·성과관리, 공정성, 배려와 육성, 개방·변화주도)과 부정 7요인(이기적인 태도와 행동, 방향 부재·변덕, 비협력·갈등방치, 독단·강압, 성과관리 부실, 마키아벨리적 태도, 폐쇄·변화거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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