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일상이 만들어 가는 조직문화 : AX는 DX 이후에 오지 않는다下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가드레일Guardrail, 구조화 출력, 온톨로지Ontology,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같은 기술들은 이제 조직의 기록을 입력 단계에서부터 다시 해석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당신의 일상이 만들어 가는 조직문화 : AX는 DX 이후에 오지 않는다下
제호 : 2026년 9월호, 등록 : 2026-08-24 13: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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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가드레일Guardrail, 구조화 출력, 온톨로지Ontology,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같은 기술들은 이제 조직의 기록을 입력 단계에서부터 다시 해석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누락된 정보를 찾아내고, 모호한 문장을 수정하며, 직무·과업·역량·성과의 연결성을 검수하는 일까지 가능해졌다. 다만 이 모든 기술은 하나의 전제를 갖는다. 조직 안에 남겨진 기록이 실제 업무와 상황을 제대로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AI가 텍스트의 맥락까지 읽어낼 수 있다면 애초에 구성원에게 기록의 품질을 요구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보고서, 회의록, 일대일 미팅 기록, 평가 코멘트처럼 표준 형식을 갖추기 어려운 기록일지라도 대규모 언어모델은 자유롭게 서술된 내용을 읽고 의미를 추출할 수 있기에, 별도로 정리하지 않은 기록도 AI가 맥락을 파악하고 흩어진 정보를 찾아 연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만약 이 주장이 성립한다면 기록의 품질은 조직의 습관이 아니라 모델의 성능에 달린 문제가 되고, 조직문화가 개입할 지점도 사라진다.



AI가 읽을 수 있는 것은 기록이지, 진실이 아니다
이러한 반론은 형식 문제에 한해서는 타당하다. 형식이 제각각인 회의록에서 결정사항, 실행 과제, 담당자, 기한을 뽑아내 정해진 구조로 축적하는 일은 현재 기술로 충분히 실행 가능하며, 온톨로지가 구축되어 있다면 추출된 개체를 직무와 역량의 관계망에 연결하는 작업까지 자동화할 수 있다. 표준화의 부담이 입력 시점에서 처리 시점으로 옮겨간 것이고, 구성원의 기록 부담은 실제로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형식이 해결된 자리에는 세 가지 문제가 남는다. 첫째, 기록의 존재 자체다. 구두로 이루어진 의사결정, 메신저 등의 비공식 채널에서 오간 실질적 조율, 회의 후 복도에서 정리된 역할 변경은 애초에 AI가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과학철학자 마이클 폴라니Michael Polanyi가 "우리는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고 설명한 암묵지Tacit Knowledge는 전처리의 대상이 아니라 외재화Externalization의 대상이다. 경영학자 노나카 이쿠지로Ikujiro Nonaka와 다케우치 히로타카Hirotaka Takeuchi가 제시한 SECI 모델에서도 암묵지를 형식지로 전환하는 외재화는 대화와 성찰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던져 넣을 텍스트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던져 넣기만 하면 된다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둘째, 기록의 맥락 완전성이다. 조직 문서에서 흔히 발견되는 주어의 생략, 결정 근거의 누락, 책임 소재의 모호한 표현은 시간에 쫓겨 빠뜨린 것일 수도 있고, 서로 아는 맥락이라 굳이 쓰지 않은 것일 수도 있으며, 쓰는 것이 부담스러워 비워둔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완성된 문서만 놓고는 이 셋을 구분할 수 없다는 데 있으며, AI가 이 공백을 추론으로 메우는 순간 그것은 전처리가 아니라 환각Hallucination이 된다.

이 문제는 비정형 기록에서 더 커진다. 정형 데이터에서 구성원이 조절할 수 있는 것은 표현의 수위뿐이어서 항목을 비워두면 비었다는 사실이 남지만, 회의록과 평가 코멘트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는 무엇을 쓰지 않을지까지 선택할 수 있고, 쓰지 않은 것은 흔적이 남지 않는다. 조직의 기록 습관이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데이터가 비정형 기록인 이유다.

셋째, 의미 인프라의 유지보수다. 조직 용어는 계속 바뀌고, 신규 직무와 프로젝트성 역할은 기존 직무체계 바깥에서 나타나며, 한때 정확했던 관계망도 시간이 지나면 낡은 분류 체계가 된다. 결국 누가 조직 언어의 변화를 포착하고 오래된 정의를 폐기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데,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스튜어드십Data Stewardship1)과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2)의 문제이며, 해결되지 않으면 조직에 존재하는 지식이 AI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지식 획득의 병목Knowledge Acquisition Bottleneck'이 발생한다.


AX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기록하는 습관이다
정리하자면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기록에 대한 의무는 사라지지 않고 그 성격만 바뀐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작성하라는 '행정적 요구'는 기술이 상당 부분 흡수하겠지만, 맥락이 담긴 기록을 솔직하게 남기라는 '행동적 요구'는 그대로 남는다. 

... 중략 ...

​안영규 미디어젠 AI전략기획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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