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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기술 혁신,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인재와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노사협상은 단순한 임금 협의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프로세스로 자리잡고 있다.
.jpg) HR의 관점에서 본 노사협상의 주요 이슈 노사 간 이해관계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HR 관점에서는 이러한 이견의 원인과 주요 협상 이슈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 방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노사 간 이견은 임금이나 근로시간 같은 표면적 사안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배경에서 비롯된다. 근로자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과 복지 강화를 요구하는 반면, 기업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과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재무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한다. 이 간극을 좁히려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임금 인상 대신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안을 통해 노조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구성원 역량 강화라는 목표는 기업과 노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기에, 이를 중심으로 해결책을 설계하면 양측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둘째, 신뢰 부족과 정보 비대칭은 노사협상에서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이에 HR은 노조를 단순한 대립 세력이 아니라, 현장의 상황과 목소리를 가장 잘 아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현황을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 분기 노조와 오픈 포럼을 열어 중장기 경영 계획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수렴하면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셋째, 세대와 가치관의 변화도 노사협상의 의제를 넓히고 있다. 요즘 세대 구성원들은 급여 외에도 일과 삶의 균형, 다양성과 포용, ESG 경영 철학 등을 중시한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정신건강 지원, 기후 행동 참여 등 비금전적 이슈가 노사협상 테이블에 올라오며, 금전적 보상과 비금전적 가치 간의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해지고 있다. 넷째,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노사협상의 핵심 이슈는 임금과 성과급이다. 인플레이션과 인재 유출 경쟁 속에서 이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이제는 단순 인상률 협의를 넘어 성과 기반 인센티브 구조 재설계 등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근로시간과 근무 형태 역시 재택근무나 하이브리드 모델처럼 자율성과 책임을 결합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복리후생을 넘어 조직문화의 일환으로 인식된다. 고용 안정과 경력 개발도 필수 의제로 부상했다. AI와 자동화로 직무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재교육과 전환 지원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AI 도입으로 축소되는 직무에 대해 디지털 마케팅·데이터 분석 교육을 제공하고 새로운 커리어를 제시하면, 노사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감정노동이 심한 직군에서는 심리적 회복 지원과 정서 보상 제도가 중요한 요구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ESG 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직원들의 조직 몰입과 자긍심에 직결되면서, 협상의 중심 의제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해지는 노사협상 의제 속 HR의 역할 이처럼 협상 의제가 다양해짐에 따라 HR은 단순히 노사협상 중재자를 넘어 비즈니스 전략과 구성원의 기대를 연결하는 전략적 설계자로 그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협상 전 절대 양보 불가 항목과 조건부 양보 가능 항목, 상호 교환 가치를 명확히 정의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예컨대 임금 인상 여력이 제한적일 때는 경력개발 포인트나 건강 지원 프로그램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노조 미팅, 인사·성과 지표 공유, 조직진단 결과 공개 등을 통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일부 글로벌 기업은 HR 포털을 통해 경영 현황, 인건비 구성, 조직문화 진단 결과를 시각화해 공유하며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노사협상에서는 단순한 조건 교환을 넘어 상대방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회사 목표와 연계하는 가치 기반 교환 설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근무일 단축 요구에 유연근무제 도입과 성과지표 조정을 병행하는 방식이 좋은 사례이다. 아울러 협상 과정에서는 논리뿐만 아니라 감정도 개입되므로 HR은 정서 안정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말을 아끼거나 잠시 침묵함으로써 상대방이 감정을 가라앉히고 생각할 시간을 주는 '침묵 전략Silence Strategy', 대화나 갈등 상황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해석 방식을 바꾸는 '프레이밍 전환Framing Shift',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깊고 느린 호흡으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침착하게 상황에 대응하는 '호흡법Breathing Techniques' 등을 활용해 갈등의 과열을 막고, 노사가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협상 과정에서는 '우리는 왜 협상하는가'라는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감정적 대립에 휩쓸리지 않고, 추측이 아닌 데이터와 근거에 기반해 논의해야 한다. 양측이 균형 있게 양보하며 지속 가능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내부와 외부 모두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노사협상은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싸움이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상대방이 이겼다고 느끼게 하면서도 기업의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 투명한 소통, 가치 교환 설계, 감정 관리라는 네 가지 축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성공적인 노사협상은 단기 타협을 넘어 장기 파트너십 구축으로 이어지며, 불확실성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조직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 오경인 전무는 충북대학교 경영대학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MBA 및 동 대학원 조직행동 분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KPMG 세무본부팀에서 경력을 시작했으며, 미국 공인회계사 및 미국 선물 거래사 자격을 취득, 씨티은행과 씨티그룹에서 인사부, 준법감시부, 검사부 등에서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업무를 수행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로레알 코리아에서 보상, 평가, ER 디렉터를 역임했고, 유니레버 AHC에서는 HR 총괄로서 글로벌 기업 내 HR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시세이도 코리아에서 HR 전반을 총괄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인재 개발과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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