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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기업들은 일터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다. 온프레미스 혹은 클라우드 방식의 그룹웨어, 자동화를 위한 RPA 프로그램, 생성형 AI까지 그 활용 도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이제 챗GPT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다양한 디지털 도구가 도입되면서 업무 효율성이 증대된 부분도 있지만, 업무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들도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 도구의 범람으로 업무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들과 점검 사항을 몇 가지 살펴보자.
.jpg) 디지털 도구에 대한 구성원들의 저항 구성원들의 업무 성과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나, 디지털 도구가 언제나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툴을 도입하면 구성원들은 "익히기 어렵다" "사용하기 복잡하다" "업무 처리시간이 이전보다 오래 걸린다"와 같은 성토를 쏟아낸다. 이에 대해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선진 기업들도 다 사용하는 툴"이라거나 "큰 비용을 투자해서 도입한 툴이니 수용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로 구성원들을 설득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로는 낯선 도구 사용의 저항감을 줄일 수 없다.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는지 설명하는 정보 시스템 이론인 기술수용모델TAM Model에 따르면, 지각된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과 용이성Perceived Ease of Use이 기술에 대한 수용과 저항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따라서 디지털 도구 사용자인 직원들이 특정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어떻게 업무 성과가 향상되는지를 보여주고, 활용법을 소개하는 설명회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용 매뉴얼을 제공해 툴의 사용이 용이하다고 느끼게끔 해야 한다. 또한 주간이나 월 단위로 최다 활용 사용자 순위를 사내 게시판에 공유하며, 툴을 올바르게 활용하거나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에게 포상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디지털 도구에 대한 중간관리자들의 무관심 디지털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데, 발등에 떨어진 당면 과제 해결에 치중해 있는 중간관리자들은 새로운 도구를 익힐 만한 여유와 의지가 없다. 실제로 조직 현장에 가보면, 실무자보다 관리자들의 디지털 도구에 대한 저항감과 무관심이 더 큰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비근한 예로, 큰 비용을 들여 도입한 디지털 그룹웨어를 활용한다면 업무 지시나 결재 등이 간소화되어 원격으로도 처리 가능해짐에도 불구하고, 굳이 직원들을 호출해 구두로 업무를 지시하거나 대면으로 업무 보고를 받는 것을 선호하는 관리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도구는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디지털 도구의 도입 시 중간관리자 대상의 홍보와 교육을 일반 직원들보다 우선해야 한다. 여러 개의 디지털 도구 사용에 따른 생산성 손실 디지털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해 수많은 ICT, 플랫폼 기업들이 각자의 디지털 툴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복수의 디지털 도구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소위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 Switching' 현상이 발생한다. 컨텍스트 스위칭이란 직원들이 다수의 도구 사용 시 도구들을 번갈아가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때 업무 전환에 따른 인지적 부담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업무몰입 저해와 생산성 손실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스위칭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령 부서마다 사용하는 디지털 툴이 다를 경우, 협업 시 익숙한 툴과 낯선 툴을 번갈아 써야 하기 때문에 작업 효율이 떨어지고 생산성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여러 툴들이 뷔페식으로 도입되면서 툴 간의 통합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동일 업무를 이곳저곳에서 중복 수행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유사한 현상으로 '그룹웨어 유목민' 현상도 목격된다. 이는 조직 내에서 특정 디지털 도구를 꾸준히 사용하지 않고, 여러 이유로 인해 다양한 도구로 떠돌아다니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용자들이 특정 도구의 인터페이스나 사용성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 도구의 선택과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할 경우, 각 부서가 독자적으로 도구를 선택하는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유목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관리자들은 디지털 도구 도입 이후 직원들의 사용 데이터를 활용해 도구별 이용 시간, 자주 사용하는 기능, 사용하지 않는 기능, 이용자 간 협업 패턴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디지털 도구의 활용도를 평가하고 적절한 관리 조치를 적시에 취해야 한다. 디지털 도구가 창출할 수 있는 가치 간과 디지털 툴을 단순한 업무 지원 도구로 볼 것인가,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무기로 볼 것인가에 따라 이를 활용하는 태도와 행동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툴을 잘 활용한다면 구성원들로 하여금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목표를 명확하게 이해시킬 수 있다. 가령 구글의 성과관리 시스템으로 유명한 OKR을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툴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어떤 툴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과 목표가 달성되기도 하고 반대로 실패하기도 한다. 또한 도구 활용을 통해 구성원들의 참여와 협업의 기회를 유의미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이는 '함께 일하는 조직문화' 형성의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한편 디지털 도구가 활용되면 어떤 형태로든 데이터가 생성되기 마련인데, 이 데이터는 인재관리와 조직관리의 중요한 인사이트를 내포하고 있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무형의 지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 디지털 도구의 도입과 활용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이다. 그러나 디지털 도구를 도입한다고 자동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도구가 정말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인사 및 IT 관리자, 그리고 조직의 중간관리자들이 함께 관심을 가지고 도구 활용 방식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장영균 교수는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인사조직전략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는 조직문화, 리더십, 인사관리의 제반 이슈들을 현장주의를 표방한 직원경험EX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설계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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