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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Lewis Carrol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은 "제자리에 머무르려면 있는 힘껏 달려야 해. 어딘가에 가고 싶다면 그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하지"라고 말한다. 이는 죽어라 뛰어도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뒤처질 수 있는 세상, 즉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닮아 있다. 과거에는 더 빨리 뛰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늘렸다. 하지만 이제 일하는 시간을 늘릴 수 없고 오히려 더 줄여야만 하기에, 과거와 같은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다르게 뛰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과거와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 결정이 쉬울까?
오라클이 17개국 1만 4천여 명의 비즈니스 리더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의사결정 딜레마' 조사 결과를 보자. 응답자의 74%가 지난 3년 동안 매일 내리는 의사결정의 수가 10배 증가했다고 답했다. 59%는 매일 한 번 이상 의사결정 딜레마를 겪고, 85%는 의사결정으로 인해 후회나 죄책감과 같은 괴로움을 겪으며, 70%가 AI에게 의사결정을 맡기고 싶다고 응답했다. 빠른 변화는 복잡성을 높이고 과거의 경험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낸다. 결정해야 할 일은 계속 늘어나지만, 결정 자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빠른 변화는 결정이 미치는 영향력마저 갈수록 키우고 있다. 이제는 순간의 잘못된 선택 하나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과거와는 다른 결정을 통해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jpg) 실패를 부르는 대표적인 착각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이 오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이용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특히 평소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거나, 최근에 경험한 사례가 있다면 그곳에 무거운 닻을 내린다. 경험이 많고 전문성이 높을수록 닻의 무게는 더 무겁다. 한번 닻을 내리고 나면 다른 정보나 타인의 이야기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자기중심 편향'이다. 인간은 대체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고하는 습성을 가진 착각의 동물이다. 그렇다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패를 부르는 대표적인 착각은 무엇일까? 과도한 일반화의 착각 과도한 일반화의 착각은 자신의 생각에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은 오랜 기간 준비해 잘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고객도 당연히 지갑을 열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 역시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교육 과정이라면 고객들이 선택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번번이 실패를 경험한다. 때로는 오히려 오랜 기업 교육 경험이 발목을 잡기도 한다. 확증 편향으로 인한 착각 우리는 자신의 신념이나 기대를 뒷받침해 주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와 다른 정보는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바로, 확증 편향으로 인한 착각이다. 한마디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확증 편향으로 인한 착각의 예시로 병원의 사례를 들어보자. 병원에 간 환자가 "숨쉬기 힘들고 열도 나요. 코감기에 걸린 것 같아서 아스피린도 먹었는데 나아지질 않아요"라고 말하자 의사가 "바이러스성 폐렴입니다. 주사 맞고 약 드세요"라고 처방을 해줬다. 그런데 증상은 더 악화됐다. 아스피린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당시 바이러스성 폐렴이 유행이어서 의사는 그 또한 폐렴이라고 판단했고, 검사를 통해 해당 증상을 발견할 수 없었음에도 자신의 판단에 맞는 정보만을 받아들여 오진을 한 것이다. 자기 참조 편향으로 인한 착각 자기 참조 편향으로 인한 착각은 자신의 과거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된 세상에 맞지 않는 결정을 내리는 착각이다. 필자의 경험을 예시로 살펴보자. 2015년, '2020년 비전 재정립 프로젝트'가 유행처럼 번졌다. 그해에만 80여 건의 사명, 비전, 핵심가치와 같은 가치관 재정립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그리고 5년 뒤, 2020년이 되면서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젝트 수는 많지 않았지만, 수요는 존재했다. 그런데 필자는 과거의 방식 그대로 접근했다가 큰 실패를 겪었다. 이미 구성원들의 생각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회사보다 구성원의 목적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다. 통제의 착각 여러 번의 성공 경험을 한 리더일수록 빠지기 쉬운 또 다른 착각이 바로, 통제의 착각이다. 통제의 착각은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한 문제나 리스크가 발생해도 '나는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발생한다. 필자가 맡았던 한 신입사원 교육에서는 날씨와 상관없이 예정된 일정대로 경기도 양평의 유명 산 일대에서 무박 40km의 행군이 진행됐다. 폭우가 예보된 여름이었고, 역시나 세찬 비가 내렸다. 폭우 속에서도 300여 명이 넘는 사원들과 함께한 설악산 등반은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문제는 새벽이었다. 비는 더욱 세차게 내렸고, 일정을 계속 진행할지, 멈추어야 할지 격론이 벌어졌다. 지금 돌아보면 논란의 여지도 없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나, 당시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천만다행으로 행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지만, 다음 날 뉴스를 통해 양평의 폭우 상황을 보면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실패를 줄이는 의사결정 방법 조직의 리더라면 앞서 언급한 착각들로 인해 실패를 불러온 결정의 경험이 분명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필자처럼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소름 돋는 경험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실패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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