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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필자가 미팅 또는 강연, 실제 컨설팅을 진행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화두가 있다. 바로 '변화'에 관한 이야기다. 경영 환경의 변화 속도가 걷잡을 수 없어지자, 조직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해 혹은 오랜 시간 축적된 조직문화가 야기하는 이슈나, 당장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갈등과 부정적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변화를 기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jpg) 변화의 중심에 자리한 '조직문화'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조직에서 추진하는 모든 변화는 조직문화와 결부된다는 점이다.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전신인 왓슨 와이어트Watson Wyatt가 국제적 M&A 경험을 다수 보유한 190명의 CEO 및 CFO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M&A가 실패하는 대표적 이유는 '문화적 부조화Cultural Incompatibility' 때문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컨설팅펌 휴잇Hewitt Associates이 M&A 협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162개 조직의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M&A 시 가장 도전적이었던 과제'를 조사한 결과, 69%가 '조직문화 통합'을 제시했으며, 영국경영학회British Institute of Management, BIM에서는 M&A 실패 원인을 분석해 '문화통합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업적 통합이라는 거대한 변화 과정에서는 조직문화를 통합하는 변화에 대한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M&A가 아닌 자사의 신규 전략 추진 과정에서도 조직문화 변화는 필수적이다. 런던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가 명확성의 횡포Tyranny of the Tangible로 명명한 신규 전략 실패 사례들을 보면, 인터뷰에 참여한 경영진의 76%가 신규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내부 정서의 통합이 매우 중요함을 인지하고는 있었어도Knowing, 정작 물리적·가시적 변화에만 집중Doing해 결과적으로 실패를 초래했다. 또 다른 컨설팅펌 맥킨지Mckinsey & Company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기업의 약 70%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을 거둔 소수 기업들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실패한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해당 기술을 실제 일상 업무에서 적용하고 활용해야 할 '사람'에 대한 관리, 나아가 조직문화의 전반적 변화 노력을 소홀히 했음을 알 수 있다. 즉 조직문화 변화는 단순히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조직문화적 주제', 예를 들어 조직 전반의 정서나 분위기 저하 또는 특정 조직 간 갈등이나 가치 정립 이후의 가치 기반 변화 등에만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라, 조직이 시도하는 모든 변화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영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사팀에서 평가 방식을 변화시킬 때도, 전략팀에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때도, 마케팅팀에서 외부 고객과 시장에 조직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려 할 때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러한 변화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선 내부 조직문화의 변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조직문화 변화는 '지속적 흐름'이다 조직문화 변화는 장기적인 변화가 아니라, 지속적인 변화이다. 조직이 탄생하고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조직문화는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한다. 또한 조직의 경영자나 관리자가 특정 법칙을 모두가 따르게 하거나, 특정한 성공의 법칙이 전파되고 전수될 때도 마찬가지다. 조직 내에 '조직문화팀'이라는 공식적인 조직이나 역할, 업무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누구도 조직문화라는 이름으로 무엇인가를 하지 않더라도, 조직문화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조직문화 변화 접근은 그러한 지속적인 변화 흐름에 일종의 물꼬를 트는 작업이다. 조직 내 인위적인 변화들, M&A나 신규 전략 내지 도구의 도입, 업무 환경의 대대적 변화 등이 생길 때, 기존 조직문화의 변화 흐름이 새로운 변화 방향과 자연스럽게 얼라인Align되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방향에 맞춰 기존 조직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만일 사람들이 가진 통념과 같이 조직문화가 장기적인 접근이고, 조직문화 변화가 효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일이 필요하다면, 조직문화 변화 시도 자체가 매우 비효율적인 접근이 된다. 여기서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조직문화적 변화는 일상에서 즉각 체감할 수 있다. 이는 조직문화가 가진 특성 때문인데, 앞서 말한 것처럼 조직문화는 조직이 생겨나고, 구성원들이 일정한 법칙에 따라 일상과 업무에서 상호작용을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다시 말해 어떤 조직이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가정Assumptions들로 문화가 만들어졌다면, 그 가정에 기반한 일상과 업무 행동 역시 당연하다고 여기게 된다. 조직문화적 변화는 이처럼 당연하게 여겨 온 것에 인위적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들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과 업무상의 대화 패턴, 행동 패턴들을 바꾸고, 그 집단의 일원이 되기 위해 받아들인 가정들에 변화를 가하기 때문에, 모든 조직문화적 변화는 반드시 '체감'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어떤 구성원의 관점에서는 그러한 변화가 자신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작업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이 소속감을 느꼈던 집단에서 이탈하는 '발칙한' 시도로 느껴져 반발 또는 저항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조직문화 변화는 변화 대상 집단의 구성원들이 인위적인 변화 과정에서 느낄 이질감이나 부정적 반응을 고려해, 초기 단계부터 단기적 변화에 준할 만큼의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이후 새로운 대화나 행동 패턴에 따른 긍정적인 경험이 축적되고, 조직 내에서 회자되기 시작하면, 조직문화 변화의 궁극적인 목표인 '추구하는 새로운 긍정적 가정'들이 충분히 조직 안에 형성됐는지, 그리고 그 가정들에 기반해 새로운 대화와 행동패턴이 자생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더불어 이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계속해서 관리해 나가는 접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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