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조직문화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다. 늘 해왔던 것들이 쌓여 조직문화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기업은 조직문화를 어려워하고 그렇기에 기업을 도울 '전문가'가 필요하다. 조직문화를 탐구하고자 세계를 누볐던 김종남 대표는 컬쳐엔진을 창립해 후배를 양성하고 국내 조직문화의 부흥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남 대표를 만나 조직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구조조정과 파업 끝에 추구하게 된 커리어, '조직개발' 김종남 대표는 조직문화 컨설턴트가 되기 전 다니던 기업에서 M&A를 경험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두 차례 겪고 길거리에서 파업을 하는 동안 기업의 문화가 상처 입고 파괴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비즈니스와 사람 중 무엇이 우선일까?' '기업은 오로지 돈을 위해 직원을 고용하나?'와 같은 여러 의문과 고민이 머릿속에 맴돌았죠. 많은 고민 끝에 '조직'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그 답을 찾을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미국으로 떠나 조직문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50년간 조직문화 컨설팅을 해온 펜실베니아대학의 버지니아 밴더슬라이스 교수 등에게서 조직문화를 배우면서도,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것만으로는 완벽히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이론을 넘어서 실제 프랙티스Practice를 익히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실무적 접근을 배웠다. 그가 학업을 마친 건 글로벌 차원에서 인정받는 조직문화 모델들에 대한 사용 자격을 보유한 후였다. 조직문화 컨설턴트로 돌아온 그가 처음 진행한 컨설팅은 금융회사의 조직구조를 바꾸고 기업을 혁신하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이었다. 처음 맡은 컨설팅이 규모가 크고 어려워 막막하기도 했지만 이 경험으로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을 배웠다. "조직문화에 대해 통합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면 조직문화를 바꿀 수 없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전국에 퍼져있는 각 금융회사의 지점을 방문해 내부 직원들이 어떠한 부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하고 리더십, 전략, 조직구조 등을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려 애썼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직문화를 다루는 일은 참 어려우면서도 매력적이라는 걸 느꼈죠." 조직문화 변화관리를 위한 조언 많은 조직문화 담당자가 조직문화 변화에 대한 방안을 고민하곤 한다. 이와 관련해 조직문화 변화와 관리 시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을 묻자, 김종남 대표는 '진단'이라고 답했다. 주요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인 내부 직원과 고객이 무엇을 힘들어하고 개선하고 싶어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의 강한 목소리보다는 모든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공통적인 어려움을 찾아야 한다. 김 대표는 가장 쉽게 조직문화를 진단하는 방법은 '회의문화'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문화는 조직문화를 단적이면서도 전면적으로 보여주는 액티브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회의문화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 조직의 분위기, 기존 비즈니스의 관행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현상을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내부의 관점에서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색다른 눈으로 바라본다면 회의문화, 나아가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시너지를 낼 수 있죠." 그는 조직문화를 개혁하려는 기업들이 종종 운영하는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간혹 주니어 보드와 같이 주니어들만 함께하는 그룹을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주니어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인사담당자나 각 부문 임원이 참여하지 않으면 그들만의 목소리로 사장될 확률이 높다. 또, 주니어들의 경우 아직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제도 및 조직문화 개선을 이끌 때는 부문별로 체인지 에이전트를 발굴해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는 조직문화 변화관리를 통해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는 조직문화 담당자들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조직문화의 대가인 에드가 샤인Edgar Schein의 말처럼, 문화는 생각보다 폭넓고 심오하며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자연스럽게 믿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문화를 변화시킬 때는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양식을 바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직문화 변화관리는 스프린트처럼 단거리를 뛰는 일이 아니에요. 마치 42.195km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에 참가할 때처럼 차근차근 체력을 길러야 하는 작업입니다. 이른 시일 내에 정복하려 하지 말고 하나씩 이뤄간다면 더 훌륭한 문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의 청사진을 꿈꾸다 기업은 보통 조직문화에 대해 세 가지 전제를 갖는다. '조직문화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조직문화는 해도 답이 없다' '조직문화는 특별한 이벤트처럼 구체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가 그것이다. 그러나 조직문화는 그 반대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그래서 김종남 대표는 조직문화에 전문성을 더하기로 했다. "조직의 문화라는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이 적은 상태에서 조직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키고 관리해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2030년까지 조직문화 전문가 '1천 명'을 양성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그는 기업의 HR, 조직문화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직문화연구원'을 선발해 '조직문화전문자격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조직문화전문가데이'라는 자리를 마련해 조직문화 전문가 간의 사례를 서로 공유하며 실효성 있는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컬쳐엔진을 통해 조직문화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나아가 한국조직문화협회를 통해 조직문화에 특화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나아가고 있는 마라톤을 소개했다. 그는 국내 기업의 조직문화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는 국내 기업들이 조직문화 진단을 더 쉽고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펄스 서베이Pulse survey툴을 제공하고 전사를 넘어 각 조직이나 부문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서브컬쳐'를 조성하는 것도 적극 도울 계획이다. 또, 해외 현지 법인이나 지사가 설립되며 발생한 새로운 조직문화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것도 그에게 남겨진 과제다. "우리는 하루의 1/3, 깨어있는 시간의 1/2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그렇기에 직장의 문화인 조직문화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구성원의 일상, 나아가 구성원의 인생에도 유의미한 일입니다. 제가 공부한 조직문화로 타인의 인생에 기여할 수 있다면 제 인생도 더욱 가치 있어지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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