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HO 출신 ‘면접왕 이형’, 그의 다음 행보는?
서른여섯, 입사 12년 차에 그룹 CHO 발탁은 분명 꽤 갑작스런 감이 있었다.
대기업 CHO 출신 ‘면접왕 이형’, 그의 다음 행보는?
제호 : 2021년 06월호, 등록 : 2021-05-26 10:48:16



서른여섯, 입사 12년 차에 그룹 CHO 발탁은 분명 꽤 갑작스런 감이 있었다. 이랜드 패션사업부로 입사해 채용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건설법인의 SHO로 가 있던 그는, 조직 내외부적으로 HR의 혁신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공석이 된 그룹 CHO 자리를 덜컥 넘겨받았다. 

'승승장구'의 이면엔 종종 부담감이 숨어있다. 체육 전공자가 대기업 입사 후 '일못러' 시절을 거쳐 인정받는 사원으로 거듭난 것까지만 해도 드라마 스토리 같은 전개인데, 하물며 30대 중반에 C레벨까지 달 거라곤 상상한 적이 없었다. 직급은 차장인데 직책은 CHO가 되다 보니 협업과 업무지시의 과정에서 부담은 점점 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자꾸 소모하는 것 같았다.

능력의 한계도 느꼈다. 훨씬 연륜 있는 선배들이 그 자리에 있는 편이 회사에도 더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던 차에, 늘 품고 있던 창업에 대한 꿈을 위해 이제 머무르기보단 움직일 때란 생각이 점차 확고해졌다. 그렇게 2017년 말 이랜드 퇴사 후 2018년 1월, 이준희 대표는 '얼라이브커뮤니티' 법인을 정식으로 설립하며 지금의 '이 대표'가 됐다. 


CHO 출신이라 '면접왕 이형' 된 건 아냐 
현재 유튜브 '면접왕 이형' 채널로 가장 유명한 이 대표지만 처음부터 취업 관련 사업을 하려던 건 아니었다. '요즘 어려움이 많은 취준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어떻겠냐'는 후배의 제안을 계기로 일단 시작해본 시장조사에서, 불과 한두 달 전까지 채용담당자였던 그가 보기에 명백한 가짜 정보들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그 정보들이 수많은 취준생에게 진리인 것처럼 학습되고 있었다.

그제야 조금 알 듯했다. 재직 시절 만났던 면접자들이 왜 항상 똑같은 답변, 똑같은 말투, 똑같은 복장을 빼다 박았는지. 정확한 취업 정보를 얻지 못하는 취준생이 너무나 많았고, 그들은 그가 당장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늘 공익적인 역할을 하는 사업을 꿈꿔온 이 대표는 그렇게 본의 아니게 취업 시장에 등판하게 됐다.

유튜브 '면접왕 이형' 채널의 구독자는 2021년 5월 현재 약 28만 명이 넘는다. 구독자 약 5만 명에 가까운 '퇴사한 이형' 채널에서는 더 나은 커리어를 위해 발돋움하려는 직장인을 위한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이 두 영역은 현재 얼라이브커뮤니티의 주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얼라이브커뮤니티의 차별점? 눈앞의 취준보다 생활습관의 개선!
매일 여섯 시 기상 후 한 시간 운동, 오전 중 경제 기사 스크랩과 취업 지원서 넣기, 일주일에 한 권씩 독서. 이준희 대표가 취준생들에게 제시하는 과제다. 유튜브 '면접왕 이형' 채널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유료로 운영되는 얼라이브커뮤니티 트레이닝 세션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방향성 제시와 함께 반드시 과제를 수행하도록 만든다. 이 대표는 취업 준비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라이프 루틴의 형성이 취업 성공의 본질이라 믿고 있다. 지원자가 실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핵심인데 이를 모른 채 백날 자소서 작성 스킬과 면접 모범 답안만 익히는 것은 원리를 모르고 피상적인 것에만 집착하는 겉핥기에 불과하다고 그는 말한다.

얼라이브커뮤니티의 유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 중에는 첫 취업을 준비하는 신입 취준생이 60~70%, 자기계발 및 커리어하이를 목표로 하는 직장인이 30~40%에 이른다. 전부 합치면 매달 천 명 정도가 이 대표와 크루들이 이끄는 분야별 트레이닝 세션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계획 실천 정도와 취업 및 이직 성공률의 로우 데이터raw data는 통계화를 거쳐 유의미한 자료가 되고, 이 자료가 다시 참여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준다. 어떤 강점이 있는 사람이 어떤 직무에 주로 입사했는지, 기업별로 어떤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지 등의 경향성이 데이터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준희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취준생들이 입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단 기간으로 줄일 수 있게 도와주려 한다. 원하는 직무에 맞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 

식품업계 MD를 꿈꾸던 한 취준생에게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매일 들어오는 식품군을 조사하고 고객 인터뷰로 상품 특징을 더 자세히 분석해 모든 자료를 블로그에 게시하라는 가이드를 줬다. 이를 매일 충실하게 실행한 해당 취준생의 블로그는 그 자체로 포트폴리오가 됐고, 결국 본인이 원하던 회사에서 블로그를 보고 먼저 연락해 취업을 제안했다.

이직을 준비하고 자기계발을 하려는 직장인들에게는 "퇴근 후 진짜 일을 시작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주말도 반납한 채 완성한 과제를 받아볼 때마다 그들의 열정을 느낀다는 이 대표는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엔 전력을 쏟는 MZ세대 특성상 부스터만 달아줘도 폭발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대표가 그 부스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취업 관련 사업에 처음 발을 들일 때만 해도 그는 딱 2년만 투자하고 다른 사업으로 피보팅할 계획이었다. 사회적 요구가 워낙 큰 분야인지라 초기 예상보다 지연돼, 이제는 사업 중심의 전환도 조금씩 더 추진하려 한다. 건설사업과 창업 커뮤니티가 지금 한창 준비 단계에 있다. 


통일 후까지 바라보는 '이형 유니버스'
수억을 들여도 단칸방, 서울살이는 여러모로 쉽지 않다. 이 대표는 서울을 벗어나면 동일한 경제적 수준으로도 훨씬 나은 조건의 삶을 영위할 수 있기에, 서울 외곽으로 얼라이브커뮤니티를 이전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그리고 이 새 터전을 창업 커뮤니티의 시작점이자 기반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사실 퇴사할 때부터 염두에 둔 비즈니스가 바로 이 분야였는데 작년 코로나 발발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이 대표의 전망까지 더해지자 이 계획이 더욱 공고화됐다. 쉽게 종식되지 않을 코로나와 그 여파로 인한 탈도시화의 가속화. 그가 바라보는 미래다.

"확진자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할 뿐, 우린 앞으로도 코로나와 함께 살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이때 가장 위험한 곳은 도시겠죠. 경제적 가치는 몰라도 최소한 '생존'이란 측면에선 도시에 모여 사는 것만큼 위험한 게 없겠죠. 더구나 월급 받아선 집 한 채 장만하기에 턱도 없는 서울살이를 굳이 고집할 이유는 점점 없어질 거라 보거든요. 모든 사람이 동의하진 않겠지만 동의하는 소수에게라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싶어요."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창업 커뮤니티는 하나의 타운이라는 실체로 현실화될 것이다. 이 대표의 얼라이브커뮤니티를 1호 회사로, 그 후에 이주를 원하는 회사가 타운으로 입주할 때 건물은 전부 지어주려고 한다. 즉 이 대표가 구상한다는 건설 비즈니스는 창업 비즈니스와 밀접하게 결부돼 있다. '창업가들이 모여살 수 있는 빌리지의 건설', 이 대표가 현재 손에 쥔 청사진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 우리나라에 제2의 부흥기가 올 거라 믿고 그 시점은 통일로 봐요. 통일이 되면 적재적소에 인재가 필요할 텐데, 아직 요원한 일이라서일까요? 그 날을 대비하는 사람은 못 본 것 같아요. 제가 만들려는 타운의 원리는 북한에 옮겨놔도 그대로 적용될 거예요. 즉 하나의 작은 경제 구조를 만들어보려는 거죠. 그리고 결국 통일 이후의 리더십을 양성하는 게, 제 모든 커뮤니티의 연결점이에요." 
전혜진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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