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_회사는 당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합니까?
지난해 5월 미국에서 발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사망 사건은 백인 경찰의 과도한 무력진압에 의한 것이었다.
한국GM_회사는 당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합니까?
제호 : 2021년 08월호, 등록 : 2021-07-23 16:11:16



지난해 5월 미국에서 발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사망 사건은 백인 경찰의 과도한 무력진압에 의한 것이었다. 공권력에 의한 또 한 번의 명백한 인종 차별로 미국 전역에 퍼진 공분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의미의 'Black lives matter' 구호와 함께 이로 대변되는 각종 사회적 차별 문제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미국 GM 본사는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을 글로벌 GM의 핵심가치로 선정했고, 지난해 8월에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조직'을 신설했다. 한국GM과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이하 'GMTCK')는 이러한 글로벌 본사의 기조에 발맞춰 지난 4월, '다양성위원회Diversity Council'를 공식 출범했다.

설립부터 행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본사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특정 그룹 혹은 '소수자'를 대변하는 모임이 아니라 성별, 세대, 학벌, 종교 등 모든 종류의 다양성을 포용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조직은 글로벌 GM 내 최초이기 때문이다.



한국GM '다양성위원회', 무엇이 다른가?
글로벌 GM에는 LGBTQ 모임, 지역별 모임을 포함해 총 13개의 ERG(Employee Resource Group, 직원 리소스 그룹)가 있다. 다양성위원회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 독자적 조직으로, 다른 ERG들과의 차별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여성위원회'에서 '다양성위원회'로 
사실 다양성위원회는 전신인 '여성위원회'가 진화한 형태다. 출산·육아 이후의 커리어 중단 기로에 놓이거나 이 문제를 고민할 때 여성 리더 멘토링을 제공했으며, 리더십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제조업 특성상 소수인 여성들이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명칭은 '여성위원회'였지만 이후엔 남성 직원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름 자체에서 지정하는 성별의 제한으로 남성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모든 이의 개성 그 자체를 의미하는 '다양성'
여성위원회의 확장성을 고민하던 시기에 마침 글로벌 본사의 경영 기조에 '다양성과 포용성'이 추가된 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사실 한국사회 특성상 '다양성'은 미국에서만큼 뜨거운 논쟁거리일 수는 없다. 애초에 다양성 이슈에서는 인종 갈등이 가장 주된 사안 중 하나인데, '샐러드 볼Salad Bawl'이란 별칭이 있을 만큼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미국과 우리의 상황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현실에 맞는 '다양성'은 어떻게 정의돼야 할까? 미국 GM 본사와 달리 한국GM은 '다양성'을 정의하는 데서부터 다양성위원회를 출발시켜야 했다. 

우리 사회에도 각종 갈등이 존재한다. '젠더 갈등' '세대 갈등' '지역 갈등' '노사 갈등'에 이르기까지 이미 많은 '갈등'이 우리에게 익숙하다. 사내에서는 젠더 갈등과 세대 갈등, 그리고 연장선상에 있는 직급 간 갈등 같은 요소가 문제로 빚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내에 존재할 수 있는 집단화된 모든 특성, 더 나아가서는 그룹으로 묶인 집단 속에서 어쩌면 무시되어도 좋은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개개인의 특성, 그 모든 것이 어느 하나 '틀린' 것이 아님을 완전히 수용한다는 것이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개념임을 확립했다. 그리하여 기존의 '여성위원회'는 나이, 직급, 학벌, 성 정체성 등 모든 특성을 아우를 수 있는 '다양성위원회'로 진화했다.


다양성위원회 활동
다양성위원회 참여 인원은 현재 약 50명에 이른다. 애초에 특정한 성격을 가진 이들의 모임으로 규정하지 않았기에 원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멤버들은 주로 조직문화적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그 변화에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보고자 하는 주도적이고 진취적인 이들이다. 그런가 하면 소속 부서, 직급, 나이가 전부 다른 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자기계발의 동기부여와 활력을 느껴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
 
수평적 소통을 지향하지만 직함이나 호칭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취지 자체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조직인 바, 오히려 직함으로 상징되는 직급이 소통에 어떤 방해도 되지 않는 문화를 선도하며 증명하고 싶어서다. 

다양성위원회의 또 다른 특징은 정책이나 제도로 접근하기보다 처음엔 다소 추상적인 부분이 있을지라도 '포용성'이라는 가치를 대원칙 삼아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위원회가 첫 출범 후 지난 3개월간 개최한 몇 차례의 대표 행사를 보면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는 '포용성'이란 지향점을 조금 더 체감할 수 있다. 

DE&I 영상 제작 
젠더 갈등은 근 몇 년간 중차대한 사회적 차원의 문제로 떠올랐으며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만한 이슈다. 한국GM 다양성위원회는 사내에서도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해본 적 있을 만한 이 문제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멤버들은 사내 여러 직원들과 만나 젠더 갈등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 경험 등을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젠더 갈등과 더불어 일상적이고 사소하게 일어나는 모든 '차별'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먼지 차별'이란 제목의 영상을 제작했다. 이미 조직 내 다양한 팀에서 DE&I 교육의 자료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반응은 좋았다. 구체적인 사례와 이에 대한 논의를 영상으로 시청함으로써 구성원들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다양성위원회는 이밖에도 사내 세대 및 계층 갈등을 포함한 여러 주제로 영상 제작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Thank You 이벤트 
5월 중순부터 약 두 달에 걸쳐 진행된 'Thank You 이벤트'는 타 부서 직원에게 감사한 마음을 편지로 적어 다양성위원회에 보내면, 검토를 거쳐 사연을 선발하고 보낸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찾아가 편지와 선물을 전달하는 이벤트였다. 총 12개의 사연을 선정했고, 개인이 받은 편지여도 팀 전체에 선물을 주며 함께 축하받을 수 있게 했다.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 생각지 못한 감사 인사와 모두의 축하로 돌아오는 경험과, 또 이를 격려하며 모두가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감사의 문화를 확산시키려고 했다. 이벤트의 만족도가 높아 향후 여러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전해오기도 했으며, 다양성위원회가 주관하는 행사는 연례행사화할 계획이다.

GM퀴즈온더블록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진부하지만 근본적인 길은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란 믿음으로 다양성위원회는 인기 토크쇼 '유퀴즈온더블록'을 벤치마킹한 행사를 비대면 개최했다. 전사에 효과적으로 다양성위원회 출범을 알릴 수 있으면서도 추구하는 지향점인 구성원 간 소통과 이해를 촉진할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였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를 통해 생중계한 'GM퀴즈온더블록'은 토크쇼와 동일 포맷으로 MC 두 명이 게스트 '자기님'들을 인터뷰했다. 다양성위원회 멤버들 중 MC를 선발하고 '자기님'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끼 있는 사원들을 미리 추천받아 섭외했다. 세대와 직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최종 선발한 인원은 CEO, MZ세대 신입사원, 워킹맘, 워킹대디, 조직장, 다양성위원회 의장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성원들이었다. 

'가장 하고 싶은 말'과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전 게스트에게 던진 공통 질문으로, '하고 싶은 말'을 통해서는 전사 구성원의 원팀 의식을 북돋우고 '듣고 싶은 말'을 통해서는 같은 조직에 속해있으면서도 거리감이 있고 이해가 부족했던 이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했다.


다양성위원회, 빠르고 성공적인 정착의 비결은?
여러 이벤트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로드맵 상의 목표를 차근차근 실현해가는 다양성위원회가 이렇게 빠르게 조직 내에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조직 차원의 지원
다양성위원회는 자발적으로 모인 참여자들의 조직이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조직이 리더십의 지지 없이 탄생하고 존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양성위원회의 모든 활동은 한국GM 리더십 전체의 강력한 지지를 기반으로 가능했으며 심지어 글로벌 GM 본사에서도 활동을 격려하고 있다. 

사실 다양성위원회 활동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이 활동에 기꺼이 내놓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GM은 활동에 수반될 성과나 성취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개인에게 돌아가는 이점이 있도록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믿고 직속 상사가 다양성위원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 활동이 개인의 능력 신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멘토링, 리더십과의 만남, 외부 네트워크의 기회 등을 조직 차원에서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려는 것이다. 한국GM은 현재 여성공학자협회(Society of Women Engineers, SWE),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인천시 등과 지속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직원 의견 청취 과정 및 ERG 지원 
다양성위원회 출범 이후의 모든 활동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둔 것은 조직 내 구성원들의 실제 목소리를 듣는 일이었다. 어떤 부분에 변화가 필요한지 알기 위해 우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다수 인원을 모아놓고 "다양성에 대해 얘기해보자" 하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면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답변 역시 "지금도 포용적이다, 많이 좋아졌다"는 식의 형식적이고 무가치한 말일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고자 다양성위원회에서는 소그룹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져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경험이나 의견이 진솔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했다. 한 다양성위원회 멤버는 "소통하다 보니 같은 생각을 하는 동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여럿이 모이면 추진력이 생긴다는 것 역시 다양성위원회 활동으로 체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양성위원회처럼 전사적 차원의 규모 있는 조직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내 ERG 활동을 기업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다양성위원회 멤버들은 입을 모아 조언했다. 사원들 스스로가 주축이 되는 활동은 "회사라는 조직에서도 업무 외적인 경험을 쌓으며 성장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한 다양성위원회 멤버는 전했다. 
전혜진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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