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회의문화 변화에 실패한 이유
회의문화는 과거부터 조직의 골칫거리였다.
우리가 회의문화 변화에 실패한 이유
제호 : 2022년 07월호, 등록 : 2022-06-27 13: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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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문화는 과거부터 조직의 골칫거리였다. 회의문화와 관련된 수많은 조사 통계들을 살펴보면 항상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다. 회의를 시간 낭비라고 인식하는 직원들, 회의를 업무 저해 요소로 꼽는 직원들이 과반수를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의 회의는 쓸모를 잃어버린 것이다. 

2017년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장기업이 평균적으로 회의 때문에 낭비하는 시간이 매년 약 44만 시간이다. 기업의 인적자원이 매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경영진이 있을까? 수많은 기업이 과거부터 회의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의 회의문화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는 집단지성을 발현하기 위한 주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회의의 쓸모를 되찾아야 한다. 회의문화 개선을 위한 과거의 노력은 왜 실패했을까? 앞으로 어떤 새로운 노력이 필요할까? 요즘 직장인을 위한 '회의 다운 회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실패 이유 1  관습이 되어버린 '회의'에 '회의감'을 느끼지 않는다 
 회의문화를 바꾸지 못하는 기업은 대부분 정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수단이 회의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회의가 리더의 편의를 위해 진행된다. 리더가 궁금한 모든 것을 관련 구성원을 모아 한 번에 물어본다. 이런 회의에서는 '논의'보다는 돌아가며 발표하고 보고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리고 리더의 연설이 이어진다. 이런 형태의 정보 공유를 위한 정기 회의체를 많은 조직들이 가지고 있다. 주간회의가 대표적이다. 정기 회의체는 '회의'이기 보다 '습관'이나 '관습'에 가깝다. 이런 공유형 회의는 잘 정리된 메모 이상의 가치를 갖는 경우가 별로 없다. 하지만 많은 조직이 정기 회의체를 건드릴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으로 보기도 한다. 오래 지속된 만큼 변화에 대한 저항도 큰 것이다. 

 필요 노력 1  정기 회의체의 주기를 늘리거나 폐지하는 실험이 필요하다 
모여서 공유하는 것만이 공유가 아니라는 인식을 조직에 심어줘야 한다. 필요할 때만 모여서 공유하면 된다. 정기 회의체가 없어도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일대일 보고라도 하게 되어 있고 회의를 개최해서라도 도움을 요청하게 되어 있다. 정기 회의체의 주기가 1주일 간격이라면 2주 간격으로 바꿔보는 실험이 필요하다. 2주 간격은 월 단위로 바꿔보는 것도 괜찮다. 

정기 회의체의 주기를 늘리는 대신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면 된다. 무엇보다 투명한 정보 공유를 위한 시스템과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많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 정보의 투명한 공유에 힘쓰는 이유이다. 투명한 정보 공유가 가능한 시스템과 환경의 구축 없이 회의만 바꾸려고 하면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무엇보다 정보 공유를 위한 정기 회의체는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글로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아마존은 PPT를 폐지하고 완전한 문장으로 구성된 글 형식의 자료를 작성하게 한다. 이런 회의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글쓰기 역량을 채용 단계에서 검증하기 시작했다. 즉 올바른 회의문화가 정착되려면 다음과 같은 이메일이 많아지면 된다. 

"만약 제가 보낸 이메일을 읽는다면, 저는 정보 교환을 위한 회의를 기꺼이 취소하겠습니다."

불필요한 회의가 사라질 때 필요한 회의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정기 회의체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회의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소리 없이 읽는 침묵의 정독으로 회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다수를 대상으로 누군가가 자료를 설명하기보다, 모두가 동시에 공유해야 하는 자료 및 정보를 소리 없이 눈으로 읽는 것이다. 입보다는 눈이 빠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실패 이유 2  '회의'를 '회의'라 부르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 
많은 조직이 회의문화를 바꾸기 위해 회의 프로세스를 바꾸거나, 회의에서 지켜야 할 그라운드룰 혹은 회의 원칙을 수립하고 전사적으로 배포한다. 효과는 당연히 없다. 회의를 성공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회의가 '회의'로 불려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이미 '회의'는 많은 직원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단어이며, 좋지 않은 경험을 선사해 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의할까요?'라는 질문을 받는 순간,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다. 이미 '회의'라는 단어는 너무 많이 오염됐다. 오염이 심하면 재활용이 아니라 폐기해야 한다. 

 필요 노력 2  우리 회사만의 독특한 회의를 하나만이라도 브랜드로 정착시켜야 한다 
회의라는 단어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하다. 기업에 올바른 회의 '브랜드' 하나만 정착되어도 진짜 회의에 가까운 회의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구글의 '포스트모템', 픽사의 '브레인트러스트', 혼다의 '와이가야' 등 독특한 회의 이름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구글 직원들은 "포스트모템 합시다"라는 말을 들으면 들어오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논의하게 될지 명확히 인지한다. 포스트모템은 잘된 것은 무엇이고, 잘못한 것은 무엇이고, 운이 좋았던 것은 무엇이며, 다음에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지 논의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사람들 머릿속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회의 같지 않은 모든 것에 회의라는 이름을 부여한 순간, 사람들은 무엇이 진짜 회의인지 헷갈려 한다. 

만약 우리 회사에 '아이디어 도출'에 집중해야 하는 회의를 부르는 독특한 명칭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갈등 조율'에 집중해야 하는 회의, '의사 결정'에 집중해야 하는 회의 등을 부르는 독특한 명칭 말이다. 평상시와는 다른 방법으로 진행되는 회의, 다른 태도로 참여해야 하는 회의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회사만의 회의 브랜드가 독특한 명칭으로 자리잡으면 그것만큼 영향력이 큰 것은 없다. 

... 중략 ...

​홍국주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 《회의 다운 회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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