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민심 잡기, 직접 나선 CEO
2021년은 'MZ세대'란 용어가 대중화된 시기였으며 HR에서도 단연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였다.
MZ 민심 잡기, 직접 나선 CEO
제호 : 2022년 01월호, 등록 : 2021-12-24 18:27:14




2021년은 'MZ세대'란 용어가 대중화된 시기였으며 HR에서도 단연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였다. 연초 성과급 기준을 공개하라는 대기업 MZ세대 사원이 몰고 온 반향으로 MZ 사무직 노조 출현에 이어 MZ 중심 문화를 형성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소통의 중요성을 점점 더 인식하는 듯 CEO가 직접 소통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는데, 이는 구성원의 소속감 강화와 동기부여라는 메리트를 빠르고 확실하게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 CEO와의 좁혀진 심리적 거리감과 더불어, 자신이 전달한 요청이 즉각 경영에 반영되는 경험은 강한 주도성을 가진 MZ세대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정보통신은 90년대 후반부터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IT서비스 구축·컨설팅·연구개발 등을 이어오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조직 규모 확대로 구성원이 늘고 특히 MZ세대 구성원 비중이 늘어나자 노준형 대표이사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2021년 1월 '어서오CEO'를 론칭했다.

오직 '소통'을 위한 채널 
'어서오CEO'는 구성원들이 CEO와 직접 소통하는 간담회를 통칭해 이르는 말이다. 환영의 뉘앙스를 내포한 이 이름은 CEO가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소통하겠다는 의미다. 여타 간담회와의 차이점은 이 채널이 사업 관련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소통만을 위해 개설됐다는 점이다.

그간 마련된 대화 자리에서 노 대표는 직원들의 의견을 노트에 받아 적으며 의견 수렴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 CEO와 직접 소통은 그간 모든 구성원이 자주 가질 수 있었던 기회는 아닌 만큼, 이 프로그램은 CEO와 소통할 기회가 잦은 일부 직급·직무보다 현장직 중심으로 꾸려가고 있다. 



주니어보드·신입사원·직무전문가 여러분, 
모두 어서오CEO!

'워너비Wannabe'는 2018년 결성된 조직문화 협의체로, HR을 제외한 부서에서 차출된 구성원 40명이 개선점을 논의한다. 직원 고충상담채널 개설, 휴게공간 확대, 자율복장근무제 등 실질적 변화들이 워너비 주도로 도입됐다.

하지만 40명이 매번 CEO와 직접 소통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의견 개진이 자유롭고 아이디어가 유연한 Z세대 5명을 워너비 내에서 선발해 2021년 5월 주니어보드를 신설했다. 주니어보드 출범 후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이미 ▲월 1회 금요일 5시에 조기 퇴근하는 '올리브 프라이데이5LL Leave Friday' 도입 ▲7~8월 한정이던 하기휴가 시기 자율화 ▲건강검진 공가 반일에서 전일로 확대 등 주요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신입사원 입문 교육에서도 CEO는 사원들과 줌으로 만나 대화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신입사원이 꿈꾸는 회사'와 'CEO가 바라는 회사'로 주제를 나눠, 주제당 3개의 하위 질문과 응답 선택지를 줬고 서베이 툴 카훗Kahoot을 활용해 선택지를 고르게 했다. 예를 들면 '신입사원인 나,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①자아실현 ②커리어 ③워라밸 ④돈의 4지선다로 응답하게 했고, 서베이 결과 토론 시간에는 선택지 외 다양한 의견도 제기됐다. 

CEO와 IT 직무전문가들과의 면담 후에는 교육제도가 일부 개선됐다. IT현장에 필요한 역량과 자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은 노 대표는 취득을 지원하는 자격증 종류를 즉시 확대하도록 했다. 핵심직무에 대해선 자체 심화 교육도 신설해 이미 시행 중이다.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은 2017년 취임 직후부터 줄곧 탈관료주의를 주창해왔다. 특히 2021년부터는 조직문화 대전환 프로젝트 '리부트 신한'을 통해 혁신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최근 거스를 수 없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흐름 속에 금융업 전반이 디지털화되는 외부 거시적인 이슈와도 맥을 같이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이자 향후 성장 동력인 MZ 사원들의 주도성과 창의성을 한껏 보장할 때 비로소 MZ세대 외부 고객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니폼 폐지, 셀프 휴가 결재···MZ 요구 따른 '엉클 조'
2021년 7월 출범한 '후렌드Who-reind 위원회'는 20~30대 구성원 10명이 모인 자치조직으로, 조직문화 개선의 미션을 부여받았다. '후렌드'는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유연한 MZ세대 특성과  '친구'로 상징되는 수평적 조직문화 지향을 시사한다. 

출범 한 달 후 열린 첫 회의에서부터 후렌드 위원회는 직위체계 개편과 호칭·복장 자율화라는 파격적인 안건을 논의했고 이는 바로 제도로 도입됐다. 기존에 사원, 대리 및 장급으로 세분됐던 직급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팀장'과 '팀원'으로 간소화됐으며,

직급체계 개편에 따라 직함이 사라지면서 호칭도 개인이 정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조용병 회장이 정한 셀프 닉네임은 '엉클 조'다. 첫 시행 후 5개월 차를 맞는 지금까지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적응과정을 거치며 점차 더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복장 자율화는 이미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본래 매주 금요일에만 유니폼 대신 사복 착용이 허용됐으나, 지금은 TPO에 맞는 옷이라면 복장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휴가에도 번거로운 결재 절차를 없앴다. 팀원 간에만 일정을 공유하면 자체 결재 후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집중 육성 대상 여성인재들과도 직접 소통  
조 회장은 2017년 취임 초부터 여성 인재 양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전환 추세에 금융업계 전반에서 트렌드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고 디지털 마케팅에도 강점이 있는 여성들을 등용하려 하고 있다. 조 회장의 여성 인재육성책 '신한 쉬어로즈SHeroes'는 지주사·계열사의 본부장·부서장급 여성리더를 대상으로 2018년 시작됐으며, 매년 선발해 기수제로 운영한다. 지금까지 총 4기 187명이 활동했다. 

특히 4기부터는 CEO와의 멘토링 과정이 추가 신설돼 쉬어로즈 멤버들은 매주 한 차례 줌Zoom을 통해 CEO와 거침없이 토론하며 집단지성을 공유해왔다. '신한 쉬어로즈 컨퍼런스'는 연말 쉬어로즈의 한 해 활동을 발표하고 회고하는 자리다. 지난 12월에 열린 컨퍼런스에는 조 회장이 캐주얼 복장을 입고 등장해 탈권위적 조직문화를 확산하려는 리더의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모회사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할해 출범했다. 전기차부터 초소형 기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종류의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의 수요도 높은 분야로 총 2만4천여명의 임직원 중엔 해외지사 직원이 더 많다.

지난해 MZ 끌어안기 행보를 보여온 LG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LG에너지솔루션은 임직원 중 80% 이상이 MZ세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한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다른 주요 계열사들과 발맞춘 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해온 데 이어 특히 '소통'을 경영철학으로 중시하는 CEO 권영수 부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취임한 이후로는 자체 소통 채널을 더 개발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발돋움 중이다. 

주니어보드 '섀도커미티'
LG에너지솔루션은 '섀도커미티Shadow Committee'란 이름의 주니어보드를 도입했다. 본래 '섀도커미티'는 한때 침체기를 맞은 럭셔리 브랜드 구찌의 재부흥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20~30대 직원 모임으로, 일종의 막후조직으로 운영됐던 배경 탓에 '그림자 위원회'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MZ세대의 참신한 감각이 사업 혁신과 성장을 끌어오길 기대하며 섀도커미티란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총 8명의 멤버 중엔 20대 신입사원들도 있으며, 경영회의에 직접 참석해 의견을 개진한다. 

온라인 소통 채널 '엔톡'
2021년 11월에는 CEO와 구성원 간 직통 채널 엔톡EnTalk을 전격 오픈했다. 엔톡은 이름부터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지었으며 CEO에게 궁금한 점, 건의사항, 사업 아이디어 등 모든 종류의 의견을 등록할 수 있는 온라인 홈페이지다.

이 채널은 무엇보다 구성원의 질문이나 의견 제기에 CEO가 직접 답변한다는 점에서 더 직접적인 소통 창구가 될 전망이다. 홈페이지에 의견을 업로드하는 방식인 만큼 더 많은 구성원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고 말이 아닌 글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도 있다. 세계 각지에 분포한 해외 지사 소속 구성원들의 의견도 쉽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며 이를 위해 한국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폴란드어가 지원된다. 

권영수 부회장은 모든 의견에 일일이 직접 답변하고 있다. CEO 차원에서 즉각 답변 가능한 사안은 7일 이내, 제도 개선 등에 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한 경우 유관 부서와 논의 후 한 달 이내에 최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동반한 답변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혜진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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