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팩트 체크 ⑥ 기업의 ESG 경영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나?
ESG 평가기관이 난립하고 있다.
ESG 경영 팩트 체크 ⑥ 기업의 ESG 경영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나?
제호 : 2022년 01월호, 등록 : 2021-12-24 19: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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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평가기관이 난립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개국에 걸쳐 360개 정도의 ESG 평가기관과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많은 평가기관들이 내놓은 지표들이 전부 다르다는 점이다. 설사 지표가 같더라도 비중을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에 결과는 제각각이다. 기업은 어느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

더 애매한 부분은 대부분의 평가기관이 평가지표나 평가비중, 평가과정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회사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평가결과를 달라고 하면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해야 한다. 평가기관이 ESG 평가를 통해 장사를 하고 있는 꼴이다. 더욱더 기업의 ESG담당자들을 혼란케 하는 것은 ESG 컨설팅기업이다. 컨설팅을 해 주겠다고 나서는 회사가 너무 많아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다.


객관적이지 않은 ESG 평가기관에 혼란을 겪는 기업
진짜 심각한 것은 동일한 기업에 대한 평가임에도 그 결과가 평가기관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결과 간에 상관관계[Correlation]가 낮거나 없다. 국내 평가기관과 글로벌 평가기관 모두 마찬가지 실정이다.

국내에서 착한 기업으로 언급되며 '갓뚜기'라는 별명까지 얻은 오뚜기는 2019년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로부터 C등급을 받았다. MSCI의 등급은 7단계(AAA, AA, A, BBB, BB, B, CCC)이고 그 중 가장 낮은 단계가 C등급이다. 그러나 한국기업지배구조원(7단계, S, A+, A, B+, B, C, D)은 B+로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선 C를 받았지만, 톰슨로이터에선 A~B+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MIT 연구 결과 ESG 평가기관들의 동일 기업에 대한 점수 일치도는 61%밖에 되지 않는다. 기존 신용평가 시장에서는 일치도가 99%인 점을 고려하면 괴리가 크다. 국내 ESG 평가도 평가대상인 기업들뿐만 아니라, ESG 평가기관들에서도 평가체계 표준화가 필요하다.

안드레스 기랄 연세대 경영대학 부학장은 지난 2020년 11월 한경아카데미 주관으로 열린 'ESG의 국제적 흐름과 한국 기업의 과제' 세미나에서 "MSCI와 톰슨로이터의 ESG 평가 상관계수는 0.3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평가기관의 점수가 '최소한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0.5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기랄 총장은 "국내보다 ESG에서 앞선 해외에서도 현재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한 체계 표준화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속성장을 위해 ESG 어깨 위에 올라타야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성장Sustainable Growth'이다. 지속성장하려면 시장Market과 이해관계자Stakeholders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채야 한다. 시장은 이미 글로벌과 로컬을 구별하기 힘든 하나의 시장이 됐고 각종 정보는 누구 하나가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전 세계인이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비자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고,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들과 수많은 NGO 등이 원자재를 만들어내고, 소비자 손에 제품을 쥐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원자재의 질Quality은 물론 인권침해와 착취가 없었는지 유리알 같이 살펴볼 수 있다.

한마디로 기업의 문제출제자가 '주주'에서 '이해관계자'로 바뀌었다. 이처럼 시험문제의 출제자가 바뀌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주체가 많아지면서 문제의 패턴도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출제자가 많아지면서 문제 자체가 꼬여서 그렇잖아도 복잡한데, ESG 평가기관의 각기 다른 기준이나 정부 부서의 가이드 부재로 인해 더욱 고난이도의 문제가 됐다. 문제는 그럼에도 이 고난이도의 문제를 성심성의껏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사회, 기업은 평판을 먹고 산다
끝없이 진화하는 정보통신기술 덕분에 현재는 촘촘하게 엮어져 있는 네트워크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네트워크 사회에서의 기업은 평판Reputation을 먹고 사는 유기체이다. 과거에는 특정 대주주들이 밀실에서 주물럭거리면 회사가 운영됐지만 지금은 절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어느 기업이라도 그 사실을 들키는 순간 무너져 내릴 것이다. 

카톡 대화방을 통해 정보인지 쓰레기인지 모를 소식들이 퍼지는 속도를 보면 소름 끼칠 정도로 빨라 깜짝 놀라곤 한다. 사람들이 하루종일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몇몇 인류학자들은 요즘 인류를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로 부르고 있다.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가 3배 빠르게 전파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누군가가 한 기업이 나쁜 원자재를 쓰고 있다고 소문을 흘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구설수에 오른 순간 매출이 직격탄을 맞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이 감당하기Risk management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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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기 한독 대표이사
전) 서울대 및 단국대 초빙교수,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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