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를 대하는 자세, 퇴사경험 관리로의 변화
"지금 퇴사하는 건 도움이 안 될 거야. 이곳에서 더 성과를 내고, 경험을 쌓아서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지금은 나가면 후회할 걸?"  "퇴사하는 직원들이 많이 성장하더라. 자네도 처음 퇴사인데, 많이 성장해서 다시 돌아와. 언제든지 연락하고."  "종화님의 퇴사를 축하드려요. 하고 싶은 일 마음대로 하시고 더 크게 성장하시길 바랄게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경험하며 겪은 2번의 퇴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들었던 리더와 동료의 인사였다.
퇴사자를 대하는 자세, 퇴사경험 관리로의 변화
제호 : 2021년 12월호, 등록 : 2021-12-02 17:43:30




"지금 퇴사하는 건 도움이 안 될 거야. 이곳에서 더 성과를 내고, 경험을 쌓아서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지금은 나가면 후회할 걸?" 

"퇴사하는 직원들이 많이 성장하더라. 자네도 처음 퇴사인데, 많이 성장해서 다시 돌아와. 언제든지 연락하고." 

"종화님의 퇴사를 축하드려요. 하고 싶은 일 마음대로 하시고 더 크게 성장하시길 바랄게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경험하며 겪은 2번의 퇴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들었던 리더와 동료의 인사였다.
입사자를 축하하는 문화는 대부분의 기업에 존재하는 반면, 퇴직하는 동료들을 축하하는 문화는 거의 없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퇴직이란 조직을 등진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과거 '평생직장'이라는 문화가 있을 때의 모습이다. 조직중심의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 퇴사는 '배신자' 또는 '이기주의자'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퇴직을 하는 직원들도 인사로 '바쁘고 힘들 때 먼저 떠나서 미안하다'는 표현들을 자주 하곤 했다.

​지금은 평생직장이라는 기대는 없고 오로지 직원 '개인의 성장과 성공을 위해서 퇴직을 축하하는 문화'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직원들도 조금씩 직장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비전을 이루고자 직장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퇴사자를 관리하는 과업을 맡았던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퇴사자들 중에 탁월한 사람들의 재입사를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회사를 브랜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회사를 경험하고 떠난 이들의 평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회사를 경험한 직원들 중 어떤 이는 그 회사에서 있었던 좋은 추억과 성장과 성공 경험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그 회사에 지인들이 가지 못하도록 말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을 할 때 기업 평판을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기업을 이미 경험한 사람들을 통해서 간접 경험하기 위함이다.


퇴사자의 마지막 메시지, '부검 메일'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더 핫해진 넷플릭스에는 한 가지 독특한 퇴사문화가 있다. 바로 '부검 메일'이다. 부검 메일이란, 퇴직하는 직원이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메일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흔히 얘기하는 퇴직 인사와 부검 메일은 무엇이 다를까? 부검 메일은 회사 차원에서 준비하며, 퇴사자에 대한 사내 공유가 아니라 퇴사를 계기로 넷플릭스 문화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는 기회라는 차이가 있다. 

넷플릭스는 퇴사자 발생 시 퇴직 전 2주라는 시간동안 '퇴사자, 직속 리더 그리고 HR담당자'가 모여 퇴사자의 메일을 직원들에게 공지하는 부검 메일을 준비한다. 이때 5가지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회사가 무엇을 바꿀지를 피드백하며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곤 한다. 

 
1) 왜 떠나는지 : 다른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2) 회사에서 배운 것 : 새로 배운 것, 경험한 것 
3) 회사에 아쉬운 점 : '넷플릭스가 이랬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을 전제로 쓴다. 
4) 앞으로의 계획 : 어느 직장에서 어떤 업무를 할지 
5) 넷플릭스의 메시지 : 직원을 떠나보내는 넷플릭스의 입장

이 과정을 통해서 넷플릭스는 조직이 조금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회사나 리더십이 비전과 미션에 대해 구성원에게 잘못 행동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서 구성원들이 힘들어하거나 불편이 있는지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검 메일을 통해 얻게 되는 몇 가지 이익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회사가 퇴사하는 직원들의 말에도 귀 기울이고, 존중한다는 메시지 
2) 실제 부검 메일을 통해 다양한 회사의 변화 기대
3) 직원들이 뒷이야기가 아닌, 공식적인 회사의 소통을 통한 소문 방지

또 다른 기업은 퇴직 2~3개월 이후 A급 인재들을 만나 진짜 퇴사이유를 확인하기도 한다. 보통은 개인 사유, 이직, 학업, 가정 이슈라는 이유로 퇴사를 이야기하지만, 결론적으로 80%에 해당하는 인원이 사실 리더와의 갈등,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 퇴사하면서도  퇴사시점에는 그런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퇴사자 발생 시 확인해야 할 이슈와 진단법
​퇴사자를 방어하거나 문제를 퇴사자에게서 찾기보다는 퇴사자가 발생했을 때 아래의 이슈를 확인해 보면 좋다.

 
1) A급 직원이 지속적으로 퇴사하는가? 
2) 비슷한 직급/직책/연차의 직원들이 반복해서 퇴사하는가? 
3) 리더 또는 신입 입사자들이 연속해서 퇴사하는가? 
4) C레벨이 반복해서 퇴사하는가? 
5) 같은 부서/팀에서 자주 퇴사하는가?

위의 이슈가 반복되고 있다면 넷플릭스처럼 조직을 진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조직을 진단할 때 살펴봐야 할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조직이 역성장하거나, 성장이 정체되어 있을 때, 구성원들에게 미래 전략과 방향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있는가?
2) 조직은 성장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구성원의 성장은 정체되어 있지는 않는가?
3) 조직의 성과를 위해 개인이나 직무에서 중요시하는 일의 의미와 영향을 놓치고 있는가?
4) 직원들이 경영진/리더와 수평적인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가?) 
5) 리더십과 조직문화에서 구성원들 또는 일부 구성원들과 소통되지 않는 일방적인 모습이 보여지는가? (마이너스 에너지를 뿜어내는 인원이 있는가?)

위의 이슈가 아니라면 어쩌면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퇴사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퇴사하는 직원에게 존중받는 직원이었다는 기억이 남을 수 있도록 멋진 퇴사경험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A급 인재가 언제든지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을 갖고, 누구에게든지 전 직장을 칭찬하고 자랑할 수 있도록 말이다.


퇴사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필자는 퇴사하는 모든 직원을 관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직에서 중요하게 여긴 A급 인재들은 퇴사 이후까지 특별히 관리하고, 그 외 인재들은 퇴사라는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제안해 본다. 

한 경영자는 퇴사하는 A급 직원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는 매니저들에게 "마음은 이해되지만 최대한 퇴사를 응원하며 잘 대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먼저 자신이 모델이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 퇴사하는 구성원을 일대일로 만나 이야기를 듣고 퇴사를 축하해줬다. 그리고 이직하는 회사에 대해 자신이 가진 정보를 전달해 주고, 이직한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까지도 제안했다. 또 2~3개월은 당연히 적응이 힘들 테니 고민하지 말고 그 이후를 바라보라고 조언하며 언제든지 힘들면 연락하라고,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것은 모두 돕겠다고 전했다. 퇴직 후 한 달에 한 번씩은 티타임을 가지며 근황을 물어보기도 했다. 경영자에게 그 직원은 회사에 꼭 있었으면 하는 핵심인재였지만, 그의 이직을 방어하려고 하기보다 그의 인생에서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자신의 과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해 두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남아있는 직원들에게도 중요한 '퇴사경험'
마지막으로 퇴사자의 경험을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남아있는 직원들을 위해서이다. 최근 은행권과 리테일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서 자주 확인한다. 모 기업은 고연차의 연봉이 높은 직원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고, 신규 채용을 확대한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과연 '남아있는 직원들은 이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과를 반복해서 내지 못하고 연차가 쌓인 선배들을 회사에서 재고현금화팀으로 배치하고, 다양한 면담을 통해 퇴사를 유도했던 모습들을 보며 '나중에 우리의 모습이다' '회사에 충성해봤자 나이 들면 내쫓겨'라는 한숨 섞인 이야기를 나누던 후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와는 사뭇 대비되는 사례도 있다. 바로 에어비앤비의 사례이다. 2020년 5월, 에어비앤비는 코로나 타격으로 많은 직원들을 해고해야만 했다. 당시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는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회사의 상황, 회사의 비전과 미션에 얼라인된 해고의 절차와 기준, 보상과 취업 지원, 후속 지원, 그리고 감사와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에 에어비앤비에서 근무했던 지인에게 물어보니 "퇴사한 동료들과도 요즘 연락을 자주하는데, 지금도 우리는 에어비앤비가 좋은 회사이고 잘되어야만 하는 회사라고 이야기해요. 그만큼 직원들에게 진심이었으니까"라고 이야기했다. 

동료의 퇴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은 평생직장이 아닌, 직업인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한 직장에서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성장과 성공이라는 최고의 경험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 직장을 잊을 수 없게 된다. 연어처럼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고, 누군가에게 그 직장과 동료를 칭찬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퇴사하는 직원을 축하하고, 그들의 성장과 성공을 응원해 보자. 그리고 퇴사자가 우리 회사에서 경험했던 부분들을 다시 회고하면서 조직의 문제와 장점을 찾고, 그것을 다시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성장을 위해 적용해 보면 지속하는 기업을 만들어 가는 토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백종화 그로플 CEO & 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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