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본질을 아는 것만큼 일 잘하는 방법은 없다
최근 군대에 다녀온 독자들이라면 놀랄 만한 소식이 하나 있었다.
일의 본질을 아는 것만큼 일 잘하는 방법은 없다
제호 : 2021년 11월호, 등록 : 2021-10-25 18:00:04
  • 기사 개별구매 : 1000원




최근 군대에 다녀온 독자들이라면 놀랄 만한 소식이 하나 있었다. 지난 7월 육군훈련소에서 영상을 통해 소개한 이 소식은, 올해부터 사격훈련을 할 때 더 이상 탄피받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다 실전에 가까운 사격경험을 병사들이 얻을 수 있도록 탄피받이를 제거하여 오른손 사용을 원활하게 하고, 심지어 탄창 또한 직접 탈부착하는 것까지 훈련소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영상의 내용이었다.

탄피받이를 결합하고 사격하는 것이 실전과 유사한 사격경험을 하는데 제약을 준다는 것은 최근 들어 매우 유명해진 여러 군 출신 유튜버들이 소개한 바 있지만, 탄피에 사용되는 황동이라는 자원 자체가 귀한 편이라, 최정예라 할 수 있는 특수부대 정도에서만 탄피받이를 결합하지 않고 사격 훈련을 해왔다. 그랬기에 필자를 포함한 독자들 대부분은 거의 다 탄피받이를 결합하여 사격했을 것이며, 어수룩한 동료 하나가 탄피받이의 지퍼를 채우는 걸 깜빡했다거나, 불운한 동료가 지급받은 구멍 뚫린 탄피받이로 인해 먼 여행을 떠나버린 탄피 하나를 찾고자 전 부대원이 밤늦게까지 온 땅을 두리번거려야 했던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탄피받이는 꼭 있어야만 했을까?
사실 탄피받이가 결합되어 있으면, 실제 발사 후 탄피가 튀어서 날아가는 것도 경험하기 어렵고, 탄 걸림이 발생했을 때 이를 혼자서 빠르게 해결해보는 과정을 경험하기도 힘들다. 이는 실제 전투상황이 발생했을 때 극심한 긴장과 흥분감에 고조되어 있을 군 장병 입장에서나, 훈련 상황에서처럼 이들의 옆에서 일일이 필요한 조치를 지시하거나, 직접 조치를 해줄 수 없는 지휘관 입장에서도 달가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육군훈련소의 변화된 사격훈련은 탄피받이를 없앰으로써, 병사가 총을 잡아보고 조준법을 익히며 사격을 해보는 경험을 넘어, 탄창을 결합하고 장전하여 발사하는 전체 과정을 오로지 혼자서 직접 수행해보게 함으로써 전시에 본인의 유일한 무기인 총에 익숙해지게 하는 데 목적을 둔 것으로, 사격훈련이 갖는 본래의 목적에 보다 더 부합한 형태로 훈련의 방식과 과정을 전환한 것이다.

그렇다면 탄피받이는 왜 있었던 것일까? 2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하나는 앞서 말한대로 자원의 낭비를 최대한 줄이고자 함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인명사고를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일부는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탄피받이가 없어진 것에 우려를 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육군훈련소에서는 탄피받이를 없애는 대신, 총구 앞쪽에 안전고리를 설치하여 총구가 사로 방향에서만 움직일 수 있게 했고, 사로마다 총에서 튀어 오르는 탄피가 사로 자체에 설치된 그물망에 막혀 결과적으로 사로 옆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놓았다. 

다시 말해, 탄피받이는 사격훈련의 본래 목적을 실현하는 데 방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격훈련에 반드시 필요한 것도, 유일한 방법인 것도 아니었음에도, 무려 30여년 가까운 시간 동안 유지되어온 것이다. 물론, 여전히 야전 전투훈련과 같은 실제 상황에 가까운 전투훈련 상황에서 탄피받이는 탄피 수거와 인명사고 예방을 위한 유용한 도구라 할 수 있으나, 적어도 모든 사격 훈련 상황에 반드시 필요한 도구도, 사격 훈련의 본래 목적에 적합한 도구도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 중략 ...

​안영규 조직문화공작소 수석 컨설턴트
 
 
기사 전문은 구독권한이 있는 회원께만 제공됩니다. 먼저 로그인 하세요.
 
  • 리스트로 이동
  • 기사 개별구매 :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