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여성 리더, 무기는 관계력에 있다!
지난 2010년 영국에서 시작된 '기업 내 여성 임원의 비율을 30%까지 높이자'라는 '30% 클럽 캠페인'에 동참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들이 있다.
성공하는 여성 리더, 무기는 관계력에 있다!
제호 : 2024년 07월호, 등록 : 2024-07-11 11: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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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영국에서 시작된 '기업 내 여성 임원의 비율을 30%까지 높이자'라는 '30% 클럽 캠페인'에 동참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들이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여성 CEO가 취임하는 등 글로벌을 넘어 국내에서도 여성 리더들이 약진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게 다양성 추구가 필수가 됐다는 배경이 있다. ESG 경영이 확대되며, 국내에서도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반드시 한 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2022년부터 시행됐다. 이제는 기업 내 성별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투자받기도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이 가진 섬세함과 공감능력, 포용력, 그리고 공정성에 대한 높은 기준은 수평적 조직문화와 조직 내 협업의 촉진,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여성 리더가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여성 리더 수는 여전히 매우 적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여성 신입사원의 비율은 38.2%이지만, 중간관리자로 가면 비율은 22.1%로 떨어진다. 고위직 여성 리더의 비율은 6%대에 그쳐 위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확연히 낮아진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29개국 중 29위로 1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MSCI ESG Research 2022에서도 한국 여성 임원의 비율은 12.8%로, 아시아 국가인 일본(15.5%)과 중국(14.8%)보다 더 낮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여성 리더의 숫자를 늘리려 노력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여성의 장점과 능력을 인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여성의 '관계력'을 발목 잡는 고정관념
그동안 일하는 여성의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육아'로 여겨졌다. 하지만 필자가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며 발견한 더 큰 장애물은 '조직 내 취약한 인맥'이다. 처음에는 야심차게 커리어의 이상을 추구했던 여성들이 네트워크와 영향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더 높은 커리어에 도전하기보다 주어진 일에 집중하는 '과업형 리더'로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배경에는 조직 내에 공공연히 형성돼 있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큰 영향을 미친다. 

가부장의 권위를 중시하는 유교문화권의 영향으로 남존여비男尊女卑의 문화적 관행과 이에 따른 전통적인 성 역할이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되어 온 우리나라는 '여자는 ~해야 한다'로 시작하는 고정관념이 유독 많다. 현재는 직업에서 남녀의 성 역할 구분이 사라지고 기회의 불평등도 크게 개선됐지만, 어린 시절 가족에게서 듣고 자란 성적 정체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무의식에 자리잡아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것이 '여자는 참해야 한다'와 같이 순응을 강조하는 고정관념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여성이 팀을 넘어 유관부서나 관련 업계에서의 적극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어진 일만 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굳이 남성 중심의 문화로 형성돼 있는 네트워크에 무리하게 끼어들며 비난을 감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회에 노출되면서 다듬어져야 할 자신의 재능과 장점도 유사한 업무 속에 머물면서 과업형 리더로서 경쟁력도 점점 약해져 간다. 그러다 보면 '여성은 일은 열심히 하지만 조직에는 관심이 없다' '정무적 감각이 부족하다' 등의 고정관념들이 강화되면서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가로막는 실질적인 걸림돌이 된다.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중견기업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일했던 필자는 '여자가 너무 나댄다'는 비난을 종종 들었다. 팀장 초기 시절에는 필자 자신의 잘못이라 생각해 최대한 앞에 나설 기회를 만들지 않으려 했지만, 이번에는 '여자라서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정반대의 비난이 들려왔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어릴 때부터 '여자는 착하고 상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그런 이야기들을 쉽게 흘려버리기 어려웠다. 그래서 필자는 '그런 여자 팀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점점 다른 남성 리더들의 강한 모습을 흉내내려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필자의 모습을 사람들이 싫어하지는 않을지 불안해했다. 항상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쓰다 보니, 조직 내 사람들과 관계를 넓힐 기회가 생겨도 망설이게 됐다.

결국, 스스로가 지닌 고유한 장점과 여성으로서의 차별적 가치를 발휘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 스스로의 정체성을 연기하는 데 급급해하며 자신감 있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이렇듯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눈에 보이지 않아 진단하고 개선하기 쉽지 않지만,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과 관계를 넓히지 못하게 하는 실질적인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부서뿐 아니라 대내외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초연결 시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인지하고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여성 리더 육성을 위한 근본적 방안이 돼야 한다.


관계력을 방해하는 내 안의 '빌런' 찾기
필자가 성공한 여성 리더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발견한 것이 있다. 이들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자신뿐 아니라 조직 내에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과거에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넘어야 할 큰 산이었고, 지금도 새로운 선택을 할 때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고정관념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있기에, 이들은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관계력과 영향력을 발휘하며 커리어를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필자는 지금까지 천 명이 넘는 여성 리더들을 만나며 나의 능력을 폄하하며 자신감을 악화시키는 고정관념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해 '내 안의 빌런 찾기'라는 이름의 워크숍을 진행해왔다. 현재 내가 가지고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왜 만들어졌는지 질문을 던지고,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처 왔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고정관념에 따른 행동을 개선하는 데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일하는 여성들은 나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방해하는 반복되는 생각인 '빌런'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지 않기에, <그림 1>처럼 대표적인 빌런의 유형들을 두 개의 축으로 나누고, 4사분면에 맞춰 제시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빌런과 관계 방식을 성찰해 본다. 즉 두 개의 축 중 X축은 부모님과 사회가 만들어 놓은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공감하며 원하는 삶을 추구하는 '주체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며, Y축은 '타인 및 조직의 목적을 이해하고 공감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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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현 와이커넥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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