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있는 조직을 위한 리더십과 코칭 上 : 직원 경험 관점의 조직문화 진단과 변화
조직문화는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활력 있는 조직을 위한 리더십과 코칭 上 : 직원 경험 관점의 조직문화 진단과 변화
제호 : 2022년 11월호, 등록 : 2022-10-24 18:05:05





조직문화는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고용브랜드라고, 복리후생이라고, 업무에 몰입하는 분위기라고, 내외부를 바라보는 그 나름의 통합적 세계관이라고, 조직을 지배하는 영혼이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어느 각도로 어떤 지점에 초점을 맞춰서 보느냐에 따라서 그 정의가 달라지곤 한다. 그럼에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하나 있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조직문화가 반드시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문화Culture'는 사회 내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삶'을 영위하는 데 이바지한다. 조직 내부에서 형성된 문화도 다양한 출신과 배경의 구성원들이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서 그 조직의 목표 달성과 지속 가능성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 개인의 경험에서 접근하는 조직문화 개선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수많은 기업이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개선 방법론이 제시되고 현장에 적용돼 왔다. 레윈Kurt Lewin의 3단계 모델(해빙기 → 변화 → 재동결)이나, 존 코터의John Kotter 8단계 모델(위기감 고조 → 혁신팀 구성 → 비전과 전략 제시 → 참여 유도와 소통 → 실행 권한 부여 → 작고 빠른 성과 보여주기 → 변화 속도 독려 → 조직 변화 정착)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아직도 현장에서는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경영자와 실무자들에게 조직문화와 그 개선 방법은 손에 잡히지 않는 안개처럼 여겨진다. 이는 아마도 조직문화에서 '조직' 수준에 방점을 찍어 왔기에 고차원적이고 거시적인 이야기만 넘쳐난 탓일 수 있다. 

구성원 '개인' 수준으로 조직문화에 접근하면 어떻게 될까? 최근 세계적으로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이 주목받고 있다. 직원 경험은 구성원들이 매일 회사에 출근하고 일하면서 겪는 경험에 주목하고, 그들이 조직의 현실을 어떻게 지각하고 구성하는지를 파악해 그 실제를 질적으로 개선하려는 접근법 또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국내 A그룹의 회장은 경영자들과 토론하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제가 우리 구성원들 처지에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한 계열사 재무팀 팀원이라 가정해보죠. 그럼 저는 어떻게 회사에 다닐까요? 아침이 되면 시간에 쫓기면서 세수하고 양치하고 급하게 옷을 입고 집을 나서겠죠. 출근 시간이라 사람 많은 지하철에 몸을 싣고 역을 나와서 매일 같은 길을 지나쳐서 회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항상 같은 자리에 앉겠죠. 매일 같은 슬리퍼로 갈아 신고 노트북 전원을 켜고, 항상 같은 팀원들과 얼굴 마주하고 살을 부대끼며 일할 겁니다. 점심도 옆에 있는 동료들끼리 먹으러 나가고요. 이게 과연 21세기에 일하는 방법으로 타당한가요? 구성원들이 더욱 새로운 자극을 받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야 합니다."


몰입을 위한 직원 경험에 집중
한때 '전략적 인사관리'라는 용어가 곳곳에 출현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조직의 경쟁우위 확보에 방점을 찍은 전략, 그리고 지속적인 성과 창출에 인사관리가 밀접히 연계돼 이바지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이는 철저히 하향적인Top-down 관점이었다. 또, 조직에서는 '조직 성과를 위한 제도를 이렇게 설계했으니 산하 조직과 구성원은 이 틀에 맞추세요'라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전달해 왔다. 그래서 기존의 인사제도는 전략적 합리성과 타당성에 고착해 왔다. 이 패러다임 구성원들과삶 속에서 마주하는 경험과 감정은 도외시됐다. 

반면 최근의 직원 경험은 구성원에게 철저히 집중한다. 이는 철저히 상향적Bottom-up 관점이다. 이 개념이 촉발된 배경은 무엇보다 인재 전쟁이다. 실리콘밸리 혁신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작은 IT기업, 인공지능 스타트업에서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아울러 대퇴사 시대, 조용한 퇴사로 일컫는 세계적인 분위기도 연관이 있다. 또한 블라인드나 잡플래닛과 같은 기업 평판 플랫폼 등장으로 예전에는 알 수 없었던 기업 내부 현황들을 구직자들이 쉽게 알 수 있게 된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더 이상 월급만으로는 주거 안정을 이루기 어려운 MZ세대들의 등장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기업이 인재를 회사로 유인하고 구성원들을 몰입시키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려 하지 않고 기존 구성원도 몰입하지 않는다면 전략적 인사관리가 다 무슨 소용일까. 이에 국내 몇몇 기업들은 관점을 전환해 직원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조직문화를 진단하는 코드 : 당위, 금기, 허용
조직문화도 거시적 차원이 아니라 직원 경험 차원에서 진단과 변화를 고민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A그룹 회장의 이야기처럼, 구성원 개개인들이 집에서부터 회사 출퇴근에 이르기까지 어떤 경험을 겪고 어떤 생각으로 일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주관적으로 구성한 '일하는 현실'이 어떠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제이콥 모건Jacob Morgan은 그의 저서에서 정형화된 프레임과 정량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했다. 이 방법은 구성원들의 경험 수준을 개괄적이고 평균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세밀한 측면, 또는 구성원들이 매일 무의식적으로 보이는 태도와 행동은 포착하지 못한다.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의 의식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이고 암묵적인, 또는 그들 내부에 특정한 신념과 가정이 존재하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영역이 주된 주춧돌을 이룬다. 따라서 제이콥 모건이 제안한 방식보다는 질적인 접근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성원 개인 차원에서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여러 담론과 방법론이 존재하지만 필자는 개인이 문화적 양식을 익히는 3가지 코드가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는 이렇게 해야만 해(당위) ▲여기서는 이렇게 하면 안 돼(금기) ▲여기서는 이렇게까지는 해도 돼(허용)라는 코드이다. 즉 조직문화는 '이 직장에서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해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3가지 질문에 대한 무의식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 홍길동의 예를 보자. 그는 월요일 아침 7시, 침대에서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고 지하철역으로 간다. 홍길동은 '여기서는 질서를 지켜야 해'라는 생각에 줄을 서서 기다린다(당위의 작동).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마침내 회사 사무실에 들어간다. 그가 일하는 사무실은 다른 층에 비해 매우 조용하다. 잠시 후 10시가 되자 상사가 전체 미팅을 하자며 회의실로 들어간다. 상사는 아이디어를 내라고 닦달하지만 구성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이런 자리에서는 말하면 안 돼, 아이디어를 얘기하면 그게 곧 내 일이 되니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금기의 작동).

상사 눈치를 보며 겨우 퇴근했다. 언젠가부터 직장 생활에 염증을 느껴 창업하고 싶어졌다. 창업 아이템을 연구하고 배우는 모임에 들어간 지 벌써 여러 달째다. 월요일 저녁부터 십여 명의 인원이 모였다. 내내 자물쇠를 채우고 있던 회사와는 달리 홍길동은 이 자리에서 입을 열어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풀어 놓는다. '여기서는 이렇게까지는 해도 돼'라는 무의식이 작동됐기 때문이다(허용의 작동). 

조직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구성원들을 자세히 관찰해보자. 그들이 이 코드들을 무의식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보면, 우리 조직의 문화적 양식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 회사는 예전 직장과는 달리 상급자에게 깍듯이 대해야 하는구나, 그래도 회의할 때는 생각한 바를 편하게 얘기할 수는 있구나, 공적이든 사적이든 핸드폰 전화는 회의실에 들어가서 조용하게 받아야 하는구나!' 등을 익힌다. 그리고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그에 맞추려 한다. 그 집단으로부터 배척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의 문화 학습 분석에서 시작하는 조직문화 변화 
영화 <미션 임파서블 1>에서 톰 크루즈는 보이지 않는 레이저 선에 몸이 닿지 않게 애쓰면서 목표물에 도달하고자 했다. 오늘날 사무실과 작업장 안에는 그와 같은 보이지 않는 무수히 많은 선이 그어져 있다.

톰 크루즈가 그러한 것처럼, 구성원들은 그 선을 넘으려 하지 않는다. 모두가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고 있는 적막한 사무실에서 그 누구도 볼륨을 높여 흥이 나는 음악을 틀어 놓으려 하지 않는다. 이렇게 여러 선이 켜켜이 쌓여서 굳어진 것이 또한 조직문화이기도 하다.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려 한다면 무엇보다도 개인 차원의 문화 학습 코드를 철저히 분석하고 해체해야 한다.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우리 조직의 당위, 금기, 그리고 허용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우리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저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굳이 그렇게까지 제약할 필요가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그 선을 살짝 넘도록 유도하고 독려해야 한다. 그들이 집단적으로 선을 넘을 때 비로소 조직문화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김성준 국민대 MBA 리더십과코칭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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