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스랩_자율비행 드론 개발 스타트업의 스터디 방식
본격적으로 시작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앞으로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뒤처지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란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니어스랩_자율비행 드론 개발 스타트업의 스터디 방식
제호 : 2022년 06월호, 등록 : 2022-05-25 14:46:15



본격적으로 시작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앞으로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뒤처지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란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끊임없이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의 필수 생존 전략으로 학습민첩성이 자주 거론되는 것은 그만큼 변화에 대한 유연한 적응이 향후 경영의 필수요건일 것이며, 이를 위해선 개개인 구성원도 끊임없이 학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많은 기업에서 구성원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자발적으로 학습,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기업에서 목표로 하는 이러한 문화가 창업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안착된 기업이 있다. 자율비행 드론 스타트업 니어스랩Nearthlab이다. 2015년 설립된 니어스랩은 자율비행 드론을 자체 개발 및 보유하고 있으며, 이 자율비행 드론을 활용해 풍력발전기 등 산업안전시설물의 안전을 점검하는 것이 핵심사업이다. 그간 드론이 촬영한 풍력발전기 날개 사진을 로우데이터Raw data로 확보한 뒤 추가로 데이터를 분석해 산업 현장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왔으며, 현재 드론의 데이터 취득 영역을 댐이나 교량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연구와 실험도 한창이다. 


총 70여 명에 이르는 전사 구성원 중 개발자 비율은 약 60%다. 개발 영역도 다양하다. 드론 자체가 다양한 기술의 집약체인 데다 자율비행 드론이기 때문에 기계 및 전자 분야 SW 개발자에 더해 AI 기술 관련 SW 개발자도 필요하다. 드론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리포트를 제공하는 웹 서비스도 사업의 한 영역이라 데이터 분석 및 웹 개발 엔지니어도 중요한 구성원이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이 모인 니어스랩은 늘 최신 기술을 발 빠르게 습득하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업의 특성상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모여 스터디하고, 그 내용을 현업에 적용해보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구축됐다. 모든 세미나와 스터디는 업무 시간을 할애해 이뤄진다. 니어스랩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사내 스터디 운영 방식 및 스터디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정기 세미나와 스터디
니어스랩의 정기 스터디와 세미나는 크게 다음의 4가지로 운영된다.

SW 개발자들의 'CPPizzaday'
CPPizzaday는 매주 월요일마다 운영해온 SW 개발자들의 스터디다. 니어스랩에서 사용하는 드론용 SW 개발언어 C++는 'Cpp'로도 표기된다. CPPizzaday는 이 개발언어의 이름과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상징하는 '피자 데이Pizza day'를 합성해, 피자를 먹으면서 C++를 함께 공부한다는 의미를 담은 네이밍이다. 
시작은 SW 전공자들이 모인 팀에서 이뤄졌고, 이후 항공우주·로보틱스 전공자들도 합류했다. 스터디 방식은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돼 왔다. 주제마다 최적화된 학습 방식이 늘 같진 않았기에 더 좋은 방식에 대한 제안이나 피드백이 나오면 변경을 시도해온 것이다. 

맨 처음에는 컨퍼런스 영상을 모두 함께 시청하는 방식으로 시작했고, 개개인이 관심 있는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기 위해 개인별로 책 한 권을 정해 독서 과정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운영한 적도 있었다. 한때는 알고리즘 문제를 다 같이 풀어오는 방식으로, 또 다른 주제를 다룰 때는 사내 운영되는 '위키페이지'에 학습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는 방식으로도 운영했다. 스터디에서 학습한 내용은 실전 코딩에 활용하기도 한다. 함께 공부한 내용을 개인이 현업 코딩에 적용해본 다음에는 스터디에서 다시 모두와 함께 이 내용을  공유한다. 

전사 구성원에게 오픈된 '항공우주·로보틱스 세미나'
니어스랩의 핵심 사업은 항공우주와 로보틱스 연구 없이는 돌아갈 수 없다. 항공우주·로보틱스 분야를 전공한 개발자들이 발표자로 나서는 해당 세미나는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 세미나의 경우 다른 스터디들과는 달리 사전에 주제를 전사 공지한 뒤 부서에 상관없이 원하는 구성원은 누구든 들을 수 있게 한다.

발표는 항공우주·로보틱스 분야의 팀원 15명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석박사 취득자들부터 학부생 인턴까지, 발표자와 발표 주제를 폭넓게 선정하려 한다. 최신 논문에 관한 내용이 다뤄지기도, 개인의 드론 대회 출전 경험이 공유되기도 한다.

발표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지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발표자가 언급한 특정 방법론에 대해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해볼 수 있을지, 적용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를 다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이렇게 발표와 질의응답, 토론까지 보통 1시간 정도로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시간은 더 짧을 수도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발표 내용의 깊이나 토론 상황에 따라 소요 시간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기계-전자 Cross! '전자-하드웨어 스터디'
기계 파트와 전자 파트의 개발자들은 모두 니어스랩에서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하나의 비즈니스 목적을 위해 연구하지만, 전혀 다른 두 분야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때도 있다. 한 분야에서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도 해당 분야 밖에서는 생소한 전문 용어가 되기 때문이다. 가령 "기계 쪽에서는 '물체 경도' 같은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전자 쪽 개발자들에게는 익숙지 않다"고 한 구성원은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 스터디는 배경이 서로 다른 기계·전자 분야의 개발자들이 더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도록 스터디는 각 분야 개발자들이 각자의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을 상대 개발자들에게 최대한 쉽게 전달해주는 발표로 진행된다. 발표자는 돌아가면서 선정하는데, 쉽고 빠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양질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 등을 시청각 자료로 활용한다. 이렇게 전문가들이 엄선한 자료로 학습할 수 있어 학습 효율도 더 높다. 어떤 분야를 공부하든 초보자들은 좋은 자료를 선별할 만한 안목이 부족한 법인데, 전문가가 효과적인 학습 자료를 선정하고 이에 직접 설명까지 더하기 때문이다.

발표자는 순번 등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그때그때 정하는 편인데, 발표가 부담스러운 이들도 최대한 배려하고, 간혹 발표자가 준비하지 못했을 땐 티타임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티타임을 함께 하며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상대 분야에 대한 상당한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이 된다"고 구성원들은 말한다.

웹 서비스 개발팀의 '개발 책 스터디'
니어스랩은 드론이 촬영한 풍력발전기 날개 사진으로부터 여러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해 산업 현장에 리포트를 제공하는 웹 서비스 'Zoomable'을 2019년 론칭했다. 웹 서비스팀은 매주 1회 개발 관련 도서를 함께 읽고 공부하는 팀 스터디를 운영 중이다. 웹 서비스팀 구성원 총 8명 중 웹디자이너를 제외한 전원이 참석하며 이 중에는 개발자가 아닌 기획자도 포함돼 있다. 

책 주제는 현업과 관련되어있되 좀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으로 정한다. 책 한 권이 끝날 때쯤에는 각자 찾아오거나 추천받은 책 목록을 공유해 목차를 살펴본 후 함께 다음 책을 선정한다. 지난해 7월 스터디를 시작한 이래로 10개월이 지난 지금 4번째 책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스터디 방식은 페이지를 정해 모두가 해당 부분을 읽어오고, 사다리 타기로 정해진 한 명이 해당 범위의 내용을 요약해 발표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범위를 챕터 단위로 했는데, 개개인이 발표를 맡은 챕터에 대해서만 깊이 있게 공부하게 되거나 어느 한 사람이 과중한 부담을 맡는 경우가 생기면서 페이지 단위로 변경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발표자는 보통 사다리 타기로 정해지지만, 특정 인원이 특정 내용을 더 디테일하게 다뤄보고 싶다거나 다뤄줬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을 때는 그렇게 정해지기도 한다. 발표 후에는 돌아가면서 디테일한 점들을 이야기하고 논의하는데, 이때는 "반드시 책 내용이 아니더라도 관련된 이야기를 폭넓게 나누게 된다"고 구성원들은 말했다.


학습지향적 태도가 문화로 자리 잡아
니어스랩에서 운영하는 세미나와 스터디는 HR 등 특정 부서의 관여 없이 100% 주관 부서와 참여자들의 자율에 맡겨진다. 이를 '관리'의 영역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우선 니어스랩의 구성원 수가 그리 많지 않은 데다 스터디 운영은 팀별 혹은 연관 부서별로 더 소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이라는 표면적 이유가 있다. 이에 더해 사업이 이만큼 성장하기까지 사업 초창기부터 늘 신기술 연구와 적용에 매진하며 학습을 지향해온 태도가 자연스럽게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조직문화적 특성도 있다.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듯 구성원들은 '참석이 100% 자발적인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지'와 같은 질문에는 다소 어리둥절한 듯 "자발적인지 강제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자발성'이란 개념을 애써 생각할 필요가 없는, 진정 자발적인 스터디 문화가 자리 잡힌 니어스랩에서는 어떤 세미나나 스터디에도 형식적으로 참여해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 "참여 의사가 없는 날은 참여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 간단하고 명쾌한 그들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스터디, 강제하지 않을 때 가장 잘 운영돼···업무 중 실효성 체감
니어스랩의 스터디 문화는 '자율과 책임'이라는 그들의 조직문화적 가치에 완벽히 부합하고 있다. 구성원의 자발적인 니즈가 유일한 추동력이 되어 스터디를 꾸준히 유지하고 발전시켜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영석 니어스랩 CTO는 "초창기에는 학습 문화 장려 목적으로 경영진이 스터디를 관리해봤지만, 결국 자율에 맡길 때 가장 잘 운영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속 운영되는 스터디의 효과를 구성원들은 실제로 체감하고 있을까? 개발자들은 "스터디에서 학습한 내용을 업무에 활용해 코드를 개선한다" "스터디는 그간 혼자서 해온 코딩 방식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된다"는 반응을 보여, 장기적 성장을 목표로 함께하는 스터디지만 업무와 연계되는 즉각적 효과도 체감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서로 다른 전공이나 부서가 함께하는 스터디의 경우에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고 타 팀과 더 융화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답해 교류의 장으로서 순기능도 체감하고 있었다.


개인 학습도 조직의 형식지로 만드는 문화
니어스랩에서는 사업 관련 학회나 컨퍼런스, 워크숍 참석을 회사 차원에서 적극 장려한다. 학회 등록비나 출장비 등을 지원하는데, 이렇게 회사의 지원을 받고 참석한 학회 후기는 다른 구성원들과 공유하도록 해 개인이 습득한 지식도 형식지로 남게 한다. 

공유 방식은 다양하다. 주제에 따라 팀 내에서 발표하는 경우도 있고 전사 구성원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도 한다. 때로는 사내 위키페이지나 공유 드라이브에 내용을 정리해 업로드하는데, 이로써 누구나 언제든 볼 수 있는 기록으로 남는다. 

외부 강사 초청 강연도 종종 마련한다. 일정한 주기가 있거나 이를 담당하는 특정 부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제를 미리 정해놓지도 않는다. 타운홀 미팅을 포함한 의견 교류의 자리에서 구성원들이 함께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특정 주제가 언급되면 적절한 강연자를 섭외하는 식이다. 강사 초빙 강연은 현업과 완전히 직결되는 주제보다는 니어스랩이 속한 산업군 혹은 스타트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구성원들이 눈앞에 놓인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적 안목과 시각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고 있다. 
전혜진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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