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킬링’ 강조하는 시대, 사내 자격검정제도로 전문가 육성
'사업주 자격검정제도'는 근로자들의 업스킬링을 돕고 싶은 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업스킬링’ 강조하는 시대, 사내 자격검정제도로 전문가 육성
제호 : 2022년 01월호, 등록 : 2021-12-24 19:21:15





'사업주 자격검정제도'는 근로자들의 업스킬링을 돕고 싶은 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사내 자격검정을 실시하고 이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인증받으면 개발비와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발 당해년도에는 종목 개발에 들어간 임금, 수당, 용역비 등 소요된 비용의 반액까지 12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고, 이후 운영비는 3년간 소요된 비용의 반액까지 연간 1천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된다. 신규 기업 인증 신청은 매년 상하반기 각 1회이며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신청서 및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2022년 상반기 신청은 3월로 예정돼 있다.

사내 자격검정제도를 도입한 수산ENS, 한국전기안전공사, 케이티샛, 삼성웰스토리는 어떤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입 전 무엇을 준비했는지 알아보자.


원자력 발전소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원전 관리 미비로 발생하는 사고의 폐해는 한 세대의 고통에서 끝나지 않을 만큼 참혹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유지·관리하는 기업의 책임은 막중하다. 

수산ENS는 한마디로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계측제어설비, 즉 시설이 운영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인을 반영해 조작되는 설비를 설치하고 정비하는 역할을 한다. 수산ENS는 시설 운영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관리·활용할 수 있는 체계와 기술을 보유해 원자력 발전소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전 원자력 발전소의 시운전을 전담한다. 본사 울산에는 경영지원부서가 집중돼 있고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영광, 고리, 월성, 울진을 비롯한 전국에 사업장이 분포해 있다. 

자격 취득자들만 현장 투입해 
자격검정 대상 직무는 '정비원'과 '품질검사자'다. 원전을 정비하는 정비원은 시설을 조작·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함께 정비에 필요한 실제 기술도 갖춰야 한다. 품질검사자는 정비원의 시설 정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검수하는 역할이다.

이들은 생명안전에 직결되는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현재 자격검정제도를 통해 인증된 직원들만 현장에 투입하고 있으며 두 종목 모두 Level Ⅰ~Ⅲ의 3등급으로 구성됐고 인증 방식은 오프라인으로 치르는 필기시험이다. 분기별 1회, 연간 총 4회 시험을 실시하며 자격 취득자는 누적 282명이다. 

시험 응시에도 자격요건이 있다. 학력과 경력, 발전소 실무경험 등 몇 가지 주어진 조건이 있는데 충족되는 인원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또한 필기시험 전에 이뤄지는 교육 후의 1차 평가에 합격해야만 필기시험을 응시할 수 있도록 해 전문성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시험은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된다. 정비원은 70점 이상, 품질검사자는 80점 이상을 받으면 인증서가 부여되며, 품질검사자의 경우 인증 이후에도 현장직무훈련(OJT)을 추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쌓는 경험이 특히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재교육과 유지평가는 3년마다 시행 중이다. 



문제 수준  높이고 교육용 교재 개발하는 것이 목표
수산ENS는 자격검정제도 운영을 위해 여러 부서가 협력하고 있다. 경영지원실은 교육 총괄 및 전반적인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정비원자격에 대한 세부 내용은 본사 사업실에서, 품질검사자자격 세부 내용은 본사 품질안전실에서 담당한다. 문제 출제, 시험 감독, 채점은 본사 근처의 사업장 내 현업담당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향후 시험문제의 질적 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 사외 교육전문가, 원전전문가들과 협업할 계획이며, 최종 목표는 원자력발전소 정비에 관한 양질의 통합본 교재 개발이다. 



국내 유일의 전기안전관리 전문기관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기설비의 검사·점검, 전기안전 분야의 연구·기술개발 등을 시행한다.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막중한 임무를 띤 공공기관인 만큼 전체 구성원의 83%에 달하는 기술직군의 전문성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자 2014년 '기술역량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인증을 받는 직무는 ▲설비점검 ▲설비진단 ▲설비검사의 3종목이며 종목마다 3개 등급이 있다.

필기·실기시험으로 역량 평가, 취득자는 핵심인재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뉜다. 필기시험은 선행 교육 종료 직후 실시하며, 코로나 이후로는 상황에 따라 온·오프라인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실기시험인 '현장업무수행평가'는 직무별 평가항목을 기준으로 실제 업무 역량을 평가받는 방식이며, 평가자는 피평가자의 소속 부서장과 현장 동행 동료다.

한편 실기시험 응시 자격으로써 필요한 직무경력이 없을 경우, 해당 직무의 현업 근무자(멘토)와 현장동행교육을 실시하면 직무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했다. 

자격을 취득한 이들에게는 승진 시 4~7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단 자격 유지는 5년의 유효기간을 두며, 유효기간 전 보수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이 유지된다. 자격검정 보유자는 핵심인재 풀에 등록되며 핵심보직에 추천하거나 장기 위탁 교육 및 해외파견 등의 기회에 우선 선발할 방침이다.



시행 전 우려 불식하고 전문적인 교육으로 거듭나
제도 첫 도입 당시 주관 부서는 인재개발실이었다. 2013년 중장기 HR전략 중 기술직군의 경력개발제도로서 처음 추진된 사안이었다. 제도 시행에 앞서 인재개발실은 전국 지사를 순회하며 제도 시행에 관해 안내하는 사전 설명회를 열었고, 제도운영에 관한 지침을 공표하기 전에는 미리 사내 게시판을 통해 운영 관련 직원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제도 시행 후 자체 e-HRD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 프로세스 전반을 전산화하기도 했다. 

인재개발실에서 관리·운영되던 제도는 교육의 전문성을 더하고자 2018년 사내 교육기관인 전기안전교육원으로 이관됐다. 교육원은 코로나 이후 교육, 실습, 평가까지 전부 온라인으로 시행하는 'ALL 온라인 교육'을 개발, 도입해 지속가능한 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직원의 등급을 나눈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우려도 있었다. 이에 인사체계와의 연계를 처음부터 실시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경력개발이라는 목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것에 초점을 뒀고, 제도 시행 후 4년이 지난 2018년이 되어서야 인사제도와 연계했으며 2020년에는 직무 변경 시 자격 취득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케이티샛은 모회사 KT에서 위성사업 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위성통신서비스 기업으로, 위성설비를 이용한 전파 통신, 데이터 전송 등의 사업을 운영 중이며 무궁화 5호·6호·7호·5A호 총 4기의 위성을 자체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자격검정의 주된 내용은 위성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위성관제, 위성서비스 운영 전반에 관한 지식과 노하우다. 위성통신에 대한 이론적 이해는 물론, 장비를 직접 다루는 업무인 만큼 장비 이해도 역시 평가항목 중 하나다. 

2017년 자격검정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은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구성원 연령비율이 역삼각형 구조임을 확인했고, 고숙련 엔지니어들의 퇴직 후 겪을 인력난이 눈앞에 그려지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고숙련자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빠르고 체계적으로 주니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했다. 

필기시험 전 멘토링과 전문기관 교육으로 전문성 UP
자격 등급은 L1~L4로 이뤄져 있고, 필기와 실기시험이 있다. 필기시험은 단답형과 서술형이며, 실기는 본사에서 PT 형식으로 치러지는데 구체적인 문제 상황을 주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설명하게 한다. L1 시험은 자격요건 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지만, L2~L4 시험 응시는 직전 단계를 취득해야 가능하다. 각 레벨은 충족해야 할 조건이 조금씩 다른데, 최상위 L4의 경우 최소 3년의 실무경력을 요한다. 


무엇보다 특기할 만한 점은 시험에 응시하려는 이들에게 멘토를 연결해주고 멘토-멘티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열어 학습하게 한 방식이다. 이 세미나는 사내 학구열을 지피고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는 원천이 되고 있으며, 세미나 활동도 점수화해 평가에 반영된다. 

자격 시험 응시를 위한 전문교육도 실시한다. 항공우주연구원, 한국전파통신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들을 초청해 위성 전문교육을 받게 하고 있다. 

자격을 취득하면 축하 지원금과 자기개발 비용을 받는다. 인사제도와 연계해 승진 시 가점도 부여되며, 국내외 전문교육 수강의 기회도 다른 구성원들보다 우선 주어진다. 현재 추가 논의 중인 사안은 최고등급 L4 취득 시 기술 임원으로의 승진이다. 

도입 시 구성원 설득이 핵심···향후 협력사 구성원도 포함한 동반성장 제도로
주관 부서인 인재경영팀에서 제도 도입을 준비할 당시엔, 자격을 평가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반발의 목소리도 있었다. 설득에 충분한 시간을 들인 결과 지금은 구성원들이 기술직이라면 꼭 도전해볼 만한 목표로 인식하고 있다.

향후에는 협력사인 중소기업 구성원들까지 포함하는 동반성장의 제도로 키워갈 계획이다. 기술력 향상 교육에 대한 열의와 니즈가 높음에도 기회가 부족한 협력사 구성원을 포함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것을 구상 중이다. 




식사를 제공하는 푸드서비스 기업에서 관리에 가장 신경 쓰는 요소는 단연 '위생'일 것이다. 전국 각지의 기업, 대학, 병원 등에서 매일 100만식의 식사를 제공하는 삼성웰스토리는 2020년부터 '위생안전 EXPERT 자격제도'를 도입해 현장의 식품위생법과 사내 지침 관리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 

각 사업장의 식품위생법을 비롯한 지침 준수 여부는 물론 주기적 점검으로 확인 가능한 부분이다. 하지만 자격제도 도입으로 현장 근무자들에게 역량 개발에 대한 동기부여를 줌과 동시에, 개별 사업장의 자율관리 역량 역시 강화될 것이라 생각했다.

최초 도입 당시 이미 코로나 상황이 위중했기 때문에 시험은 처음부터 온라인으로 치러졌으며, CiC라는 삼성 자체 교육 플랫폼을 사용한다. 응시자들의 모습은 줌Zoom을 통해 모두 실시간 모니터링 및 녹화된다.



필기시험으로 자격 평가, 채점은 전문가만
자격 인증 방식은 서술·단답형 필기시험이며 상·하반기 각 1회 시험이 있다. 시험 주요 내용은 식품위생법을 비롯한 위생안전기준이고, ▲1등급 Expert ▲2등급 Instructor ▲3등급 Manager ▲4등급 Basic으로 구성된다.

4등급 Basic을 취득하기 위한 최초의 시험을 통과하고 나면, 2등급과 3등급을 가리는 한 번의 시험을 통해 60점 이상은 3등급 Manager, 80점 이상은 2등급 Instructor 자격이 부여된다. 2등급 Instructor 자격이 있어야 1등급 Expert가 되기 위한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지며 60점 이상 취득 시 Expert 자격을 얻는다. Basic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은 자격 제한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주관 부서는 식품안전센터 소속 위생안전그룹이며, 제도 도입 전 영양사·조리사 대상의 온라인 교육과정 개발부터 도맡아 했다. 시험 답안의 평가는 위생안전그룹 소속 인원 중에서도 10년 이상 재직자와 국가공인자격을 보유한 인원이 전담한다. 식품위생법과 사내 지침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취득자 혜택
인사제도와 연계해 1등급 취득 시 승격 가점을 부여하며 실제로 Expert 자격을 취득한 현장 근무자가 본사 위생안전그룹으로 인사이동한 사례가 있다. 또한 Expert 취득자 보유 사업장은 전 사업장 대상의 연 2회 정밀점검 중 1회에 한해 자율 점검으로 대체할 수 있다. 본사의 개입 없이도 자율적으로 식당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데, 자체 정밀점검을 위한 Expert 교육은 따로 실시한다. 

앞으로는 1등급 취득자에 대한 보상과 교육, 권한을 더 늘려 구성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려 한다. 다양한 취득자 혜택에 실제로 도전을 원하는 인원이 늘고 있으며 점차 이를 개인 목표 중 하나로 여기는 분위기다. 

 
전혜진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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