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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활력 있게 만드는 리버스 멘토링
그동안 멘토링은 경험이 많은 선배가 나이 어린 후배에게 조언하는 것을 의미했다.
기업을 활력 있게 만드는 리버스 멘토링
제호 : 2019년 11월호, 등록 : 2019-10-25 14:39:53




그동안 멘토링은 경험이 많은 선배가 나이 어린 후배에게 조언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최근 많은 기업들은 조직 내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역량을 활용하고, 더욱 활력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전통적인 방식과는 반대로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선배 경영진을 코칭하고 가이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리버스 멘토링은 단순히 멘토링으로 끝나지 않고 조직 내 의사소통 방식, 사업 운영 방식까지 변화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한 기업들은 어떻게 이 제도를 활용했을까? 리버스 멘토링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리버스 멘토링의 기대 효과와 성공 요건을 알아본다.

뒤처진 시장 감각과 매너리즘이 초래한 구찌 최대의 위기
구찌는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이러한 성장 정체는 명품 시장의 주 고객이 중장년층에서 젊은 층으로 변화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과거 구찌의 성공을 이끌었던 유럽 귀족 스타일의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특성을 고수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고객들은 구찌를 '비싼데다 촌스럽기만 한 브랜드'로 보고 있었다.
위기 상황 속에서 2015년에는 구찌의 새로운 CEO로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ri가 임명됐다. 그는 취임 후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구찌는 과거의 성공 경험에 빠져 시대에 맞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패션의 본질인 창의성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짚어낸 구찌 경영 위기의 근본 원인은 크게 2가지였다. 하나는 시장의 변화, 특히 젊은 고객의 니즈 파악 실패이며, 다른 하나는 조직 내 매너리즘이었다.
신임 CEO의 경영 혁신을 위한 일련의 활동 속에서 구찌는 실적 반등에 성공해 3년만인 2018년에는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약 98억, 39억 달러에 도달했다. 이는 3년 전과 대비했을 때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2018년 4분기에 구찌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에 오르기도 했다.

완전히 젊고 새로워진 구찌 변신의 비결, 리버스 멘토링
구찌는 명품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뒤늦게 읽었음에도 기존 중년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밀레니얼 세대에게 "It's 구찌"는 "It's Cool"과 같은 의미로 통할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 변신했다. 그 결과로 2017년에는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 고객 비중이 구찌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하게 됐다. 구찌가 이처럼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자.
구찌는 변신을 위해 몇 가지 혁신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리버스 멘토링 도입, 수석 디자이너 자리에 과감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무명 직원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 발탁, 온라인을 포함한 유통 채널 다변화 등 기존의 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나갔다. 이 중에서도 구찌 CEO가 실적 반등과 브랜드 혁신의 비결로 내세운 것은 바로 '리버스 멘토링'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리버스 멘토링이란 무엇일까?

리버스 멘토링의 개념과 기대 효과
리버스 멘토링이란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경영진을 코칭하고 조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버스 멘토링은 1:1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多(멘토):1(멘티), 多:多의 그룹 멘토링 형태로도 확장되어 사용할 수 있다. 멘토 선정 또한 내부의 젊은 직원은 물론 외부 젊은 컨설턴트를 활용하기도 하는 등 리버스 멘토링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은 그 효과성을 인정받아 구찌 외에 에스티로더, IBM, 마이크로소프트, 시세이도, GE 등 여러 기업에서도 적극 운영하고 있는 제도이다. 리버스 멘토링의 기대 효과는 최신 시장 트렌드 센싱, 조직문화 혁신 촉발, 경영진의 디지털 플루언시Digital Fluency 강화 등을 꼽아 볼 수 있다.

최신 시장 트렌드 센싱
기업은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시장 및 고객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구찌 CEO 마르코 비자리는 "시장은 빠르게 변하며 고정적인 것은 없다. 매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며 급변하는 명품 소비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했다. 구찌에는 30세 이하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그림자 위원회Shadow Committee가 있다. 이 위원회는 임원들의 경영회의가 끝난 후, CEO와 함께 경영회의의 주요 안건을 다시 토론한다. 이로써 CEO는 경영회의와는 다른 관점과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구찌는 그림자 위원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구찌와 함께하는 여행 앱'을 제작했다. 또한 구찌는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특성을 반영해 제품에 모피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는 등 최근 젊은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2가지 형태의 리버스 멘토링으로 시장의 변화 및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 하나는 회사 내부 젊은 직원들을 활용한 리버스 멘토링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임원과 젊은 직원을 연결시켜, 매달 'Retail Immersion Days'를 진행한다. 이때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에 대해 학습하고,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다양한 매장을 함께 방문해 시장의 변화 트렌드를 탐색하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외부 젊은 컨설턴트와 경영진 간의 리버스 멘토링이다. 경영진은 외부의 젊은 컨설턴트와 짝을 이루어 고객과 시장 변화에 대해 주기적으로 논의하고, 마케팅 전략 등에 관한 조언을 듣는다.

조직문화 혁신 촉발
경영진과 밀레니얼 세대 간의 리버스 멘토링으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혁신할 수 있다. IBM의 경우 권위적인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방식으로 인한 조직 내 갈등이 많았다. 특히, IBM 내부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 인력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세대 간 상호 이해도가 낮아 경영진과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 IBM의 최고경영진은 "밀레니얼 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조직 운영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IBM은 자기주도적으로 의견을 내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했다. IBM은 젊은 세대와 경영진과의 직접적인 소통 채널인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세대 간 이해도 제고와 권위적인 조직문화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세대 간 소통 활성화를 목표로 두 달에 한 번 리버스 멘토링 세션을 진행한다. 이 세션에서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 새로운 조직문화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멘티인 경영진은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소통 방식과 리더십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멘토인 젊은 직원 또한 경영진과의 의사소통으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조직 전반을 이해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경영진의 디지털 플루언시 강화
최근 많은 사업 영역에 디지털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고 또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를 아는 '디지털 플루언시Digital Fluency' 역량이 중시되고 있다. IT 및 최신 기기 활용에 능통한 젊은 세대와의 리버스 멘토링으로 경영진의 디지털 플루언시를 강화하고 조직 내 정보 및 기술 격차를 완화함으로써 조직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시세이도는 경영진의 IT 활용 능력을 제고하고 회사 내 디지털 기기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했다. 시세이도의 경영진은 20~30대의 젊은 멘토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리버스 멘토링을 진행한다. 젊은 멘토가 다양한 스마트폰 앱과 SNS 사용 방법을 설명하고, 경영진은 이렇게 학습한 내용을 업무 전반에 실제로 적용한다. 시세이도는 리버스 멘토링을 운영한 결과, 원격 화상 통화를 이용한 회의, 사내 SNS에 의한 업무 보고 등이 자연스럽게 조직에 정착되어 조직 내 정보 공유 속도 및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다. GE 또한 경영진에게 새로운 ICT 기술 및 사용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는 젊은 직원을 찾아 멘토링을 받을 것을 권고하며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시행했다.

앞서 살펴본 효과들에 더해 기업들은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형성, 인재를 육성하는 기회 확대 등의 조직 차원의 효과는 물론 멘토로 참여하는 젊은 세대의 동기부여, 소속감 강화 등 개인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리버스 멘토링의 성공 요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인구 비중 및 구매력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젊은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 제공과 이를 위한 조직 운영 방식으로의 변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함으로써 경영진은 젊은 세대와 의사소통하며 젊은 사업 감각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업은 이를 통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 고객 지향적 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리버스 멘토링의 성공을 위해서는 3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째, 무엇보다도 리버스 멘토링의 도입 목적과 영역을 분명하게 정의해야 한다. 리버스 멘토링 시행 목적이 불분명할 경우, 멘토링이 형식적인 행사로 변질될 수 있다. 분명하게 정의된 경영진의 관심 영역과 니즈에 맞게 젊은 멘토의 역량을 매치한다면 멘토링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젊은 감각과 빠른 트렌드 센싱이 중요한 사업 영역(소비재, 서비스)과 직무 영역(마케팅, 영업, 상품 기획) 등 리버스 멘토링을 우선적으로 도입할 영역을 검토해야 한다.
둘째, 리버스 멘토링의 목적에 맞는 방식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초반에는 IT 및 SNS 활용 방법 공유부터 시작해 이후 외부 시장 트렌드 센싱, 마지막 단계로 내부 조직문화의 변혁을 위한 젊은 세대의 의사결정 참여 등 리버스 멘토링 운영의 점진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상급자에게 직접 조언이 어려운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초기에는 多(멘토):1(멘티) 혹은 多:多에서 시작해 추후에 1:1 유형의 멘토링으로 이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급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구성원들의 개방적인 자세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의 의견에 대한 경영진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경영진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이를 경영에 적극 반영할 때 리버스 멘토링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곽연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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