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2024년도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내 여러 조직에서는 사업 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예년보다 빠른 내년도 준비 배경에는 올해보다 외부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전제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악화로 경영층이 직접 사과하면서 인적 쇄신을 밝혔고, SK그룹도 경영 효율화를 위한 운영 개선Operational improvement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가장 큰 기업들이 경영 효율화에 사활을 걸고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의 상황 역시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런 흐름 하에 내년도를 준비하는 인사의 주요 키워드 역시, '성과'다. 인사 또한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한 하위 기능으로서 지속적으로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며 성과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인사에서는 구성원이 조직 내 성과 달성에 기여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생산성Productivity'을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데, 본고에서는 여러 관점에서 바라본 생산성의 정의와 생산성 측정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jpg)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생산성의 의미 생산성의 의미는 키워드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먼저, 경제학적 관점에서 생산성은 주로 단위 시간당 산출물의 양을 의미하는 '노동 생산성'으로 표현된다. 이는 기업이 자원을 투입해 얻는 산출물을 최대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며, 경제학에서는 주로 노동자 한 명이 일정 시간 동안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양에 기반해 생산성을 측정한다. 가령, 제조업 공장에서 한 명의 근로자가 하루에 100개의 부품을 생산하다가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돼150개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 투입된 자원은 동일하지만 산출물이 커졌으므로 생산성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심리적 관점의 생산성은 개인의 동기, 심리적 상태 등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가령, 마케팅팀의 한 직원이 직무에 대해 높은 수준의 동기 부여를 받고 있다면, 그로 인해 스스로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고, 야근을 감수하면서도 일을 완료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회학 관점에서 생산성은 조직 내 사회적 관계와 협력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팀워크, 의사소통, 협력 등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접근으로서 구성원 간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팀워크가 원활할 때 더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생산성은 개별 성과뿐 아니라 집단 간 협업을 통해 산출되는 결과물로도 평가할 수 있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서로 원활한 의사소통과 협력을 통해 단기간 내에 복잡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가정해 보자. 팀원들 간의 신뢰와 효율적인 정보 공유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끈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팀은 개개인의 뛰어난 능력보다 협력과 소통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 것이다. 이 경우 생산성은 개인 성과보다는 팀이나 집단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기술적 관점으로 보면 생산성은 주로 구성원이 사용하는 기술 도구나 시스템 효율성에 따라 정의된다. 가령, 고객 서비스 부서에서 AI 기반 챗봇 시스템을 도입한 후, 직원들이 처리해야 할 고객 문의의 50%가 챗봇을 통해 자동 처리됐다고 해보자. 그 결과, 고객 대응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돼 직원들이 보다 복잡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 기술 도입을 통해 직원들의 생산성과 고객 만족도가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면 경제학 관점에서는 들어간 자원과 시간 대비 산출물 비율로서 생산성을 정의할 수 있고, 심리학은 높은 생산성을 만들기 위한 개인 동기 및 태도와 정서에 관심을 두고, 사회학은 조직 내 함께 일하는 구성원 간 관계에 집중하며, 기술적 관점에서는 개인과 구성원 간 일을 수행하는 데 결과를 효율/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서 생산성에 관심이 높다. 그렇다면 인사가 몸담은 경영학에서는 생산성을 어떻게 정의할까? 앞서 정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도출하는 효율성, 그리고 목표 달성 여부에 중점을 두는 효과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강조된다. 그러므로 생산성은 조직 목표 달성에 대한 구성원의 기여도라는 정량적인 부분과 질적 성과까지 포함한다. 생산성을 표현하는 방법 그렇다면 인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생산성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우선, 매출액 대비 노동 생산성은 직원 1인당 발생한 매출액으로 각 직원이 창출한 가치를 측정하는 직관적 지표로, 주로 서비스업과 같이 인적자원이 주요한 사업에서 활용된다. 그러나 조직 매출 달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는 인적자원 말고도 여러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에, 산출물 대비 투입률 비율로 생산성을 측정할 때는 인력, 자본, 원자재 등의 투입된 자원을 분모로 놓고, 분자에 제품 또는 서비스를 놓고 계산하는 방식이 있다. 주로 제조업에서 쓰이며 효율성을 중시하는 지표다. 다만 이 지표 역시 구성원이 직접적으로 조직 성과 달성에 기여했음을 주장하기에는 구체성과 인과성이 매우 부족하다. 또한 이러한 방식은 조직구성원을 수동적으로 성과를 만드는 자원으로 인식하게 한다. 조직구성원은 동기와 가치, 태도에 따라서 능동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조정할 수 있고, 구성원 간 협력 정도에 따라서 창출하는 산출물이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보다는 인적자본Human Capital이란 표현이 더욱 적절하다. 인적자본이란 개념은 경제학자인 시어도어 슐츠Theodore Schultz와 개리 베커Gary Becker에 의해 정립되고 정교화됐는데, 슐츠는 1961년 인적자본이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하며 이를 경제학 분석의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1) 구체적으로 농업과 개발경제학 연구에서 출발해 인적자본의 중요성을 주장했으며, 이는 국가 경제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서도 핵심 요소임을 부각했다. 베커는 1964년 저서 《인적자본Human Capital》에서 인간의 지식, 기술, 건강 등을 인적자본으로 정의했다. 또한 개인에게 제공하는 교육이 경제적 가치를 가진 투자인지를 분석하고 증명했는데, 인적자본이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의 경제적 성과를 향상시키는 주요한 자원임을 강조했다. 생산성 관점에서 인적자본 측정하기 이러한 인적자본 개념은 어떻게 구체적으로 생산성 관점에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가장 많이 활용하는 인적 생산성 지표로는 인적자본 부가가치Human Capital Value Added; HCVA와 인적자본 투자수익률Human Capital Return on Investment; HCROI이 있다. 인적자본 부가가치 지표HCVA HCVA는 인적자본이 창출한 부가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 조직의 전체 수익에서 직원들의 비용을 제외하고 그들이 창출한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즉 한 명의 직원이 회사에 기여한 순 부가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인력 생산성의 질적 측면을 측정하고, 직원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평가한다. 계산 방법은 총매출액-(총 운영비용-인적자본 비용)/직원 수이며, 직원 한 명당 창출된 부가가치를 계산해 인적자원의 생산성을 표현하는 것이다.2) 가령, 어느 IT기업의 총매출액이 10억이고, 운영비용이 7억이며, 이 중 급여, 복지 등의 인적자본 비용이 3억이라고 가정해보자. 직원 수가 100명일 경우 HCVA는 10억-(7억-3억)/100명=600만 원으로 볼 수 있다. HCVA의 장점으로는 구성원이 조직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가치 중심으로 측정한다는 점이 있지만 단순히 재무적 지표에 의존하기 때문에 비재무적 성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과 연구 개발이나 고객 서비스 등의 분야처럼 부가가치 창출 측정이 어려운 분야에 적용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 중략 ... |
|
기사 전문은 구독권한이 있는 회원께만 제공됩니다. 먼저 로그인 하세요.
로그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