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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 되면 뭐하나요? 임원과 팀원 사이에 끼어서 힘들기만 하고 권한은 예전만 못하니, 요즘 제 주변에는 나중에 팀장 되겠다는 사람이 없어요."
대학원에서 필자의 수업을 듣는 한 주니어 HR담당자가 이야기한 기업 조직의 현실이다. '너 이렇게 일 잘하면 나중에 팀장 된다'라는 말과 '일은 계속 잘할 테니 팀장만은 맡기지 말아주세요'라는 말이 더 이상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대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기업 노동조합 등 다양한 조직에서 점점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jpg) 리더 자리를 기피하는 '리더 포비아' 우리는 이처럼 리더 되기를 회피하고 심지어 거부까지 하는 현상을 '리더 포비아'라고 부른다. 리더 포비아는 '리더Leader'와 '포비아Phobia'의 합성어로, 포비아란 특정한 상황이나 활동, 대상에 대해서 공포심을 느껴 높은 강도의 두려움과 불쾌감으로 인해 그 조건을 회피하려는 것을 말한다. 즉 리더가 되어 책임과 희생을 떠안는 것에 공포심을 느낄 정도로 거부하고 기피하는 현상을 말한다. 리더 포비아 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2014년 미국에서 공공기관과 사기업 직원 3,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3인 66%가 리더십 역할을 추구하는 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프버러대학의 제이넵 아이칸Zeynep Aycan 등의 연구에 따르면, 젊은 세대 직원들은 전통적인 계층적 경력 발전 경로를 기피하고 조직 내에서의 수평적 이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제는 리더가 된다는 것이 더 이상 권한과 승진, 존경을 의미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실제로 대기업에서 부서장을 맡을 때의 장점은 사라지는 반면, 업무량과 책임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팀장들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존재가 되고 있으며, 팀장들의 워라밸은 고사하고 번아웃을 염려하는 회사도 많아지고 있다. 이미 리더인 사람들도 더 이상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싶어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리더가 없는 세상을 우리는 상상할 수 있을까? 피터 노스하우스Peter Northouse 교수는 저서인 《리더십 이론과 실제》에서 리더십을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개인이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쳐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 바로, 리더이다. 결국 리더란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서 목표의 달성을 위해 방향을 설정하고 구성원을 이끌어 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리더는 영향력 행사, 동기부여, 의사결정 등을 통해 조직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 리더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리더가 없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실제로 빅테크 기업인 구글에서 지난 2002년 관리자를 없애는 실험을 했다. 유능한 개발자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었을까? 그러나 이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관리자가 없는 사무실에서 직원들은 업무에 대한 지침이나 중요한 일에 대한 의사결정과 승인도 받지 못하며 우왕좌왕했고 부서 간 갈등을 주도적으로 해결해 줄 사람도 없었다. 결국 구글은 몇 달 만에 관리자 체제로 돌아갔다. 리더 회피가 불러오는 문제들 그렇다면 리더 회피는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 우선, 훌륭한 리더를 선발하고 양성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의 운영과 성과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앞서 소개한 구글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검증된 문제이다. 둘째, 문제는 리더십 파이프라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리더가 될 인재를 핵심인재 또는 예비 리더로 선발하고 육성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리더 풀Pool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리더 회피가 많아지면 리더 풀 자체가 부족해지고, 궁극적으로는 리더십 파이프라인도 무너지게 된다. 셋째, 부족한 리더 풀로 인해서 엉뚱한 사람이 리더가 되고 그로 인해 리더십 드레일러Derailer가 발생해 직원들이 번아웃 되고 퇴사할 확률이 높아진다. 리더 되기를 주저하는 인재들은 자신감과 리더십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오해받는 반면, 리더십 역할을 주저 없이 수락하는 자신감 있어 보이는 인원들이 잘못된 리더로 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구성원들이 왜 리더 되기를 거부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기업 현장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동기Motivation to Lead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제는 리더십을 회피하는 동기Reluctance to Lead에 대해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리더십 발휘동기와 회피동기는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이것은 마치 이직동기와 직무배태성, 위생요인과 동기요인의 관계와 유사하다. 직원들이 왜 떠나려 하는지이직동기를 이해하는 것 못지않게 왜 남아있는지직무배태성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임금, 회사 정책, 근로환경 등 직무 불만족을 일으키는 요인위생요인은 승진, 성장 기회, 인정 등 직무 만족을 일으키는 요인동기요인과 다르다는 것이 프레드릭 허츠버그Frederick Herzberg의 '2요인 이론Two factor theory'이다.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동기를 부여해도 회피동기를 없애지 않는다면 리더십 회피 현상을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이렇듯 리더가 되고 싶어 하는 것뿐만 아니라 리더가 되고 싶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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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두산로보틱스 HR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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