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사람들, 오피스빌런 대처법 : 직장 내 괴롭힘 제도 운영 시 주의사항
직장 내 괴롭힘 발생을 예방하고 사후적으로 현명하게 조사 및 대응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선 넘는 사람들, 오피스빌런 대처법 : 직장 내 괴롭힘 제도 운영 시 주의사항
제호 : 2024년 04월호, 등록 : 2024-04-02 17: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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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발생을 예방하고 사후적으로 현명하게 조사 및 대응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전체 임직원이나 일선 리더들을 대상으로 교육 세션을 가지기도 한다. 

필자도 관련 교육 세션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종종 받는데, 기업마다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경험과 고민하는 바가 다른 점을 고려해 세션 전 미리 질의를 받곤 한다. 이 때, 인사담당자들로부터 생생한 사례와 함께 예방, 조사, 판단에 걸친 상당히 다양한 질의가 나와 새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그 양상이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본고에서는 필자가 교육 세션을 진행할 때 자주 받는 두 가지 질의를 바탕으로 직장 내 괴롭힘 제도 운영 방안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Question 1 정식 신고가 없는 상황에서 정식 조사 여부
첫 번째 질의는 '정식 신고가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시작해야 하는가'이다. 일반화하면 직장 내 괴롭힘 발생을 의심할 정황은 있지만, 신고가 없거나 불완전한 신고가 이루어진 경우, 기업이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실행해야 하는지, 조사를 한다면 그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지의 문제다. 

예를 들어 블라인드에 S팀장이 다른 팀원들과 결탁해 J팀원을 회의에서 배제하고 따돌리거나 "야, 너"와 같은 모욕적 발언을 상습적으로 한다는 루머가 올라왔고 이를 인사담당자도 읽었다고 해보자. 그리고 또 다른 사례로, "T실장은 승진 이후 전반적으로 직원 관리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으니 살펴봐 달라"는 짤막하면서도 두루뭉술한 익명 메일을 인사담당자가 받았다고 하자. 이 사례들에서 인사담당자는 S팀장이나 T실장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개시해야 할까? 

이 경우는 기업이 조사가 필요하다고 즉시 판단하게 될 전형적 상황, 즉 정식 신고가 이뤄진 경우와 비교할 때 조사의 필요성이나 효과가 떨어진다. 블라인드 사례의 경우 S팀장에 대한 인사조치나 J팀원의 보호를 요청한다는 의도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익명 신고 사례에서는 조사 대상자가 될 피해자를 정하고 면담 시 질의할 사항 등 조사 방법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없고, T실장의 문제 행위의 구체적 사례나 증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신뢰성이 의심된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면, 기업은 그 정보가 조사 개시를 요구하는 신호Signal인지, 아니면 단순히 사적 갈등이나 다툼, 다소 불편한 점은 있지만 업무상 불가피한 평가나 지시와 같은 소음Noise인지 먼저 구별해야 한다. 신호라면 조사를 개시하고 소음이라면 아직은 지켜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불완전한 정보가 있을 때 그 정보가 신호와 소음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이 문제는 결코 쉽지 않다.


기업에게 주어진 엄격한 조사 의무
필자는 우선, 앞서 소개한 사례와 같이 비록 불완전한 정보라 할지라도 인사담당자가 관련 정보를 알게 됐다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이는 기업에 법적으로 주어진 엄격한 조사 의무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은 피해자 등의 신고 외에도 기업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認知한 경우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도록 한다.1) 이것은 신고가 없더라도 기업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조사 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조사 의무를 위반하면 기업은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불완전한 정보가 신호인지 소음인지를 판단하는 문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일단 신속한 조사를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좋다. 다만, 이는 정식 신고를 받았을 때의 조사와 비교했을 때 순서나 강도가 그와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기업은 조사를 정식 조사와 예비 조사로 나누고, 앞서 언급한 사례의 경우라면 예비 조사부터 실행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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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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