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조직문화로의 변화, 기억해야 할 요소는?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지식기반 디지털 경제에서 기업들은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변화, 기억해야 할 요소는?
제호 : 2022년 09월호, 등록 : 2022-08-26 09:05:52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지식기반 디지털 경제에서 기업들은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기업 성공요인이 우수인재의 확보 및 관리뿐 아니라, 조직의 가치 창출을 위해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몰입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직문화의 구축임을 인식하고, 다양한 제도적, 구조적, 상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의 3대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CEO의 첫 번째 글자 C를 'Culture'로 정의한 후, 마이크로소프트에 만연해 있던 갈등과 반목의 조직문화를 공감과 협력의 문화로 변화시켜 기업성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또한, 조직문화의 저명 연구자인 에드거 샤인Edgar Schein 교수는 진정으로 조직의 리더들이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한 가지 활동을 꼽으라면, 그것은 조직의 문화를 창출하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여러 연구 결과들도 조직문화와 기업성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과 연구자들 모두는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 체계와 행동 방식인 조직문화의 필요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수평적 문화로 전환하려는 한국 기업
한국 기업들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과거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수직적·위계적 조직문화를 수평적·혁신적 문화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삼성, 현대, LG 등의 대기업들은 다양한 제도적·구조적 변화를 실행함으로써, 협업, 신뢰, 공감, 자율, 투명성, 위험 감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급과 보고체계의 단순화, 호칭 변경, 자유로운 옷차림, 평가제도 변화, 투명한 정보 공개 등을 통해 수직적인 위계질서 기반의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자율, 신뢰, 협업, 공유 등에 기반을 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로부터 듣는 가장 많은 의견과 질문은 '조직문화 변화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그것은 매우 어려우며, 실질적으로 조직문화의 성공적인 변화가 가능한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조직문화가 의도한 방향으로 변화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여러 이론들에서도 조직문화가 형성은 될 수 있으나 그것이 다른 유형의 조직문화로 완전히 바뀌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람과 조직은 자신들이 익숙한 부분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에 저항하는 관성Inertia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문화의 변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조직문화 변화는 본질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 
통제 중심의 수직적·위계적 문화에서 자율, 공감, 협업, 책임 등을 강조하는 수평적, 자율적인 조직문화로의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업이 유의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문화의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조직문화는 조직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 규범, 행동 방식을 의미하며 만약 구성원들이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나 행동 방식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면, 그 조직은 조직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구성원들 간에 조직의 가치 및 행동 방식에 대한 공유 정도가 강할 때, 그 조직은 강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며, 반대로 공유 정도가 낮을 경우 약한 문화를 갖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조직문화의 강도는 구성원들이 조직문화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 공유, 협업을 함으로써 불확실한 환경에 유연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해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즉 조직문화의 유형과 강도는 구성원들의 행동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직문화는 설립자가 조직운영 철학을 효과적으로 실천해나가기 어려운 초창기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현되며, 구성원들이 조직 내의 바람직한 행동 방식과 가치를 서로 공유하고 내재화하면서 형성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우수인재를 중심으로 한 자율과 책임'이라는 조직문화는 초창기 사업 실패로 인해 많은 구성원들이 해고됐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우수 인력들이 자발적인 협력과 몰입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창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며, 이것이 구성원들의 가치 체계에 내재화되고, 조직의 의사결정 원칙으로 공유되면서 유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조직문화의 의미와 강도 그리고 형성 과정 등을 고려해볼 때, 한국 기업들의 수직적·위계적 조직문화를 수평적·자율적 조직문화로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며, 특히 수직적·위계적 문화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을수록 조직 변화는 더욱더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전환, 기억해야 할 요소
최근 한국 기업들이 시도하고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효과적인 전환을 위해 우리는 어떠한 요인을 고려해야 할까? 수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다음의 몇 가지만은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에 대해 명확히 진단 
조직문화의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들은 ▲직원들이 어떠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지 ▲가치와 행동 방식에 대한 공유 수준(강도)은 어느 정도인지 ▲세대, 직종, 부서, 사업 등이 저마다 다른 다양한 구성원들 간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등을 명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이해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고객의 니즈와 현황을 파악하는 것인 만큼, 조직문화 혁신의 주체는 직원들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이해가 조직문화 변화의 첫걸음이라 하겠다. 글로벌 혁신기업들 또는 성공적인 경쟁사들의 문화를 모방하기 위해 단순히 이들의 제도적·구조적 활동을 따라 해서는 조직문화의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문화가 가치창출 요인이라는 인식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직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꾸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조직문화는 기업의 외부환경, 추구하는 전략, 조직구조, 성공요인 등과 연계되어 해당 조직에 적합한 문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되어야 한다. 물론 지금처럼 환경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수평적인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긴 하지만, 안정성이 높은 부서나 사업 등에서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직적·위계적 문화의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 조직 간의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이러한 하위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전체 수준의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는 접근이 필요하다. 


최고경영층부터 조직문화 변화에 적극 참여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층이 새로운 사고를 가지고 체계적이고 상징적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기존에 익숙했던 가치 체계와 행동 방식을 새로운 가치 체계로 내재화하도록 함으로써 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가령 조직문화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마이크로소프트는 조직의 방향성과 문화의 전환을 위해, 가장 먼저 최고경영자를 스티브 발머Steven Ballmer에서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로 교체했고, 사티아 나델라는 구성원들이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반목과 갈등이 만연했던 조직문화를 ▲공감 ▲협업 ▲성장의 문화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사티아 나델라가 최고경영자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직원들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직원들의 입장을 공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했기에 가능했다. 또한, 그는 반목하던 사업부의 임원들을 하나의 팀으로 구성해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도록 했다.

이러한 리더십의 변화와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목과 갈등의 원인이었던 성과평가 제도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했고, 관리자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등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수평적인 문화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끌어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처럼 최고경영자는 조직문화 변화의 책임자로서 기존의 가치가 어떠한 가치로 변화되어야 하며, 이러한 가치를 어떻게 내재화할 것인지, 이를 위해 조직의 구조와 제도는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또한 상징적 역할을 진실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인사제도·조직구조적 측면에서의 변화
조직문화는 결국 구성원들이 받아들이고 만들어내는 최종 산물인 만큼,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구성원들의 가치 체계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인사제도적 측면에서의 변화도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조직행동 분야의 저명한 교수 벤자민 슈나이더Benjamin Schneider
에 따르면 조직이 조직생활에 적합한 구성원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조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어느 하나의 관점이 옳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조직 변화를 위해서는 채용에서부터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반영되어야 하고, 기존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내재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훈련이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성과평가와 보상제도 및 퇴직과 관련된 일련의 인사제도뿐 아니라, 보고체계와 부서간 조정과 통합방식 등 조직구조의 변화까지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의 조직문화 변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본질적인 요소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최근 수평적인 조직문화로의 변화를 위한 한국 기업들의 노력이, 5년 후, 10년 후의 미래에는 성공적인 평가로 나타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권기욱 교수는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경영연구소 소장과 인사·조직·노사 MBA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기술기반 조직진단 기업인 진단랩jindanlab의 대표이다. 일리노이대학교(UIUC)에서 인사노사관계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삼성, 한화, 제일기획 등을 포함한 기업들과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기관에서 자문과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수행해 오고 있다.
권기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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