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제대로 알기 ① 사무직 근로자는 정말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아닌가
많은 기업이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대로 알기 ① 사무직 근로자는 정말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아닌가
제호 : 2022년 04월호, 등록 : 2022-03-30 13:17:51





많은 기업이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구성된 기업은 상대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 아무래도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면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 보니 취해야 하는 안전보건 조치의무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사무직 근로자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아닐까? 정말 우리가 손을 놓고 있어도 되는가에 대해 한 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사무직 근로자에게도 전부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중대재해처벌법은 개인사업자, 50인 미만 사업장, 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에 2024년 1월 27일로 시행시기가 유예되었을 뿐, 기본적으로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업종을 불문하고 전부 적용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직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않는 이유는 법에서 정한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와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등 주요 의무사항이 산업안전보건법 준수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업종별 유해·위험도에 따라 적용 범위를 달리한다는 특성상 건설업, 제조업 등 비교적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업종에는 전면 적용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사고 발생의 위험이 낮은 사무직 사용 사업장에는 일부만 적용된다. 사무직 사용 사업장에 산업안전보건법의 일부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중대재해처벌법도 준비할 사항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제정 취지 차이 
사무직 사용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기에 앞서, 이미 산업현장에서 준수해야 하는 안전보건조치를 정한 산업안전보건법이 존재함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한 취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본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안전보건에 관한 노력을 현장에서만 한다거나 현장만의 헛된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주요 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전사적인 관리 하에 두기 위해 제정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구체적인 안전·보건조치, 즉 '실행'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은 그 실행의 전제인 전략, 목표 설정, 실행 여부 점검, 환류에 관한 체계를 정하는 역할로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은 업종마다 유해·위험도를 고려해 업종별 적용 범위를 달리하고 있는 반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전체적인 안전보건체계 구축이 주된 축으로 업종별 적용 범위를 달리할 필요가 없어서 모든 업종에 전면 적용되는 것이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법에서 정한 안전보건 조치를 하지 않은 그 자체로 법 위반에 해당해 벌금, 과태료 등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반면에 중대재해처벌법은 비록 안전보건 조치가 미흡하더라도 사고 발생 등으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사무직 사용 사업장에도 안전보건조치 의무 적용
전술한 바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장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보건에 관한 기준 및 그에 따른 사업주의 조치의무, 해당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책임자 등을 규정하므로 사업장의 유해·위험도를 고려해 업종별로 적용 범위를 달리한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을 확인할 때에는 우선 기업의 업종에 따라 적용되는 법 규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무직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에는 산업안전보건교육, 안전보건관리체제, 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규정 정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일부 적용제외되더라도 위험성 평가, 안전 및 보건조치 규정은 적용되는 바, 사무직 사용 사업장이라도 기본적으로 유해·위험 방지 조치를 할 의무는 존재하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더라도 인명 피해 위험 있어
사무실에서 근무하더라도 인명 피해의 위험이 존재한다. 다만 인명 피해라고 하면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계질환,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업무를 하거나 장시간 컴퓨터 모니터 노출에 따른 VDT증후군, 근골격계질환을 떠올리기 쉽다. 이러한 질환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 당시 직업성 질병에서 제외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시 처벌이 따르는 만큼 중대산업재해인지 논란의 여지가 없어야 하는데, 뇌심혈관계질환 등은 개인의 질병, 생활 습관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는 특정 질병 유발 요인이 업무로 인한 것임이 명백해야 하는 등 인과관계가 명확할 필요가 있다고 하여 업무와 질병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중대산업재해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검찰의 중대재해처벌법 벌칙 해설서에서는 과중한 업무나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 등으로 뇌심혈관계질환이 발생해 사망한 경우 중대산업재해로 볼 수 있다고 전제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기관의 온도 차는 존재하지만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므로 결국 업무에 관계되는 유해·위험요인이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한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피할 수 없다는 결론은 동일하다.
검찰은 중대재해법 벌칙 해설서에서 사무직 근로자라 하더라도 넘어짐, 감전, 과로사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대상이라고 하고 있어서 고유의 사무 업무에서 비롯된 질병뿐 아니라 사무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성도 미리 체크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법 해석에 따라 '사무직 근로자' 판단해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무직과 법에서 해석하는 사무직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서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공장 또는 공사현장과 같은 구역에 있지 않은 사무실에서 서무·인사·경리·판매·설계 등의 사무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정의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한국표준직업분류에서 '사무종사자'를 '관리자,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를 보조해 경영방침에 의해 사업계획을 입안하고 계획에 따라 업무추진을 수행하며 당해 작업 관련 정보의 기록·보관 등 업무를 수행하는 자로서 주 직무가 문서처리'임을 설명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장소적 작업공간이 사무실이라는 사실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의 성격·내용·수행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행정해석에 따르면 '사무실 책상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가 아니라 업무의 성격과 내용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기업전략·조직을 기획·관리·지원하는 업무를 통해 소속 사업체의 운영을 통제·관리하고, 직접적인 산업활동을 수행하지 않으며, 경영지원업무 등에 종사하는 자가 아닌 사무실에서 단순 반복업무를 하면서 업무 중에 자유롭게 움직이기 곤란한 업무를 수행한다면 사무직 종사자로 볼 수 없다.

정보서비스업에서의 SW 개발자, UX디자이너 등은 직접적인 산업활동을 수행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고 소프트웨어 개발 등 정보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의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컴퓨터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전문가 및 관련종사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개발자 등 비사무직 근로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은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이 아닌 회사의 업종분류에 따라야 함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무직 사용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필요 
결론적으로, 사무직 사용 사업장도 특성 및 규모를 고려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무직 사용 사업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전면 적용되고, 과로 등으로 인한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추락, 감전 등에 의한 재해 발생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무직 사용 사업장도 상황에 맞는 안전보건 조치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표 1>과 같이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등에게 ① 재해 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②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③ 재해 발생 시 재발 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④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③, ④는 재해 발생 또는 중앙행정기관 등의 개선 명령에 따른 조치사항이므로 기업에서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사항의 핵심은 ①, ②라고 볼 수 있다.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핵심 사전조치는 다시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등 12가지 조치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는 기업의 최고 책임자가 종사자의 안전한 근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고(계획), 구축된 시스템을 현장에서 이행해야 하며(실행), 적정하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평가)할 의무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김동미 노무법인 미담 대표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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