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적 피드백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동료평가의 길
동료평가는 성과측정이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는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발전적 피드백으로 성장을 지원하는 동료평가의 길
제호 : 2022년 03월호, 등록 : 2022-02-25 13: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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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평가는 성과측정이 아니라 성장을 지원하는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2013년 즈음, 미국 경영계를 중심으로 직원 간 순위를 매기는 상대평가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반성의 물결이 일었고, 마이크로소프트 등 발 빠른 곳들은 상대평가 폐지 대열에 합류했으며 2015년에는 상대평가의 원조 잭 웰치도 더 이상 상대평가 방식이 시대에 맞지 않음을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가장 먼저 연말에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하고 '상시 성과평가 제도'를 시행했다가 월 단위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들의 민원에 따라 기존의 평가제도로 회귀한 이력이 있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리더의 일방적 평가에서 다면평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동료평가' 방식이 자연스럽게 대두됐다. 삼성전자는 2021년 말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동료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 포스코는 최근 '협업포인트' 제도를 신설해 협업 활동을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으며 동료평가제도도 시행 중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같은 해외 유명 기업뿐 아니라 카카오, 네이버, CJ, 삼성전기,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국내 유명 기업 및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기업에서도 동료평가제도를 시행 중이다.


왜 동료평가를 하는가
직장인 C는 자신이 최근 경험한 동료평가에 대해, "이 평가는 최악이며 회사에 대한 정이 떨어진다"고 소회했다. C가 다니는 회사의 동료 평가제도를 요약해보면 이렇다. 

·업무 동료 중 평가자 최소 8명 선정 (내 업무를 잘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음)
·온라인에 익명으로 평가 대상자의 장점과 단점을 서술형으로 입력 
·결과를 대상자에게 통보 


익명성, 그것은 얼굴 보고 차마 못할 말을 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붙잡고 있는 이성의 끈을 놓고 못할 말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C는 매일 얼굴 보는 동료들이기에 '단점'을 최소한으로 살살 적었다고 했다. 다른 동료들도 그랬을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받아 본 후 "나는 동료들에게 비수를 맞은 느낌이었고 내가 적은 동료의 단점도 그들에게 비수가 되어 꽂혔을 것이었다"며 충격에 빠졌다.


동료평가, 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조직관리 동향에 비추어 살펴보자. 2019년, 네덜란드의 자유사상가이자 기업가인 위르헌 아펄로는 그의 책 《매니지먼트 3.0》에서 명령과 통제를 원리로 하는 과거의 관리 방식인 '매니지먼트 1.0'에서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BSC(Balanced Score Card), TQM(Total Quality Management) 등 몇 가지 패치를 붙인 한때의 유행이었던 '매니지먼트 2.0'을 지나, 현재는 복잡성 이론에 기반한 '매니지먼트 3.0'의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들의 3.0 탈을 쓴 2.0, 심지어 1.0적 사고가 문제다. 즉 '관리와 통제'의 수단으로 '동료평가'를 이용하려고 한다. 

2009년, 리더십 전문가 닐스 플레깅은 저서 《언리더십》을 통해 통제에 의존하는 과거형 알파기업과 기존의 경영이론에서 벗어난 미래형 베타기업의 특징을 비교했는데,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인사평가에 대한 관점이다. 알파기업이 "개인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고 인사고과는 필요한 것"이라고 보는 반면 베타기업의 경우 "개인의 성과는 평가할 수 없고 인사고과는 가부장시대의 유산"이라고 본다. 시대는 변해 가는데 많은 기업들은 아직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려고 한다.

또 다른 네덜란드의 사상가이자 기업가인 제라드 엔덴뷔르흐는 훨씬 전인 1970년대부터 사회학의 창시자 오귀스트 콩트의 '소시오크라시Sociocracy' 사상적 기반에 '사이버네틱스'라는 시스템사고 이론으로 주춧돌을 놓아 현대적 '소시오크라시 자율경영 조직개발' 이론을 집대성했다. 이를 통해 조직의 운영과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줬는데, 특히 업무 평가의 목적은 보상을 위한 등급 매기기가 아니라 오로지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발전적인 피드백'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면서 그 수행 프로세스를 상세하게 정립했다. 소시오크라시 관점에서 현재 대부분 기업의 동료평가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동료평가에 대한 더 좋은 접근방법
첫째는 평가의 목표를 바꾸는 것이다. 동료평가의 목표는 기능개선을 위한 '피드백'이어야 한다. 업무평가는 왜 하는가? 승진을 비롯한 보상을 하기 위해서인가? 그러한 보상은 왜 하는가? 결국 조직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개인 간의 경쟁'을 부추기는 손쉬운 평가 방식을 채택해 온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목표 아래서 시행되는 동료평가는 평가주체만 '리더'에서 '동료'로 바꿈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동료평가의 목표는 숫자로 매겨지는 성과가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피드백 중심의 업무평가 제도가 되어야 하고, 이것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평가와 보상을 분리해야 한다.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겠지만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시도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360도 평가는 보상으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역량평가'와 '역량진단'을 구분하고 진단 결과는 보상에 활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비상교육은 2019년 '성장위원회'라는 인사평가 방식을 도입하면서 앞으로 평가와 보상을 분리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둘째,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에 기반해야 한다. 즉 내 업무 수행 과정을 잘 아는 선후배 동료를 스스로 선택해 피드백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만 골라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할까 우려되는가? 그렇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엉뚱한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은 우려되지 않는가? 알파기업의 시각을 버리길 바란다. 

... 중략 ...

​주현희 링크컨설팅 대표 / 국제인증 소시오크라시컨설턴트(C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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