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일터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리더십 챌린지
코로나 시국이 1년 6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다.
비대면 일터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리더십 챌린지
제호 : 2021년 11월호, 등록 : 2021-10-25 15:01:52



코로나 시국이 1년 6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다. 갑작스럽게 맞은 팬데믹은 비대면 업무라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제 이러한 변화는 원상복구의 가능성이 내포된 '변화'가 아닌 '진화'의 양상을 띠고 있다. 비대면 업무로 인해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업무 처리 과정을 볼 수 없게 됐고, 구성원들의 업무와 관련해 전적으로 개인들의 자율성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성과관리를 통해 팀과 조직의 성과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에, 자연히 리더십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팬데믹으로 인한 업무 공간과 시간 패러다임의 변화
팬데믹의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얻어 시작된 재택근무, 온라인 회의 등의 비대면 업무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일터와 일,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다. 이와 같이 일을 둘러싼 패러다임의 변화는 무엇보다 업무 공간과 시간 개념의 변형과 확장에 기인한다. 

팬데믹 이전의 일터가 직원들과 동일한 물리적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면,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 등을 통한 비대면 업무는 동일한 물리적 공간을 공유한다는 전제를 벗어나, 물리적 업무 공간과 업무 시간의 불일치를 경험하게 했다. 따라서 업무 공간과 시간에 대한 관리는 오롯이 조직구성원들 각자가 자율적으로 해야 할 개인의 책임이 됐다.

업무 공간과 시간에 대한 관리가 개인의 책임이 됐다고 해서 리더의 역할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팬데믹 상황에서 팀과 조직의 성과를 관리해야 하는 리더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졌다. 업무 방식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리더들의 고민은 깊다. 구성원들 간의 물리적 업무 공간의 불일치는 불가피하게 업무 시간의 불일치를 가져온다. 이는 비대면 근무에서 근태관리를 통한 전통적 성과관리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로 보이지 않는 직원들의 근태관리를 위해 온라인으로 아침 조회를 하거나 하루의 업무 계획을 매일 보고하게 하는 등의 마이크로 매니징을 시도했던 리더에 대한 불만이 유난히 컸던 것은, 마이크로 매니징이 리더가 구성원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어서이기도 하지만, 비대면 업무 상황에서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은 리더십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구성원들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리더십 좌절과 이상한 고리의 창출
비대면 업무와 관련해 리더가 인식하는 가장 특징적인 현상은 리더와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성원 간의 현저한 심리적 거리Psychological distance이다. 심리적 거리란 특정 대상이 자신Self, 여기Here, 그리고 지금Now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에 대한 주관적 경험을 의미한다. 

비대면 업무에서 심리적 거리는 동일 공간과 시간에서 구성원들과 경험을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크게 발생한다. 비대면 상황에서 리더는 구성원들이 과업 수행에서 겪는 어려움, 구성원들 간의 갈등, 구성원 개인적인 이슈로 인한 어려움 등의 정보를 구성원들이 직접 고백하기 전까지 알아채기 어렵다. 같은 공간에 있을 때는 관찰하기 쉬운 감정이나 팀 분위기 등의 비언어적 요소를 가상공간에서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구성원 간의 갈등이 있었음을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대면 면담을 통해 인지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정보 획득의 어려움으로 인해 리더와 구성원 간의 심리적 거리가 증가하고, 리더는 구성원들의 과업 수행을 후원하거나 동기부여하는 리더십 수행에서 좌절과 불편을 경험한다. 

비대면 상황에서 리더십 수행에 대한 좌절은 성과에 대한 책임감으로 인해 긴장을 유발한다. 이러한 긴장을 제거하고자 하는 욕구는 구성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알 수 없는 비대면 상황에서 성과 유지를 위해 결과 중심적으로 구성원들을 평가하고 성과 통제를 해야 한다는 방어적인 대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은 단기적 매출 유지에 기여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인간관계와 협력을 붕괴시키고 조직문화를 악화시켜 또 다른 좌절과 긴장을 유발할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끊임없이 순환하며 모순에 빠지는 호프스태터Hofstadter의 '이상한 고리Strange loop'가 창출되는 것이다. 


심리적 거리의 활용과 코칭 리더십
리더는 비대면 업무에서 심리적 거리로 인해 발생하는 긴장을 수용하고, 더 나아가 이를 활용하는 초월성이 필요하다. 리더와 구성원 간의 심리적 거리는 역설적으로 구성원 입장에서 업무 수행에 대한 자율권과 통제권을 경험하게 한다. 이는 구성원들의 동기부여와 직무 만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개인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업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어디에서 일할지에 대한 자율권을 부여함으로써 활용Exploitation과 탐색Exploration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이때 리더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자율성을 발휘하도록 코칭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코칭은 구성원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계획하도록 구성원의 자기 인식과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임파워링 리더십과는 차이가 있다. 리더의 코칭 프로세스 동안 구성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나 스킬에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에 비대면 면담 등의 제약적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구성원들을 동기부여 시킬 수 있다. 더불어 리더는 조직과 구성원 간의 심리적 거리가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가이드해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자율성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의 목표와 과업 목표를 구체적이고 명확한 언어로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팬데믹에서 가상공간을 활용한 비대면 업무 경험은 일터의 제한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 경험은 물리적 공간과 가상공간의 하이브리드를 계획할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일터의 확장을 가져올 것이다. 비대면 업무 상황은 리더십에 대한 도전과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줄 것이다. 


* 김보영 교수는 국민대학교에서 조직행동론과 인사조직을 가르치고 있으며, 주도적·변혁적 행동, 리더십과 코칭, 그리고 조직변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경영학회와 인사조직학회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보영 국민대학교 MBA 리더십과코칭 전공 주임교수
 
 
 
  • 리스트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