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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기업은 회계 분기를 마치면 분기별로 실적 보고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분기에는 1년 간 경영 성과를 보여주는 연간 보고서Annual Report를 발표하는데, 많은 기업이 연간 보고서에 CEO가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인 주주서한Shareholder Letter을 포함한다. 주주서한에는 당해 실적에 대한 평가, 경영에 대한 철학, 미래에 대한 통찰 등 CEO가 지닌 회사의 가치와 비전이 표현된다.
.jpg) 구성원 참여로 만드는 사회공헌, '매칭기프트' 현재 애플, 엔비디아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경쟁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년 7월 분기 실적을 마감하면서 연간 보고서와 함께 CEO의 주주서한을 공개한다. 지난 2023년 회계연도를 마감하며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는 장문의 주주서한을 통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력하는 분야별 사업 실적을 설명하고, 앞으로 비즈니스가 어떻게 변화될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전망을 전달했다. 그리고 주주서한의 마지막 부분에 '우리의 문화Our Culture'라는 소제목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문화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혔다. 첫 문장은 "우리의 문화 속에 살아가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시간은 없다There's never been a more important time to live our culture"로 시작한다. 그리고 일하는 방식과 속도가 변하고 있고,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One Microsoft'로서 혁신하고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기부는 또한 우리 문화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Giving also remains core to our culture"라고 주장하며, 회사와 지역 사회에 헌신하는 직원들의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힌다. 나델라 CEO가 기업문화는 비즈니스의 핵심이며, 마이크로소프트 기업문화의 중심에는 구성원의 기부와 봉사활동이 있다고 주장한 근거가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10만5천 명 이상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 3만 5천 개 이상의 비영리단체에 2억 4천 2백만 달러를 기부하고, 93만 시간 이상의 자원봉사를 진행했다. 전 세계에서 근무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임직원 수가 약 22만 1천 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48% 구성원이 기부와 봉사를 통한 사회공헌에 동참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 매년 엄청난 규모의 돈과 시간을 사회에 환원하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 자발적 참여를 만들었을까? 그 해답은 바로, 임직원의 기부와 봉사에 회사가 참여하는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에 있다. .jpg) CSR 프로그램 vs. 매칭기프트 프로그램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은 직원이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면 기업은 이에 대해서 일정 비율로 금액을 매치해 주어서 기부 효과를 배로 만들어 주는 제도이다. 기부금을 받는 외부 비영리단체는 기부금이 커지는 효과를 누리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 경영 활동을 넓히게 된다. 물론 직원과 기업에게는 정부 정책에 따른 세제 혜택도 따라온다. 나아가 기부와 봉사활동을 주도하는 직원은 회사에 대한 몰입과 만족이 커지고 사회적 선Social Goodness을 주도하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이직 의사를 줄이고 회사에 남으려는 리텐션 효과를 높인다.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은 <그림 1>처럼 세 가지 참여 주체인 구성원, 기업, 그리고 사회(비영리단체) 모두 혜택을 누리게 만든다.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이 먼저 원하는 기부나 봉사 주제를 정하고, 후원하고 싶은 단체를 선정해야 한다. 여기서 매칭기프트 프로그램과 기존 사회공헌 활동과의 차이점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기업의 사회공헌 혹은 CSR 프로그램은 대부분 기업이 주도해 왔다. 회사가 특정한 공익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몇몇 기부단체를 미리 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형태다. 때로 매칭의 방식으로 직원을 참여시킨다고 해도 기부 주제나 단체는 이미 정해져서 직원의 의사와는 크게 상관없이 진행되곤 했다. 하지만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은 수많은 기부와 봉사 주제를 구성원이 직접 선택하는 구조다. 즉 진정한 의미의 직원 주도형Employee-driven 사회공헌 활동이며, 자발적 참여에 기초한 조직문화를 조성한다. 많은 선진기업이 매칭기프트를 도입하는 이유 마이크로소프트가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이 주도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조직문화의 핵심으로 정착시켰듯이, 많은 선진기업이 매칭기프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매칭기프트에 대한 다양한 통계자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더블더도네이션'에 따르면 포춘Fortune 500대 기업의 65%가 직원에게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북미 2천 6백만 명의 임직원이 기업에서 제공하는 매칭기프트를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북미에서는 20~30억 달러의 기부금이 매칭기프트를 통해 사회로 전달된다. 더불어 회사의 매치가 제공되면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기부자가 무려 8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의 기부 동기를 자극하고, 기부에 대한 어색함이나 불편함을 지닌 사람들을 세련된 방식으로 사회공헌 영역에 진입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비영리단체는 기업의 매칭기프트 프로그램 도입을 크게 환영하고 지지한다. 선진기업에서 매칭기프트 프로그램을 ESG 활동인 동시에 HR제도로 인식하는 이유는 기업 구성원에게 주는 긍정적 효과 때문이다. 지난 2015년 CSR 연구 및 자문 기업인 IO(Impacts and Outcomes) Sustainability와 뱁슨 컬리지Babson College의 'Social Innovation Lab'이 발표한 Project ROI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잘 설계된 CSR 프로그램은 직원 몰입Employee Engagement을 7.5%나 상승시키고, 직원 생산성Employee Productivity을 13% 높이고, 직원 이직Employee Turnover를 50%까지 줄이며, 기업 매출을 20%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소개한 마이크로소프트가 2023년 매칭기프트 프로그램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 제목이 '직원몰입을 최고로 높이기Maximize Employee Engagement'인 점도 같은 맥락이라 하겠다.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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