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파괴 부작용, 그 대처법은?
일본에는 회사원 '시마 코사쿠島 耕作'를 주인공으로 무려 40년 가까이 이어오는 만화 시리즈가 있다.
직급 파괴 부작용, 그 대처법은?
제호 : 2022년 05월호, 등록 : 2022-04-25 14: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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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회사원 '시마 코사쿠島 耕作'를 주인공으로 무려 40년 가까이 이어오는 만화 시리즈가 있다. 이 시리즈는 주인공인 시마가 승진을 할 때마다 '시마 과장' '시마 부장' '시마 상무' 등으로 제목이 바뀐다. 이제 70대 중반인 주인공은 사장과 회장을 거쳐 지금은 '시마 사외이사'편이 연재 중이다. 만약 비슷한 시리즈를 한국에서 기획하더라도 이제는 이런 식의 제목을 붙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전통적 직급이 사라지는 직급과 호칭 파괴가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기업의 직급 또는 호칭 파괴를 외국계 기업, 혹은 스타트업이 주도했지만, 지금은 가장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권까지 퍼지고 있다. '파괴'라는 말에 어울리게 형태도 다양하다. 기존의 몇 개 직급을 묶어 선임, 책임, 수석 등의 새로운 직급으로 통합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프로' '리더' 등 직급으로 보기 어려운 호칭을 도입하기도 한다. 아예 서로의 영문 이름 또는 별명을 부르거나 이름 뒤에 '님'을 붙여 직급 호칭을 갈음하기도 한다. 이제 같은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호칭만 가지고는 서로의 '급'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직급 파괴, 그 목적과 부작용
인사의 근간이 되는 직급체계를 바꾸는 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하지만 각종 제도는 물론 구성원 인식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는 것이 직급과 호칭인 만큼, 당연히 바꾸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때론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기업의 직급과 호칭에 변화를 추진하는 이유와 그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살펴보자.


기업이 직급 파괴에 나서는 이유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직급과 호칭 파괴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직급과 호칭을 단순화해 구성원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위계를 줄이고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제시가 가능한 수평적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존의 5~6단계 이상의 위계 중심 직급과 호칭 체계가 상하관계를 강조해 소통을 막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존의 호칭이 조직의 실질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직급과 호칭을 손보려는 이유의 하나이다. 팀제가 일반화되면서 부 밑에 몇 개의 과가 있고, 그 조직의 장이 부장과 과장이 되는 이른바 '부과제'를 운영하는 조직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조직이 바뀐지 이미 오래인데, 호칭만은 과거의 것을 사용하니 왠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고직급화의 역효과를 완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한 제조 대기업의 구성원 중 부장 비율은 2012년 7.2%에서 2020년 16.3%, 2025년에는 23.3%가 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이와 같은 고직급화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실무자가 아닌 관리자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막상 일을 수행하는 사람은 줄어들어 조직의 실행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호칭과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실무자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 직급 단계를 축소하고, 호칭을 단순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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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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