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_ 성과에 집중하는 애자일한 성과관리
이제 막 국내에서 창업한지 10년 된 회사 쿠팡의 성과관리제도가 창업한지 50년 또는 그 이상 된 회사들보다 좋을 수 있을까? 또는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스타트업들이 내세우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제도와 비교하여 쿠팡의 그것이 낮다고 할 수 있을까? 쿠팡의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자 하는 회사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포인트들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쿠팡_ 성과에 집중하는 애자일한 성과관리
제호 : 2021년 12월호, 등록 : 2021-12-02 17:41:05



이제 막 국내에서 창업한지 10년 된 회사 쿠팡의 성과관리제도가 창업한지 50년 또는 그 이상 된 회사들보다 좋을 수 있을까? 또는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스타트업들이 내세우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제도와 비교하여 쿠팡의 그것이 낮다고 할 수 있을까? 쿠팡의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자 하는 회사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포인트들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쿠팡의 성과관리제도가 일반적인 회사의 그것과 어떻게 다르고 차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정리해보았다.



변화에 최적화된 성과관리
쿠팡의 성과관리제도는 쿠팡이 창립된 이래로 한 번도 그 제도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적이 없다. 다시 말해 쿠팡의 성과관리제도는 완성된 적이 없고,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회사가 추구하는 혁신 그리고 매년 쿠팡이 이루어내고 있는 엄청난 성장에 비례하여 계속 진화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Super VUCA' 환경에 최적화된 성과관리 모델로 볼 수도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쿠팡의 성과관리제도는 외부의 환경적 변화 또는 사업이 처한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는지를 스스로 끊임없이 챌린지Challenge한다.

매년 전년도 성과관리 프로세스 및 결과물에 대해 논의하며, 그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 또는 개선이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심도있게 토의한다. 현재의 프로세스를 수십 개의 스텝Step으로 분류해, 해당 스텝들이 모두 필요한지 여부를 논의하며 불필요한 과정을 제외하고, 또 추가적으로 필요한 과정을 더하기도 한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우리 비즈니스에 필요한 평가제도에 대해 HR과 함께 논의를 하며, 상대평가, 하위 고과의 강제 할당 여부, 평가 등급의 수, 각 등급당 배분율, 평가 기준 및 빈도, 360도 피드백 평가의 적용 범위, 평가 결과의 활용 방안 등 각 영역별로 무엇이 현재 우리 비즈니스에 적합한지 등을 심도 있게 고민한다. 이러한 논의는 매년 일어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쿠팡의 성과관리제도는 무엇 하나 고정되어 있는 것이 없고, 변화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 운영의 방향성은 성과관리제도를 쉽게 바꿀 수 없는 회사의 인사철학 또는 DNA로 인식하고 이를 고정된 형태로 운영하는 다수의 기업과는 매우 큰 차이점이자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빠른 성장으로 매년 조직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쿠팡의 경우, 제도가 가져야 하는 유연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는 내부적으로 매우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회사의 규모, 그리고 그것에 연동하여 함께 변화하는 인재의 조건을 고려했을 때, 성과관리제도는 그 어떤 한 부분도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 관점에서 변화를 지향하고 있는 쿠팡의 성과관리제도가 가진 인사이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과만을 위한 성과관리
필자는 과거 평가담당자로서, 성과가 아닌 다른 기준을 바탕으로 평가가 진행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이는 국내에서 평가를 담당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승진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는 성과와 관계없이 승진을 위해 필요한 상위 고과를 부여하고, 작년에 승진을 한 사람에게는 이미 승진이라는 보상이 주어졌기 때문에 실제 성과와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주기도 한다. 입사순서가 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팀장의 회식자리를 잘 챙기는 사람이 성과와 관계없이 상위 고과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평가는 쿠팡에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쿠팡의 성과관리는 오직 '성과'에 집중하고 있으며, 성과가 없는 구성원에게 성과와 관계없는 사유로 상위 고과를 부여할 수 없다. 특정 개인의 성과는 성과등급 보정과정인 '칼리브레이션Calibration 과정'을 통해 매우 투명하게 증명되어야 하며, 관리자는 해당 과정에 참여하는 리더십 그룹에게 특정 직원에게 특정 성과등급을 부여하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복수의 칼리브레이션 회의를 통해 설득하기 어려운 평가등급은 조정되며, 추가 논의 및 관리자 동의 과정 등을 거쳐 최종 성과등급이 확정된다. 특히 상위 또는 하위 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1차 관리자, 2차 관리자뿐만 아니라, 평가과정에 참여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반대하더라도 진심으로 협력할 수 있는 문화Disagree and Commit'에 기반한 논의가 이루어지며 회의 참석자 전원의 동의가 성과등급 확정의 필수적인 근거로 활용된다. 

치열한 토의와 심도 있는 논의 그리고 동의의 과정을 통해 쿠팡은 평가 결과의 정확성을 개선한다. 이 과정에 쿠팡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일반적인 회사들과 비교하여 조금 더 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쿠팡은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한 근거자료를 취합하고 평가의 정확성을 강화한다. '성과'가 수치화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100% 정확한 성과평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쿠팡은 100%에 가까운 평가의 객관성과 평가 수용성을 확보하며 동시에 핵심인재들을 선별하고 쿠팡 특유의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리더십 원칙에 기반한 성과관리
쿠팡의 15가지 리더십 원칙(▲Wow the Customer ▲Company-wide Perspective ▲Ruthless Prioritization ▲Dive Deep ▲Think Systematically ▲Disagree and Commit ▲Simplify ▲Hire and Develop the best ▲Deliver Results with Grit ▲Aim High and Find a Way ▲Influence  without Authority ▲Learn Voraciously ▲Demand Excellence ▲Hate Waste ▲Move with Urgency)은 쿠팡 조직문화의 근간이자 뿌리이다. 이들은 쿠팡의 핵심 철학이며, 쿠팡 인사제도의 기준점으로 활용된다. 성과관리제도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쿠팡에서는 성과를 리더십 원칙을 통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별도의 리더십 원칙평가Leadership Principles Review를 통해 구성원이 리더십 원칙에 기반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도 평가한다. 구성원들은 리더십 원칙을 기준으로 본인이 가장 잘 수행한 원칙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본인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개선되어야 하는 원칙이 무엇인지 또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 원칙에 대한 평가는 구성원들의 종합성과등급을 산출할 때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데, 이를 통해 쿠팡은 구성원들이 일상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리더십 원칙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과 조직문화를 체화할 수 있도록 한다. 

다수의 회사에서 역량평가와 업적평가를 구분하여 평가를 수행하기 때문에 쿠팡의 리더십 원칙 평가를 다른 회사의 역량평가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쿠팡의 리더십 원칙 평가는 그것보다 훨씬 더 큰 개념이다. 예를 들어, 경험이 많지 않은 주니어 직원이 짧은 근무 경험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에서 높은 수준의 오너십과 문제해결역량을 보여주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며 프로젝트를 이끌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면, 그는 'Influence without Authority' 리더십 원칙 관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반면에, 다양한 업무들을 항상 동일한 높이에서 수행하고, 가장 중요한 업무와 그렇지 않은 일반 업무 모두에게 동일한 수준의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면, 'Ruthless Prioritization' 리더십 원칙 관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매년 수행되는 리더십 원칙 평가를 바탕으로 15가지 리더십 원칙들은 구성원들의 일상업무 조직문화에 자연스럽게 반영되며, 부족한 영역이 있는 경우 지속적인 피드백과 코칭을 통해 개선 그리고 강화된다. 


자율적인 동료평가
다양한 국적, 직무, 직급의 동료들과 함께 협업하는 것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쿠팡에서는 매우 일반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팀으로 일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면서 목표를 달성한다. 특정 부서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경우에 따라 소속 조직이 수행하는 업무가 아닌 다른 형태/직무의 업무에 투입될 수도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은 수시로 개편되며, 부서 이동 또한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복수의 팀에 소속되어 복수의 관리자 또는 다양한 부서의 동료들과 협업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반영하여, 쿠팡은 특정 시점의 평가/피평가 매칭을 통한 일률적 평가보다는 다수의 협업대상자로부터 피드백을 취합 받는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ed 평가 과정을 지향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시 한번 평가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수용성을 확보한다. 

다수의 회사들이 동료평가를 수행할 때 평가가 가능한 기간, 평가 가능 동료 및 대상의 수 등을 제한하고 있는 반면, 쿠팡의 동료평가는 1년 내내 수시로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또한 동료평가는 피평가자가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쿠팡에서는 평가자가 특정 구성원에게 동료평가를 요청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즉 동료평가를 수행하는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선택의 자율성을 평가자와 피평가자 모두에게 부여함으로써 동료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동료평가 활용 방식에 대해서도 관리자에게 전적인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해당 제도를 특정 팀의 운영 그리고 실질적인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다수의 협업 대상으로 취합 받은 피드백과 철저한 칼리브레이션 과정을 통해 성과 측정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운영의 자율성과 책임을 비즈니스에 부여함으로써 성과관리의 주체가 관리자들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쿠팡의 성과관리제도가 가지는 차별성을 4가지 관점, 즉 ▲변화 ▲성과 ▲문화(리더십 원칙) ▲동료의 관점에 기반하여 정리해보았다. 각 관점에서 이들을 다시 되짚어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Super VUCA'의 시대에서 제도는 무형의 생물로 지속 변화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변화의 주기/형태 또한 내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쿠팡의 변화 지향적인 성과관리제도가 가지는 특별함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결코 작지 않다.

또한 성과관리를 논함에 있어서 오직 '성과'만을 생각하는 것 역시 매우 당연한 것이지만, 다양한 정치적 요인 또는 위계질서 등을 고려해야 하는 회사들에게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적인 모습으로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쿠팡에서는 '성과'만을 고려하여 성과관리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이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직문화 관점에서도 각각의 회사들이 지향하는 바가 다를 것이다.

각 회사들이 지향하는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직문화 활동을 수행하는 것 또한 중요하겠지만, 회사가 지향하는 철학/가치를 성과관리제도와 연동하는 것 또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런 측면에서 쿠팡의 15가지 리더십 원칙들은 쿠팡의 성과관리제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회사는 리더십 원칙이 가지는 중요성을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평가의 객관성과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평가 주체를 활용하는 것 또한 고려할 수 있는데, 쿠팡은 열린 동료평가를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과관리에 있어 모든 회사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정답은 없다. 쿠팡의 성과관리 제도 또한 완성된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쿠팡의 애자일한 성과관리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김민석 쿠팡 인사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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