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채용의 질문, 사람이 아니라 역량을 채우다
2025년 4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Shopify의 CEO 토비 뤼트케Tobi Lütke는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 메모를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AI가 바꾸는 채용의 질문, 사람이 아니라 역량을 채우다
제호 : 2026년 10월호, 등록 : 2026-09-22 09: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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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Shopify의 CEO 토비 뤼트케Tobi Lütke는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 메모를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추가 인력과 자원을 요청하기 전에, AI를 활용해서는 왜 원하는 일을 해낼 수 없는지 먼저 입증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소 급진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AI의 등장 이후 기업의 인력운영과 채용을 둘러싼 판단 기준은 이미 달라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73%는 2025~2030년 인력전략으로 프로세스와 업무의 자동화를 가속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63%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력을 보완하고 증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AI가 일과 사람의 관계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일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인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면, 이제는 그 전에 '이 일을 반드시 사람이 해야 하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AI와 자동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기존 인력의 생산성을 높여 대응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야 하는 것이다. 이때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면, 곧바로 채용 공고를 게시하면 되는 걸까?



3B에서 4B로, 역량 확보의 방식이 달라지다
필요한 인재와 역량을 확보하는 방법은 오랫동안 Build, Buy, Borrow, 이른바 '3B'의 관점에서 논의돼 왔다. Build는 기존 구성원을 육성하거나 재배치해 필요한 역량을 내부에서 키우는 방식이다. Buy는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외부에서 채용하거나 M&A 등을 통해 확보하는 것이고, Borrow는 계약직이나 외부 전문가, 산학·기업 간 협력 등을 통해 필요한 역량을 외부에서 빌려오는 방식이다.

많은 기업이 여전히 3B를 활용해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각각의 한계도 분명하다. 먼저 Build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미래에 필요한 역량일수록 현재 구성원이 보유한 역량과의 간극이 클 수 있고, 내부에 해당 역량을 가르치고 육성할 전문가조차 부족할 수 있다. 재배치 역시 필요한 역량을 갖추거나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인력이 내부에 있어야 가능한 선택지다.

Buy는 필요한 역량을 비교적 빠르게 확보할 수 있지만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희소한 역량일수록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고 기업 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용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도 커진다. 더욱이 필요한 인재가 외부 노동시장에 충분히 형성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역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필요한 역량이 생길 때마다 Buy에 의존하는 전략만으로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Borrow는 필요한 시점에 외부의 전문성을 빠르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나 파트너가 문제를 해결하고 떠난 뒤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이 조직 내부에 남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Borrow에만 의존하면 비용을 들여 필요한 과제를 해결하더라도 정작 다음 과제를 스스로 해결할 역량은 축적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3B는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서로 조합하는 형태로 활용된다. 외부 교수와 협력Borrow해 내부 구성원을 육성Build하고 교수의 랩Lab 출신 인재를 영입Buy하거나, 핵심 리더급 인재를 영입Buy해 조직을 꾸린 뒤 외부 컨설팅Borrow을 활용해 구성원을 육성Build하는 식이다. 결국 3B를 통한 역량 확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필요한 역량의 특성과 확보 시점에 따라 Build, Buy, Borrow를 어떻게 조합해 활용할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2010년대 후반부터 자동화를 의미하는 'Bot'이 더해지면서 전통적인 3B가 '4B'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당시 Bot이 주로 반복 업무의 자동화와 로봇 활용을 의미했다면, 오늘날 AI가 결합된 Bot은 분석과 판단, 생성과 실행까지 수행하는 업무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Bot의 등장은 역량 확보 수단 하나를 더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 3B의 대상과 방법까지 바꾸고 있다. AI로 내부 구성원의 역량을 증강Build할 수 있고, 사람의 역할이 달라지면서 채용Buy의 대상과 방식도 달라진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Borrow은 AI가 수행하기 어려운 전문 영역을 중심으로 활용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AI를 활용해 내부 역량Build으로 축적할 수도 있다. 이처럼 역량 확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지금,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현업의 요청을 받는 HR 역시 이전과는 다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람보다 먼저 필요한 역량을 묻다
과거 현업에서 새로운 '일'이 생기거나 기존의 '일'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뒤따랐다. 이 요청이 HR에 넘어오면 '왜 그 인원이 필요한가'보다 '어떻게 필요한 인원을 확보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 구성원이 AI를 활용해 더 많은 일을 수행할 수도 있고, 업무 절차와 방식을 바꿔 불필요한 일을 없앨 수도 있다. 일부 업무는 자동화하고, 부족한 전문성은 외부에서 빌려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금 필요한 직무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보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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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LG이노텍 인재역량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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