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경청과 공감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배우지만,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가족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는 없다.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경청과 공감
제호 : 2026년 10월호, 등록 : 2026-09-21 13:20:05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배우지만,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가족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는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가정 안에서 갈등을 겪고, 갈등이 깊어지면 가정의 붕괴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족 간의 올바른 대화법은 무엇일까? 지난 30년간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만나 해결책을 연구하고,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해 온 김미혜 가족상담사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비법에 대해 물었다. 


충고가 아닌 공감 중심의 대화
많은 부부들이 제대로 된 대화법을 몰라 갈등을 빚는다. 이는 세대적 특징에 기인한다. 베이비붐 세대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해 성공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온 이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지는 몰라도 '대화'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다. 따라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워 갈등이 심화되곤 한다. 이에 김미혜 가족상담사는 심리학자 토마스 고든Thomas Gordon이 제시한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부모 역할 훈련'를 실천해 볼 것을 권한다. 

PET 대화법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사항은 '반영적 경청'과 '나 전달법'이다. 반영적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 말에 담긴 감정에 대해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만 치중해 상대방을 추궁하거나 평가하고 충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의의가 있다. 예를 들어 "실수를 해서 상사에게 한소리를 들었다"고 이야기했을 때, "그러니까 더 잘했어야지"라고 말하는 것은 평가와 충고에 머무는 것으로, 그저 감정만 상하게 할 뿐이다. 반면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안 좋아서 속상했구나, 다음에 실수를 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반영적 경청을 한다면, 함께 건강하게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다.

나 전달법은 상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를 중점으로 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방이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면 "왜 늦었냐"고 추궁하기보단 "약속 시간이 늦어져 이후 일정들에 차질이 생길까 불안하다"며 나에게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잘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실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을 앞세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낀 감정은 무엇이며, 이러한 감정을 유발시킨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함으로써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효율성'에만 치중하다 보니 상대를 판단하고 조언만 하려고 해 갈등이 생깁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고 잘 듣고 잘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작은 대화 방식이 '상대방이 나에게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느끼게 하는 척도가 될 수 있기에 조금씩이라도 올바른 대화법을 익혀나갈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돌아볼 것
가장 친밀해야 할 가족 사이에서 오히려 더 쉽게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미혜 상담사는 "가까운 사이이기에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고 경험해 온 환경이 다르며, 각자 자신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생각하기에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서로의 머릿속을 다 알 수는 없다.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윌리엄 글래서William Glasser의 선택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했던 경험이 담긴 '좋은 세계Quality World'를 갖고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좋은 세계'를 바탕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 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는 방식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이것이 가족이라도 서로의 행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상대방이 알아줄 것이라고 막연히 바라기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현재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으며, 어떤 것을 원하는지 명확히 표현하고 함께 의견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김미혜 상담사는 거울을 보고 무엇이 힘들었는지, 그래서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것이 변화하기를 바라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대답해 보기를 추천한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스스로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 격해졌던 감정이 누그러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대화를 진행한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효과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사람 간의 관계는 혼자 참고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관계를 지속해가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묻어둔 채 지나가버리면 오히려 불만이 쌓여 작은 다툼이 큰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그러나 문제는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따라서 스스로의 감정을 돌아보면서 내면 깊숙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자신의 현재 행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획하는 'WDEPWant, Doing, Evaluation, Plan' 접근 방식을 활용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변화가 행복한 가정으로
업무와 육아로 인해 소통이 어려운 부부 사이에서도, 세대 차이로 대화가 어려운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중요한 것은 대화의 양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화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때 서로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사'에 대해 질문하고 관찰하면서 상대방을 향한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와의 대화에서 가치관 차이로 인한 다름이 발견됐을 때, "나 때는 안 그랬다"며 자신의 주장만 고수하기보다는 가치관의 변화가 왜 발생했는지 배우고,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음이 열리면 서서히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건강한 가족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렇듯 작은 실천만으로도 가족 내 갈등을 해소하고 건강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지만,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이에 김미혜 상담사는 그간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대화법을 널리 알리고자 최근 ≪부부 사이를 풀어 주는 관계 회복법≫을 출간했다. 앞으로도 그는 상담뿐만 아니라 도서 집필, 기업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건강한 가족 관계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해체될 위기에 처했던 가정이 상담 이후에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사소한 문제로 오랫동안 벽을 두고 살아가는 가정이 없도록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도움을 주며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해 나가고 싶습니다." 
윤은선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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