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현업 사이의 간극,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변화의 국면에서 성장과 역량, 전문성에 대한 요구는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이를 설계하고 실행해 온 HRD의 기능은 오히려 축소되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과 현업 사이의 간극,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제호 : 2026년 10월호, 등록 : 2026-09-21 11: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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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국면에서 성장과 역량, 전문성에 대한 요구는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이를 설계하고 실행해 온 HRD의 기능은 오히려 축소되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HR 테크 기업인 원허들1Huddle이 최근 5,700만여 건의 기업 교육 및 온보딩 세션을 분석한 결과, 추적 대상 기업 모두 한 개 이상의 시니어 HR 직무를 축소했고, 96%가 인재개발 및 교육 조직의 팀장급 이상 직책 수를 줄였으며, 71%는 아예 해당 기능의 리더 직책 자체를 없앤 것으로 드러났다.1)

이러한 HRD 기능 축소의 배경에는 생성형 AI의 도입이 있다. 생성형 AI가 몇 초 만에 그럴듯한 학습 콘텐츠와 정답에 가까운 답변을 만들어내면서 교육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풍요는 오히려 조직이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학습과 변화의 기회를 줄이는 역설로 나타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미국의 사회학자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은 이미 오래전에 정보의 풍요가 곧 주의의 빈곤을 낳는다는 통찰을 제시한 바 있다. AI가 무수히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이를 조직의 맥락에 맞게 설계하고 현장의 실천으로 연결하는 의도적인 개입은 오히려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AI가 진화할수록 정답을 빠르게 찾는 능력의 가치는 낮아지고, 대신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생각하는 힘과 그 생각을 조직의 방향에 맞게 이끄는 리더십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 그리고 이 힘은 저절로 길러지지 않는다. 따라서 교육 과정을 구성하는 것을 넘어 의미 있는 실천과 변화를 설계하고, 그것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오늘날 HRD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나의 전제가 필요하다. 교육이 그 자체로 완결되는 이벤트가 아니라, 현장의 실천과 변화를 이끄는 하나의 구조로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을 실행할 실천 맥락을 함께 설계하라
기업교육을 설계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교육장이라는 물리적·심리적 공간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강의 구성, 실습 활동, 토론과 피드백은 모두 참가자가 그 시간 안에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체험하는가를 기준으로 디자인된다. 문제는 이 최적화가 철저히 교육장 안에서만 완결된다는 점이다. 교육이 끝나는 순간, 참가자는 예전의 방식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 배운 적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동료, 변화하지 않은 조직의 평가 기준과 다시 맞닥뜨리게 된다. 훌륭하게 설계된 교육 경험도 그 경험을 받아줄 맥락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착지할 곳을 잃는다.

교육장은 학습을 위해 분리된 공간이다. 정답을 잠시 유보할 수 있고, 질문을 많이 해도 괜찮으며, 실패도 자연스러운 연습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현업은 고객, 매출, 안전, 일정, 평가처럼 즉각적인 결과가 요구되는 공간이다. 교육장에서 통했던 설명과 실습이 현업의 우선순위, 권한 구조, 업무 데이터와 연결되지 않으면 학습자는 배운 내용을 다시 해석해야 한다. 이 번역의 부담이 커질수록 현업에서의 적용 가능성은 낮아진다.

따라서 교육과 현업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핵심은 현업의 의사결정과 관계, 업무 장면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고, 그 장면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언어와 도구를 교육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즉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차원을 넘어, 변화 시스템으로서의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어떤 행동과 판단을 바꿔야 성과로 이어지는지, 그 변화를 가로막는 요인은 무엇인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는 교육을 설계할 때는 다음의 세 가지 관점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교육 전에는 조직의 문제와 현장의 장면을 정의하고 설계한다. 둘째, 교육 중에는 학습자가 그 문제를 직접 다루며 새로운 행동을 연습할 수 있도록 구조화한다. 셋째, 교육 후에는 리더와 팀이 그 행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과 점검 장치까지 디자인한다.

세 가지 중 어느 한 구간만 잘 만들어서는 충분하지 않다. 교육 전 문제 정의가 빈약하면 학습이 현실과 동떨어지고, 교육 중 경험이 추상적이면 현업에 적용되기 어려우며, 교육 후 지원이 없다면 새롭게 익힌 행동도 업무 압력에 밀려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HRD는 교육장 안의 교육 운영자를 넘어, 학습 경험 설계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리더를 먼저 변화시켜라
교육이 현업으로 이어지는 실천 맥락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HRD 전문가 매리 브로드Mary Broad와 경영학 교수 존 뉴스트롬John Newstrom은 교육훈련 전이 매트릭스Transfer of Training Matrix를 제시하며, 교육 전·중·후에 걸친 리더의 역할이 학습전이에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2) 상사가 교육의 목적을 모른다면, 복귀한 구성원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 수 없고, 배운 내용을 실무 과제로 연결해 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차세대 리더 후보군인 핵심인재 교육을 설계했을 때에도 그 시작점은 교육생이 아니라 그들의 상사인 임원이었다. 핵심인재 교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속 임원이 사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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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 SK아카데미 Research Fellow / HRD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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