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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근무시간은 관행에 따라 관리하는 영역에서 벗어나 기록하고 검토해야 하는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정부는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막기 위한 지도지침을 시행하고 있으며, 노동시간 측정·기록 의무와 '연결되지 않을 권리'의 법제화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록된 근로시간만으로는 장시간 근무가 발생한 이유까지 알 수는 없다.
장시간 근무가 많은 부서의 리더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대개 비슷한 답이 돌아온다. 일이 많고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 부서의 구성원을 만나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오전 내내 결재를 기다리다가 오후 늦게 일을 시작한다는 사람도 있고, 상사가 퇴근하지 않아 눈치를 보며 자리만 지키고 있다는 사람도 있다. 초과근로수당이 월 소득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해 스스로 야근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기록상으로는 모두 같은 '초과근로'지만, 그 시간을 만들어낸 원인은 제각각인 것이다. 따라서 HR은 장시간 근무를 근로시간의 많고 적음으로 관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 근무가 발생하는 원인을 유형별로 구분하고, 각 유형에 맞는 지표와 데이터를 통해 원인을 구체적으로 진단해야 한다. ![]() 같은 야근, 각기 다른 원인 장시간 근무의 원인에 따라 HR이 취해야 할 조치도 달라진다. 업무량 자체가 과도한 경우에는 인력이나 업무 배분을 조정해야 하고, 수당 구조가 야근을 유도하는 경우에는 보상체계를 점검해야 한다. 이처럼 같은 장시간 근무라도 원인에 따라 해법은 달라진다. 장시간 근무가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한 가지 원인만 작용하기보다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반복적인 야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첫째, '업무 과부하형'은 정말 일이 많은 경우다. 결원이 몇 달째 충원되지 않거나 새로운 프로젝트가 추가됐는데도 인원은 그대로인 조직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부서는 일부 직원이 아니라 구성원 대부분의 근무시간이 길고, 처리해야 할 업무량도 많다.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하기 어려운 양의 일이 주어진 만큼 정시 퇴근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 경우 업무를 줄이거나 조직 간 업무분장을 조정하고, 일부 업무를 외주화하거나 필요한 인원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 둘째, '업무 방식 비효율형'은 일이 많다기보다 일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다. 오전에 올린 보고서가 오후 늦게 결재돼 다음 업무의 시작이 늦어지거나, 상사의 지시가 바뀌어 이미 끝낸 일을 다시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부서의 구성원에게 "왜 일을 빨리 끝내지 못하느냐"고 묻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개인의 업무 속도가 아니라 일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월말이나 결산기에 업무가 몰린다는 이유만으로 비효율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정상적인 업무량의 변동인지, 승인 지연이나 재작업으로 업무가 뒤로 밀린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인정 욕구형'은 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경우다. 이를 단순히 개인의 인정 욕구나 승진 욕심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상사가 야근하는 직원을 유독 칭찬하고, 먼저 퇴근하는 직원에게 "요즘 한가한가 봐?"라고 말한다면 구성원은 어떤 행동이 인정받는지 금방 학습한다. 말로는 성과를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근무시간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셈이다. 이는 조직문화의 문제이자, 그 문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리더십의 문제다. 넷째, '보상 유인형'은 초과근로수당이 야근의 유인이 되는 경우로, 실제 조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수당을 많이 받는 직원을 곧바로 문제 직원으로 봐서는 안 된다. 실제로 해당 직원에게 일이 몰려 있을 수도 있고, 그 사람만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있을 수도 있다. 더구나 기본급이 낮아 초과근로수당을 포기하기 어려운 임금 구조라면 개인의 태도만 탓하기도 어렵다. 업무량과 업무 배정, 관리자 승인 기록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 이처럼 같은 장시간 근무라도 원인에 따라 나타나는 신호와 확인해야 할 데이터, HR의 개입 지점은 달라진다. <표 1>은 장시간 근무의 유형을 구분할 때 살펴봐야 할 주요 신호와 데이터, 원인의 소재와 HR의 개입 지점을 정리한 것이다. 야근의 원인을 찾는 진단 방법 근무시간을 줄이라는 지시는 대체로 총량 지표를 기준으로 내려온다. 부서별 월평균 연장근로시간을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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