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관리를 둘러싼 기업의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평가방식을 바꾸고, 성과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관리 도구를 도입해도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성과관리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성과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평가제도가 부족해서가 아닐지도 모른다.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꾸고 KPI를 OKR로 바꾼다고 해서 성과관리의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평가제도를 쓰든 리더는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인가'를 판단해야 하고, 구성원은 '내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각자가 맡은 일에서 무엇을 책임지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면, 평가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성과관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 평가제도 이전에 성과의 기준부터 명확해야 한다. 그래서 김복수 노무법인 예담HR컨설팅 대표 노무사는 성과관리의 출발점을 평가가 아닌 '성과책임Accountability'에서 찾는다. 성과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에서 시작해 목표와 평가, 리더십과 HR 시스템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그에게 성과관리의 해법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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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기업들이 성과관리에서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최근 기업들이 성과관리에서 겪는 가장 큰 이슈는 '공정성'이라고 봅니다. 특히 MZ세대 구성원들은 공정성에 민감하기에 성과관리와 평가에서도 공정성에 대한 요구가 커졌습니다. 문제는 성과관리가 사람의 판단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성과관리를 수행하는 것은 리더이기 때문에 평가에도 리더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데, 구성원이 평가 기준이나 결과가 리더의 주관에 따라 달라진다고 느끼면 공정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꾼다고 해서 공정성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리더십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제도만 절대평가로 바뀌면 기준을 낮게 잡거나 지나치게 관대하게 평가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성과를 지나치게 계량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횟수나 건수 같은 지표를 많이 만들수록 객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활동 여부 확인에 치중해 실제 성과를 놓칠 수 있습니다.
Q 이러한 성과관리 문제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성과관리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성과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 향상인데, 많은 조직이 이를 구성원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성과관리의 출발점은 각자가 맡은 일에서 무엇을 만들어내야 하는지, 즉 자신의 '성과책임'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데 있습니다. 성과책임이 분명하면 구성원은 자신의 역할과 목표를 이해하고, 리더 역시 필요한 지원과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기업이 구성원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는 충분히 다루지 않은 채 평가등급을 어떻게 매길 것인가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성과책임'은 왜 성과관리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까?
저는 기업에서 10년간 HR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노무사로서 다양한 기업을 컨설팅하며 성과관리의 문제는 평가방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에게 무엇을 책임지게 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이 '성과책임'에 있다고 봅니다.
성과책임의 핵심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그 일을 통해 무엇을 만들어내야 하는가'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의실 청소 업무라면 '청소를 몇 번 했는지'가 아니라 '강의실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성과책임입니다. 대표이사부터 신입사원까지 각자 맡은 역할에서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구성원이 그에 맞는 방법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책임져야 할 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청소를 몇 번 했는지'처럼 행동을 관리하게 되고, 결국 사람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성과관리가 흐르게 됩니다.
따라서 성과책임을 기준으로 성과관리를 설계해야 책임은 명확히 하면서도 달성 방법은 구성원에게 맡겨 책임과 자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습니다.
Q 성과책임을 중심으로 성과관리가 작동하는 조직을 만들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합니까?
우선 조직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즉 조직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직무의 성과책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연공 중심으로 인사관리가 설계돼 있거나 상사의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이 인정받는 조직이라면 성과책임 중심의 성과관리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나아가 리더십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리더가 구성원의 성장을 돕고 조직의 목적과 성과책임을 기준으로 사람을 관리할 수 있어야만 변화가 조직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목표관리 도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엇이 먼저 갖춰져야 합니까?
많은 기업에서 KPI, MBO, OKR 같은 다양한 목표관리 도구를 활용합니다. 그러나 어떤 도구를 선택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이때 목표는 각자의 성과책임에 기반해 도출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OKR을 활용한다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든다'는 성과책임을 먼저 명확히 하고, 이를 위해 올해 무엇을 변화시키고 만들어내야 할지 고민하면서 목표Objective와 핵심결과Key Results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과책임에서 목표로 이어지는 흐름이 먼저 만들어져야 성과관리 도구도 목적에 맞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Q 성과관리 혁신 과정에서 기업들이 흔히 놓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성과를 관리하는 리더에게 그에 걸맞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점을 흔히 놓치곤 합니다. 성과관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구성원의 업무와 성과를 가장 가까이에서 파악하는 1차 리더가 실질적인 성과관리 권한을 가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업은 계층구조가 강하다 보니 1차 리더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평가권을 1차 리더에게 70%, 2차 리더에게 30% 주는 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1차 리더는 성과관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워집니다. 다만 성과와 역량을 모두 1차 리더의 판단에만 맡길 필요는 없습니다. 성과는 실제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1차 리더가 가장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반면, 역량은 상사·동료·부하직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360도 방식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과와 역량의 특성을 고려해 각각에 적합한 평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성과책임 실현을 위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성과책임을 중심으로 성과관리를 하려면 리더가 구성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이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의 상황과 성과, 성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필요한 지원과 피드백을 제공해야 합니다. 최근 원온원1on1이 강조되는 것도 이러한 리더의 역할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온원은 정기적으로 구성원의 고민과 성과, 성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리더는 이 과정에서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지원과 피드백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Q 성과책임 중심의 성과관리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조직의 목적을 바탕으로 도출한 성과책임을 성과관리와 인사제도, 리더십에 일관되게 연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번 제도를 설계하고 교육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구성원과 성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피드백하며 필요한 부분을 조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성과관리 도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예담은 지난해 그동안 축적해 온 컨설팅 역량과 노하우를 시스템에 담아, 성과책임을 중심으로 성과관리 전 과정을 지원하는 HR 솔루션인 '브릿지플러스Bridge+'를 론칭했습니다.
Q 성과책임 중심의 성과관리를 지원하는 솔루션은 기존 HR 솔루션과 어떻게 달라야 합니까?
성과책임 중심의 성과관리를 지원하는 솔루션은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정의하고 관리할 것인지까지 함께 다뤄야 합니다. 그래서 예담은 노동법과 HR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기업의 노무관리와 인사제도를 폭넓게 지원하며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브릿지플러스에 녹여냈습니다. 성과책임을 바탕으로 조직과 구성원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목표 설정부터 평가까지 일관된 성과관리 과정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한 것이죠.
실제로 브릿지플러스는 개인의 성과책임에서 과제와 목표가 도출되고, 목표 합의부터 수시 코칭, 성과평가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정량적인 지표뿐 아니라 정성적인 성과와 목표 수준도 설정할 수 있으며, 다면코칭을 통해 잘한 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서술형 피드백으로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기능을 추가해 리더의 코칭도 지원합니다. 나아가 성과책임을 정의하고 이를 성과관리로 연결하는 과정까지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성과책임이라는 기준을 성과관리 제도와 시스템, 현장의 운영까지 일관되게 연결한다는 점이 기존 HR 솔루션과 차별화된 강점입니다.

▲ 예담에서 개발한 HR 솔루션 'Bridge+' 소개 화면
Q 브릿지플러스를 통해 성과관리 방식을 변화시킨 기업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으십니까?
한 공공기관의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 기관은 리더, 특히 임원이나 고위직일수록 자신의 리더십과 업무 방식에 대해 솔직한 피드백을 받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예담에서는 브릿지플러스를 활용해 상사·동료·구성원 등 다양한 관점에서 리더의 행동을 살펴보는 다면코칭을 실시했습니다. 코칭 결과는 개인별 강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 중심의 리포트로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예담 전문가들이 직접 결과를 전달하며 개선 방향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고위직이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강점이나 개선점을 구체적인 피드백을 통해 돌아보고 이후의 행동 변화로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Q 기업의 성과관리와 평가 체계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앞으로의 성과관리는 '평가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보다 '조직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구성원이 만들어내야 할 성과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조직의 목적과 전략을 각 직무의 역할과 성과책임으로 구체화하고, 이를 성과·역량관리와 보상, 경력관리까지 일관되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도와 도구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무작정 새로운 제도를 추가하기보다 기존 인사제도가 조직의 목적과 성과책임을 중심으로 제대로 연결돼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가 역시 등급을 매기는 절차를 넘어, 구성원이 자신에게 기대되는 성과를 이해하고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Q 성과관리 체계 개선을 고민하는 HR담당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인사'라는 직무는 조직의 성장과 구성원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귀한 일이기에, HR담당자들이 단순히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해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까지 인사의 역할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기업의 인사 현장을 접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특히 성과관리처럼 리더와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도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지속적으로 보완해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제도를 얼마나 잘 설계했는가에 그치지 않고, 그 제도가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까지 살펴보는 것이 HR담당자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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