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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초, SK하이닉스 사내 게시판은 전년도 영업이익이 84%나 급증했음에도 성과급이 예상보다 적게 지급됐다는 불만으로 들끓었다. 논란이 커지자 그룹 수장이 직접 "지난해 하이닉스에서 받은 30억 원 가량의 연봉을 전부 반납해 임직원과 나누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핵심은 금액이 아니었다. 구성원들은 서명 운동과 노조 가입을 통해 회사에서 추가 이익이 발생했을 때 성과급은 어떻게 계산되는지에 관해 공개함으로써 '절차적 투명성Procedural Justice'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회사가 기존의 불투명한 EVA경제적 부가가치 대신 '영업이익의 10%'라는 직관적인 자본 배분 기준을 공개하고 나서야 논란은 일단락됐다.
몇 년 뒤 삼성전자 DSDevice Solutions부문에서도 보상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에 더해 지급 상한이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면서, 메모리 사업부 기준 1인당 최대 6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급이 확정됐다. 그러나 수억 원대 성과급이 확정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주주 환원과 R&D 투자를 훼손할 수 있다는 외부 주주의 우려, 사업부와 직군 간 보상 수준을 둘러싼 내부 불신, 협력사에 대한 단가 압박과 인력 이탈로 인한 산업 생태계의 균열, 노조 파업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까지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며 상당한 사회적 논란과 갈등이 이어졌다. ![]() 보상 갈등, 결국은 소통의 문제다 두 사례는 공통된 교훈을 남긴다. 보상과 관련한 감정적 대립이 시작되면, 다시 이성적인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미 불신의 프레임이 씌워진 상황에서는 경영진의 진정성 있는 설명조차 돈을 안 주려는 변명으로 치부되기 쉽다. 특히 최근 MZ세대 중심의 사회적 인식 변화와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규모를 막론하고 '이익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과 설명을 요구받고 있다. 보상의 투명성과 자본의 맥락을 체득한 시장과 구성원이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기는 어렵기에, 이제 기업은 이러한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그렇다면 경영진은 왜 지금까지 성과급의 기준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을 주저해 왔을까? 표면적으로는 명확한 공식을 두면 통상임금 및 퇴직금에 산입될 수 있다는 오랜 법적 오해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이면에는 산정 공식과 분배 비율을 명시하는 순간 경영성과급이 '회사가 호의로 주는 격려금'에서 '구성원의 정당한 권리'로 성격이 바뀔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실적이 악화됐을 때 기준을 다시 낮추기 어려워지는 '보상 하향 불가성Ratchet Effect'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 역시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보상의 기준과 소통 방식을 정교하게 설계함으로써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사전 공식을 명시한다고 해서 곧바로 법상 통상임금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최소 영업이익 기준Trigger'과 'R&D 및 비상 유보금의 우선순위' 등을 명확히 설정해 두면 불황이 찾아왔을 때 성과급을 축소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기준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즉 잘못된 법적 오해와 막연한 통제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보상의 기준과 원칙을 설명하는 일 자체를 피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회사의 성과와 나의 보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최소한의 자본 맥락을 제공하는 일은 이제 모든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됐다. 보상 파동이 터진 뒤 무너진 신뢰와 조직을 수습하는 비용보다,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진과 구성원 양측을 지키기 위해서는 성과급과 관련된 감정적 대립이 발생하기 전에 회사의 이익을 구성원과 나누는 이익 공유Profit Sharing의 맥락과 개인·조직의 기여를 인정하는 기여 인정Merit Recognition의 맥락을 구분해 설명하는 투 트랙Two-Track 보상 소통 체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경영성과급, '자본의 맥락'을 설명하라 경영성과급Profit Sharing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얼마를 지급하는지보다 그 금액이 어떤 기준과 맥락에서 결정되는지를 먼저 설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성과급의 본질과 재원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구성원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경영성과급, '이익 공유'의 맥락을 설명 경영성과급에 대해 소통할 때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사전에 명확히 공유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전제가 있다. 경영성과급은 회사의 재무적 손실Risk을 부담하지 않는 구성원에게 이익의 일부를 배분하는 '이익 공유Profit Sharing'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기업이 적자를 내거나 심각한 재무 위기에 처하더라도 임직원의 기본급을 삭감하거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사재를 들이게 하지는 않는다. 기업의 재무적 손실 위험은 오롯이 주주와 경영진이 부담한다. 이처럼 손실 리스크를 지지 않는 구조에서 구성원이 회사가 창출한 초과 이익의 일부를 분배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성공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이익 공유'의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경영성과급의 재원이 되는 영업이익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 거시적 환경에 크게 좌우된다. 개인과 팀이 밤을 새우며 최선을 다했더라도 환율 급변, 원자재 가격 폭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납품 단가 인하 압박 등 대외 변수가 발생하면 회사의 이익은 단숨에 증발할 수 있다. 나아가 당해 연도에 발생한 영업이익 전체가 성과급 재원이 될 수도 없다. 기술 격차를 벌릴 R&D 투자, 설비 보수, 불황을 견딜 비상 적립금, 그리고 자본을 제공한 주주에 대한 최소한의 환원이 선행되어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구성원의 일자리가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성과급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원칙 경영성과급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배분 산정 로직을 사전에 공유해야 한다. 연말에 결과와 액수만 통보하면 구성원의 불신을 키우기 쉽다. 특히 성과급 지급 시점에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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