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업무 현장에서 만든 프롬프트, 누구의 것일까?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 한 팀장의 글이 올라왔다.
직원이 업무 현장에서 만든 프롬프트, 누구의 것일까?
제호 : 2026년 8월호, 등록 : 2026-07-23 17:35:11
  • 기사 개별구매 : 2000원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 한 팀장의 글이 올라왔다. 성과가 좋은 신입사원이 자신이 만든 프롬프트 공유를 거절했다는 내용이었다. 회사가 전사적으로 제미나이를 도입한 뒤 유독 결과물이 뛰어난 직원이 있었고, 팀장이 공유를 요청하자 신입은 퇴근 후 개인적으로 익힌 기술이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반응은 엇갈렸다. 개인의 노하우를 강요하지 말라는 의견도 있었고, 회사 자원으로 만든 결과물이니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HR이 난감한 이유는 어느 쪽도 완전히 틀린 의견은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은 이미 AI를 업무 방식 안으로 끌어들였지만, 조직은 그 사용법을 어떻게 다룰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2025년 8월 발표한 이슈노트를 보면 한국 직장인의 생성형 AI 활용률은 63.5%, 업무 활용률도 51.8%였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가 2025년 국내 504개 제조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2.3%는 AI를 경영에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처럼 개인의 실사용이 조직의 제도보다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프롬프트를 감춘 신입 같은 갈등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암묵지가 데이터가 되는 시대
갈등이 커지는 이유는 AI가 결과물만이 아니라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의 암묵지까지 학습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Michael Polanyi는 우리가 아는 정보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다. 자전거 타는 법을 글로 완벽히 설명할 수 없듯, 사람의 실력 상당 부분은 말이 아니라 반복된 몸의 기억과 판단에 있다.

이제 그 영역도 데이터가 되고 있다. 제조와 서비스 현장에서는 손동작과 시선이 기록된다. 사무직에서는 질문 방식, 수정 방식, 판단 기준이 기록된다. 로봇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휴먼아카이브Human Archive는 인도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카메라가 달린 헤드셋을 장착하게 해 그들의 집안일과 현장 작업을 1인칭 영상으로 기록한다. AI 학습 데이터 사업을 운영하는 마이크로원Micro1도 나이지리아와 인도 등 여러 나라의 노동자들이 빨래 개기, 설거지, 요리 같은 집안일을 하는 영상을 모아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 데이터로 판매한다.
 
한국 정부도 2026년 6월 제조업의 AI 전환Manufacturing AX을 추진하기 위한 '제조AI 2030 전략'을 내놓으며 은퇴를 앞둔 제조명장과 숙련공의 암묵지를 국가 제조데이터 라이브러리에 축적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앞선 사례에서 신입이 공유하기를 꺼렸던 프롬프트 역시 조직이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업무 자산에 가깝다.


그 프롬프트는 누구의 것일까
저작권법1)에 따르면 AI 산출물은 사람이 선택·수정·편집해 창작성을 더한 부분에 한해 보호받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지시문 수준의 프롬프트는 저작물로 인정받기 어렵지만, 반복적으로 성과를 내는 프롬프트 묶음이나 업무 절차를 체계적으로 설계한 경우에는 별도의 법적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업무상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법인의 기획 아래 종업원이 업무상 작성했는지, 법인 명의로 공표됐는지, 계약이나 근무규칙에 별도의 정함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직원이 개인 계정에서 작성했고 회사와 공유하지도 않았다면 회사 명의로 공표된 업무 산출물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영업비밀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접근 권한 관리, 비밀 표시, 반출 제한, 로그 관리, 폐기 기준 등 회사 차원의 관리 조치도 갖춰져야 한다.

결국 출발점은 계약과 취업규칙이다. 회사 계정과 회사 데이터 사용 여부, 근무시간, 업무 지시, 업무의 특수성 등은 회사 자산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최종적인 권리 귀속은 계약과 내부 정책, 실제 작성 경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별도 규정이 없다면 "퇴근 후 개인적으로 익힌 기술"이라는 직원의 주장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HR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AI로 만든 결과물이 회사 업무에 활용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회사 소유라고 단정하는 일이다. 회사 자산으로 관리하려면 어떤 계정과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근무시간 중 작성됐는지, 업무 지시가 있었는지, 권리 귀속과 보상 기준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했는지 등을 함께 관리하고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실무 기준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회사 계정과 회사 데이터 사용, 근무시간, 직무 관련 과제 수행, 반복적인 재사용 가능성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충족된다면 회사의 관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개인 계정에서 익힌 일반적인 생산성 향상 기법이나 특정 회사 데이터와 무관한 학습법은 개인적인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HR은 이러한 기준을 AI 도구를 도입하는 시점부터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

... 중략 ...

강정구 라이너 AI 전략 총괄 / 국민경제자문회의 AI경제 정책자문단 위원
 
기사 전문은 구독권한이 있는 회원께만 제공됩니다. 먼저 로그인 하세요.
 
  • 리스트로 이동
  • 기사 개별구매 :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