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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가치 창출의 문법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단일 조직이나 단일 전문성만으로 완결되는 비즈니스는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AI 생태계에서 발견된다. 챗GPT의 답변이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의 여정을 풀어 보면, 그 뒤에는 거대한 협업의 사슬이 작동하고 있다.
첨단 노광 장비는 ASML, 파운드리 제조는 TSMC, GPU 설계는 엔비디아,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 클라우드 인프라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 데이터 인프라는 스노우플레이크, 최종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OpenAI가 맡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각자의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상호 연결된 가치사슬 안에서 함께 움직인다. 즉 오늘날 하나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정교한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는 분업 수준을 넘어 기술 표준, 투자 방향, 공급망 전략까지 서로 긴밀히 연결되며 함께 진화하는 '상호 의존적 공진화Co-evolution' 구조를 띤다. ![]() 성과의 전제조건이 된 협업 AI가 비즈니스의 일상이 된 지금, 산업 생태계의 협업 구조는 조직 내부로도 전이되고 있다. 머서가 전 세계 12,000명의 경영진, HR 리더,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6 Global Talent Trends' 조사에서는 "AI 도입의 진정한 가치는 일을 해체Deconstruct하고, 재배치Redeploy하며, 재구성Reconstruct해 협업을 최적화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AI 전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핵심 과제는 어느 하나 단일 부서가 책임질 수 있는 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본사와 해외법인, 사업부와 HR, 기술 조직과 현업 조직이 문제를 함께 해석하고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해야만 실행이 가능하다. 협업이 더 이상 '권장되는 문화'가 아니라,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협업의 필요성이 커질수록 실제 협업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많은 리더들이 협업을 외치지만, 현장에서는 사일로Silo가 더욱 고착화되고, 협업 성과보다 피로감만 누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머서는 미래 조직과 AX 전환의 핵심 레버를 일Work, 사람People, 조직, 인사제도, 조직문화라는 5가지 핵심 축Pillar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협업이 작동하지 않는 원인 역시 이 다섯 가지 축에서 파생된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원인은 '일Work'이다. 일 자체가 협업을 전제로 설계돼 있지 않다. 많은 조직의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와 R&R은 여전히 '내 업무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협업은 직무의 본질이 아니라, 본업 외의 추가 업무처럼 취급된다. AI와의 협업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 관련해 머서는 보고서에서 "많은 조직이 기존 업무 위에 AI 툴과 스킬을 단순히 덧붙이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업무 자체를 인간과 AI의 협업 단위로 재설계Work Redesign하지 않는다면, 협업은 계속해서 '추가 업무'로 남게 된다. 두 번째 원인은 '사람People'이다. 협업할 준비가 된 인재가 부족하다. 협업이 잘 작동하는 조직에는 서로 다른 기능과 비즈니스 언어를 연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인재가 많다. 예를 들어 기술을 이해하는 HR 매니저, 데이터 언어를 이해하는 마케터 같은 인재들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인재 육성 체계는 여전히 단일 전문성 중심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영업이나 엔지니어와 같은 단일 직무로의 성장 경로가 고착돼 있고, 직무 이동은 여전히 '경력 단절'처럼 받아들여진다. T자형 인재가 부족한 조직에서 협업은 결국 통역사 없는 다국적 회의처럼 흘러가기 쉽다. 세 번째 원인은 '조직'이다. 협업이 작동할 수 있는 구조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 단순히 '마인드셋'의 문제로 협업에 접근하는 순간,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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