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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삼성의 이건희 선대회장이 던진 "21세기는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화두는 20여 년간 한국 기업 인재 경영의 바이블이자 성장을 견인하는 '황금 열쇠'로 인식되어 왔다. 복잡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즉각적인 성과로 치환하는 스타플레이어Star Player의 존재는 변화무쌍한 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경쟁 우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AI 대전환기에 접어든 2026년 현재, 이 쟁탈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오픈AI는 핵심 연구진에게 1인당 평균 150만 달러에 달하는 파격적인 주식 보상을 약속했고, 메타는 경쟁사의 핵심인재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 무려 10억 달러 규모의 보상안을 제시했다. 기술의 진보 속도가 인간의 적응 속도를 앞지르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일수록, 한 명의 '핵심인재'는 단순한 인적 자원을 넘어 조직의 미래를 결정짓는 전략적 자산으로 그 가치가 더욱 격상되고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능력에 지나치게 기대는 스타플레이어식 조직 운영은 조직 내 균열을 낳기도 한다. 스타플레이어 자체가 경쟁력이 아니라, 그들의 역량이 조직의 시스템과 성공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스타플레이어가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의 비전, 고유 역량, 프로세스, 문화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면 그들은 조직 성장의 촉진자가 아닌 조직 성장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 ![]() 핵심인재 의존이 초래하는 '블랙홀' 리스크 조직 시스템 없이 소수의 핵심인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는 핵심인재의 성과 저하를 넘어, 조직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창업 6개월 만에 20억 달러의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120억달러를 인정 받은 AI 스타트업 싱킹머신즈랩이 핵심인재 유출로 조직의 존립 위기에 직면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스타플레이어는 '황금 열쇠'인 동시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결국 조직의 환경 구축 여부에 따라 스타플레이어는 주변에 에너지를 전파하는 '성과 확산형 인재Red Giant'가 될 수도,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고 협업을 단절시키는 '성과 흡수형 인재Black Hole'가 될 수도 있다.1) 시스템과 단절된 스타플레이어 중심 조직에서 발생하는 '블랙홀' 리스크는 조직의 역량과 문화 측면에서 조직에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첫째, 조직 역량의 휘발성과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 특정 개인에게 모든 역할이 집중되면 조직은 그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능 상태에 빠진다. 핵심인재 이탈 시 성과뿐 아니라 지식, 네트워크, 의사결정 체계라는 무형 자산이 한꺼번에 소실되는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둘째, 인적 자산의 소모품화와 번아웃이다. 동료들이 분담해야 할 책임까지 한 사람에게 몰리면, 해당 핵심인재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주체가 아닌 단기 성과를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이는 결국 핵심인재의 심신을 고갈시키고 조직 전체의 성과 동력을 갉아먹는다. 셋째, 조직의 학습 역량 약화이다. "핵심인재가 해결해 줄 거야"라는 안일함이 지배하는 조직에서는 다른 구성원들의 자생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퇴화한다. 이는 조직 전체의 상향 평준화를 가로막는 디스킬링De-skilling 현상을 유발하며 조직 성장의 결정적 장애물이 된다. 이처럼 핵심역량이 조직의 시스템과 체계가 아닌 소수의 핵심인재인 스타플레이어에게만 집중되어 있다면 조직 운영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매우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핵심인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단순히 인재 이탈이나 역량 쏠림과 같은 직접적 이슈만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깊숙이 들여다봐야 할 지점은 이러한 의존성이 구성원들의 성장 동력과 성취 의욕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며 조직문화의 근간을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보상과 인정의 불균형으로 인한 '심리적 계약'의 파괴와 '공정성'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특정인에게 자원과 재량, 파격적 보상이 반복될수록 조직을 묵묵히 지탱하는 대다수의 솔리드 플레이어Solid Player들은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한다. 성과 지향이란 명분이 공정성이란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는 순간, 구성원들이 조직과 맺은 심리적 계약은 무너지고, 조직에 대한 신뢰는 깨지고 만다. 이러한 분위기가 고착되면 성과는 더 이상 조직의 결실이 아닌 '스타플레이어의 전유물'로 치부되고, 다수의 구성원들은 집단적 무력감을 학습하게 된다. 이는 결국 도전적 행동을 멈추고 최소한의 의무만을 수행하며 심리적 계약을 철회하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성과에만 매몰된 '독성 문화Toxic Culture'의 고착화이다. 소수의 스타플레이어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운영 방식은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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