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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를 맞이하며 조직의 공기는 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실적과 평가, 등급과 보상이 교차하며 숫자가 사람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흔히 '성과를 관리한다'고 표현하지만, 복잡성을 띤 오늘날의 환경에서 그 '성과'의 본질은 더욱 흐려지고 있다. 결과가 모든 성과를 대변하는 것이 아님에도, 조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과와 결과를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보인다. 숫자는 결과적 현상일 뿐, 그 뒤에는 수많은 맥락과 관계적 여정이 존재한다. 결과는 수치화되어 드러나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여정 속에 존재하는 성과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평가의 본질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구성원들의 전체 여정을 어떤 시선과 관점으로 해석하는가에 있으며, 평가자는 결과 이면에 드러나지 않는 구성원들의 성과에 공정성과 타당성의 가치를 기반으로 공감하려는 자세와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바라보는 조직은 결국 구성원들의 신뢰와 몰입이라는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 결과가 아닌 '여정'을 읽는 평가자의 관점 복잡성을 띤 조직에서 평가자는 고유의 성과관리 제도를 기반으로 한정된 시간 동안 수많은 숫자와 숫자 이면의 맥락을 해석해야 하고, 서로 다른 구성원의 행동과 내면의 심리적 맥락과 동인까지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평가자의 확증편향, 근본적 귀인 오류, 후광효과와 같은 인지적 왜곡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평가자는 구성원에게 합리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합의를 이뤄야 하며, 공정한 수시 모니터링과 점검을 통해 구성원의 성과 창출 여정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또한 과업을 통해 성장의 가치와 방향성을 수립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원온원1on1을 통한 동기부여와 피드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여정을 거쳐 구성원과의 공감대를 쌓았을 때 피평가자는 평가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몰입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24년 잡코리아가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과평가 결과를 전달받은 후 이직을 고려하는 실무자가 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과관리가 여전히 결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과 연계해서 예상치 못한 낮은 성과평가 등급을 전달받은 구성원이 겪는 심리 상태를 탐색하기 위해 2년간 통합적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 25개의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의 저성과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TCI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MMPI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도구를 활용해 우울, 히스테리, 반사회성 등 저성과 구성원들의 기질과 심리 상태에 대해 수집 및 분석을 진행했고, 이를 순차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IDIIn-depth Interview 기반의 질적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낮은 성과평가 결과를 인식한 구성원들에게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다섯 가지 심리적 특성을 관찰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자기객관화의 부재로, 업무에서 능동성과 주도성이 부족하고, 사고와 행동에서 일관성이나 논리가 떨어지며, 개인의 유능함만을 강조하는 경향을 관찰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조직에 대한 부정적 사고로, 피해의식으로 조직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의심으로부터 비롯된 저항감이 자리잡혀 있으며, 개인이 느끼고 있는 부정 사고를 동료 구성원에게 전이 및 확산시키려는 점을 관찰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낮은 수용력과 의존성으로, 조직 생활과 관계에 대한 공허함과 수치심의 감정, 우울 증상으로 인해 일관된 행동양식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네 번째는 협력적 관계를 거부하는 이기성으로, 자기중심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를 지니고 타인과 직면한 상황에서의 포용력이 부족한 반면, 결과에 대한 소유욕으로 발생되는 높은 이기성이 관찰됐다. 다섯 번째는 평가자에 대한 적대적 감정으로, 분노와 적개심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정서 조절에 실패하는 수준에 다다른 경우 피해의식이 증폭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렇듯 구성원이 결과를 만들어 내는 여정에 공감하지 않고 결과로만 수치화할 경우, 피평가자들이 조직과 평가자에게 느끼는 합리성, 공정성, 납득성에 대한 가치들이 무시된다고 느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신뢰와 몰입의 가치가 붕괴될 수 있다. 나아가 개인이 느끼는 불신과 저항감, 우울 등의 부정 감정들이 동료와 조직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낮은 평가를 전달받은 모든 구성원들의 결과가 평가자의 오류에서 기인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평가 이후의 파급효과를 고려해 평가자는 성과를 관리하는 여정에서 구성원과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시스템과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에 더해, 성과를 바라보는 관점과 스스로의 접근 방식에 대한 성찰적 점검을 진행해야 한다. 이는 복잡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평가자들이 더 이상 판정자가 아닌 해석자의 관점에서 공정하고 납득 가능한 아웃풋을 내야 하는 시대적 요구와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공감과 신뢰를 만드는 피드백 '피드백'은 구성원의 입장에서 평가 결과의 납득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평가자가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는 영역이다. 효과적인 성과관리를 위해 평가자는 구성원이 신뢰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 여정을 다각적으로 점검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연계해 필자는 10년간 국내 대기업들과 조직 성과에 대해 고민해오며, 평가자들이 현장에서 점검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구축했고, 이를 조직 고유의 성과 문화와 연계해 커스터마이징한 후 제공하고 있다. Step 1 목표 수립 단계 · 개인의 목표가 조직 전체 목표에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 점검 · 개인의 성과 결과물이 조직에 어떠한 기여를 하는지 점검 · 시너지 창출을 위한 개인의 '3sstart, still, stop' 측면 점검 Step 2 목표 합의 단계 ·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도전적 목표인지 점검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지원이 가능한지 점검 Step 3 중간점검 및 피드백 단계 · 목표별 진척도는 어느 정도이며, 진척도에 영향을 미친 주된 요소는 무엇인지 점검 · 성과들 중 조직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결과물은 무엇인지 점검 · 동기부여와 몰입의 지속을 위해 어떠한 성과 창출 여정을 인정해줘야 하는지 점검 Step 4 평가 및 피드백 단계 · 주어진 목표 대비 어떠한 아웃풋을 만들었고, 그 여정은 어땠는지 점검 · 개인의 아웃풋이 조직과 개인의 성장에 어떠한 아웃컴으로 기여했는지 점검 · 달성하지 못한 것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점검 · 잘하고 있는 영역에서 더 강화해야 하는 요소는 무엇인지 점검 · 보완이 필요한 영역에서 개선을 위해 어떠한 것을 지원할 수 있는지 점검 원온원, 공정한 평가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피드백과 연계해서 최근 2~3년간 조직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키워드는 원온원이다. 원온원은 평가자와 구성원이 진행하는 정기적 미팅으로 다층적인 관점에서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평가자는 구성원의 조직과 과업에 대한 만족도와 그 판단에 대한 맥락을 해석할 수 있고, 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구성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구성원은 원온원을 통해 맞춤형 동기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개인이 직면한 과업에서 느끼는 페인포인트를 개선 또는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 이 과정들을 통해 구성원은 평가자와 신뢰를 형성하며, 그 신뢰를 기반으로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하고,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게 된다. 갤럽Gallup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원온원과 직원 생산성 사이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정기적이고 구조화된 원온원을 경험하는 구성원은 직무에 몰입할 가능성이 3배나 높다고 나타났다. 실제로 구조화된 원온원은 세 가지 측면에서 효과성을 띤다. 첫째, 구성원의 솔직한 생각을 확인할 기회가 주어진다. 개인이 직면한 과업들에 대해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정기적 원온원은 발전적 방향으로 시제를 미래에 두고 대화할 수 있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원온원을 통해 상호 신뢰를 형성할 수 있고, 신뢰의 가치를 기반으로 구성원이 성과목표에 몰입할 수 있다. 효과적인 원온원 진행을 위해 평가자에게 필요한 마인드셋과 점검 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수시가 아닌, 정기적으로 타임라인을 세팅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의 성숙도와 상황을 고려해, 주 1회가 아니더라도 격주나 월 1회 등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인터벤션Intervention은 구성원에게 평가자 역시 원온원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만약 예상치 못한 이유로 합의된 일정에 원온원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을 변경해 약속된 정기미팅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 또한 구성원에게 신뢰와 진정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원온원에 대한 관점을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원온원은 공식적인 대화의 장場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면담과는 차이가 있다. 즉 구성원이 개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편안한 자리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기에 보안이 잘 유지되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평가자는 단순 성과의 영역에서 벗어나 성과 진척도, 성장 방향성, 관계적 맥락 등과 같이 광의의 범위에서 대화를 나누며, 코칭·피드백 스킬을 성장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원온원 진행 중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발언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경청해야 한다. 단순 태도의 영역보다는 진정성 있는 경청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영역과 선호하는 배움의 방식, 얻고 싶은 경험 등을 확인하고 평가자로서 지원할 수 있는 요소를 센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취지와 목적성에 부합하게 유연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논의하고 싶은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권장하되, 단순 성과 외에도 구성원의 경력 개발 및 성장에 대한 영역을 다각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에 현재 직면한 도전 과제, 피드백이 필요한 영역, 관심 있는 성장 기회 탐색 등의 아젠다를 공유함으로써 구성원이 준비된 상태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결과는 수치나 문서로 조직에 기록되지만, 평가자의 성과관리 여정 자체는 구성원 개인의 감정으로 기억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평가 결과의 공정성, 납득성, 합리성은 시스템이나 제도뿐만 아니라 평가자가 드러난 결과를 해석하는 관점에서 비롯됨을 인식해야 한다. 4분기 평가를 앞둔 지금 "나는 성과를 평가하려고 하는가, 결과를 평가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건네보길 바란다.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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