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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권한과 책임 분배에 따른 수직구조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리더 기피 현상과 승진 거부 사례가 늘고 있으며, 생성형 AI가 중간관리자 역할을 대체하며 조직 구조 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수직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지금, 중간관리자와 리더의 역할 재정립과 자기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jpg) 우리에게 익숙한 윗사람이나 아랫사람과 같은 표현은 나를 기준으로 '위'와 '아래'가 존재하는 조직 내 수직적 구조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일반 조직에서 흔히 보이는 수직적 구조는 언제부터 형성됐을까? 원초적 형태의 수직 구조는 군사 조직에서 비롯됐다. 고대 군대는 효율적인 지휘와 통제를 위해 장군에서 지휘관과 병사로 이어지는 명확한 상명하복 체계를 구축했다. 이집트나 로마와 같은 고대 국가들도 왕을 정점으로 한 중앙집권 체제를 도입해 방대한 영토와 인구를효율적으로 다스렸다. 그러다 18세기 산업혁명 시기에 대량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은 다시 변했다. 소수 인원이 운영하던 조직에 수천 명의 노동자가 투입되자, 효율적 관리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때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가 수직 구조의 이론적 틀을 마련했다. 그는 조직내 권한의 위계를 명확히 하고, 구성원에게 업무별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며, 전문 지식이나 기술에 따른 분업과 전문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모든 업무는 공식 규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한의 위계, 분업과 전문화, 규칙과 절차가 효율적 관료제를 구성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 원칙들은 오늘날 우리가 속한 조직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조직이 '수직구조'를 유지하는 이유 관료조직은 보통 기능이나 제품/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형태는 달라도, 두 조직 모두 의사결정이 수직적으로 이뤄지고 정보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구조를 갖는다. 우리는 오랫동안 정보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의사결정체계는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방향으로 살아왔다. 최근 애자일 조직이나 홀라크라시Holacracy 같은 조직 운영 방식이 여러 조직에 도입되면서 소규모 팀으로 빠르게 움직이거나 조직 내 위계질서를 완전히 없애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례도 보이기 시작했으나, 이 같은 운영 방식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그토록 민첩하게 움직이는 조직의 중요성과 자율 및 책임의 효과를 여러 사례에서 피력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조직이 수직구조와 관료제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 해답을 인간의 심리적 속성에서 구하고 있다. 필자가 함께한 연구팀1)은 국내 조직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유 리더십 관련 연구 과정에서 팀장과 팀원 모두에게 리더십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때 팀장과 팀원 모두가 공유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보였는데, 리더가 갖는 권한은 좋지만 책임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였다. 이는 비단 공유 리더십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야기하는 리더 기피 현상, 혹은 의도적 언보싱Conscious Unbossing과도 맥을 같이한다. 포브스Forbes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 중 42%가 '승진 제안을 거부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점차 많은 인재들이 전통적인 승진 경로와 관리자 역할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과거와 같이 수직적 구조에서 위로 올라가는 승진이 더 이상 성공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즉 직원 개개인이 자신만의 성공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더 기피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즈 기사를 보면 여성 리더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보스가 되는 것이 성공 모델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가령 회사에서 관리자, 임원까지 오른 이들이 오히려 더 나은 삶의 질이나 본인다운 경력을 위해서 스스로 관리자에서 물러나는 사례도 많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공공기관, 심지어 교육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승계계획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직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역할별 주요 승계자를 별도로 관리함으로써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도모하지만, 리더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 그 기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S&P 500 기업 CEO 교체율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규 CEO 중 내부 승진자 비중은 73%에 달한다. 특히 기술업계는 84%의 높은 비율을 보인다. 이처럼 조직 내 승계계획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나, 리더 기피현상은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생성형 AI가 초래하는 '대압착 현상' 수직 구조에서 애자일이나 홀라크라시 같은 수평적 조직으로 전환하려 할 때 권한과 책임의 문제나 의도적 언보싱과 같은 현상이 변화의 주요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오랫동안 견고했던 수직 구조라는 '철옹성'을 생성형 AI가 빠르게 해체하고 있다. ... 중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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