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의 진화, 벽을 허물고 손을 맞잡을 때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연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은 "AI 기술로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능력이 그 어떤 특정 기술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HR의 진화, 벽을 허물고 손을 맞잡을 때
제호 : 2025년 7월호, 등록 : 2025-06-25 13:19:27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연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은 "AI 기술로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능력이 그 어떤 특정 기술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는 프로그래밍, 분석, 리포팅 등 업무에 필요한 '하드 스킬'보다 공감, 소통, 협업처럼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소프트 스킬'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처럼 생성형 AI 시대에는 협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술과 인재에 주목해야 한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산업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동일 분야의 경쟁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얼마나 협력하고 화합하는지가 조직의 핵심적인 성공 요인으로 부상했다.

이런 변화는 인사관리HR의 진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HR은 조직 안에서 일과 자리를 기준으로 인력을 대체하고 상대 평가하며, 유지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그러나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인재가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내부 자원만으로 한계가 있다. 더구나 지식과 정보는 더 이상 조직의 테두리 내에서 머물지 않는다. 신규 방법론, 새로운 툴, 최신 HR 트렌드의 업데이트 빈도는 자급자족으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제 HR도 폐쇄적이었던 벽을 허물고, 보다 개방적으로 외부 교류, 컨설팅, 전문가와 협업을 위해 손을 맞잡을 때다. 



개인, 동료, 리더의 '자기 인식'이 변화의 시작
이를 위해서는 내부 자원에 대한 자기 이해와 인식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자기 인식'이란 자신의 감정, 생각, 행동, 가치, 강점, 약점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그것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구성원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자, 협업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를 조직에 대입하면 구성원은 회사의 방향성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동료에 대한 신뢰가 높은지, 리더는 팀원의 커리어 성장을 지원하는지 등을 자가 진단할 수 있다.

조직의 자기 인식은 변화의 시작점으로, 이것이 효과를 얻으려면 내부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병행하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측정하며 발전시켜야 한다. 분열이 강한 시대에는 소통을 위한 노력이 두 배 이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일PwC는 리더십과 구성원 간 자기 인식을 높이기 위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한다. 계단식 구조가 아닌 원테이블로 모두 동일한 높이에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 실시간, 양방향 소통을 추구한다. CEO 타운홀 미팅, 중간관리자 간담회, 임산부 간담회, 일하는 방식 워크숍, 익명 소통 플랫폼 '오늘의 삼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고 이를 다양한 서베이 결과와 연계해 분석하고 있다.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은 '내부 인적 자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거나 상호 합의가 되지 않은 규칙은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실천과 섞이기 어렵다. '어디서부터 출발했는가' 또는 '왜 실천해야만 하는가'처럼 근원적이고 철학적 접근이 우선됐을 때 실천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연구-기획-실행-평가 단계 가운데 기업이 컨설팅 업체로부터 크게 기대하는 바는 첫 두 단계다. 그러나 컨설팅의 성공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지점은 실행 단계다. 만약 이때부터 내부 담당자 혹은 구성원이 참여한다면, 타이밍은 늦었다고 볼 수 있다.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을 받았던 연구와 기획 단계를 의심하거나 실행을 주저할 수 있다.

조직은 컨설팅 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후반전을 치러야만 한다. 그렇다면 내부 인력은 프로젝트 어느 단계부터 본격 투입되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서베이, 인터뷰, 세미나, 워크숍 등 다양한 참여 옵션이 있다. 연구 단계는 프로젝트 배경을 이해하고 조직이 보유한 기존 자료에 대한 재인식과 재해석이 필요하다. 내부를 가장 잘 이해하는 담당자야말로 외부 방법론이나 사례를 접목해 수행하기에 적임자다. 기획 단계는 '왜 이 방향이 최선인가'를 온몸으로 체득하는 시간이다. 처음부터 함께 고민한 사람은 실행 역시 다르기 마련이다. 연구와 기획 과정을 거친 구성원은 실행 단계에서 강한 주인 의식과 추진력을 발휘한다. 변화 관리의 주체가 되어 전파와 홍보 역할을 자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들은 마지막 평가 단계에서 프로젝트 종료 관점이 아닌, 다음 프로젝트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임할 것이다. 이는 프로젝트 성공을 넘어 내부 인적 자원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일PwC의 경우에는 사내 문화 크루 조직인 '스밈S.meme'을 매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사 차원에서 진행된 '불필요한 일 제거 공모전', 조직 단위의 '칭탄칭찬&감탄 릴레이' 등 신규 과제의 연구, 기획하는 단계부터 실행, 평가까지 모든 과정에서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내·외부 자원을 동시에 활용해 시너지를 높이자
혁신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란 실행 전, 실행 시, 실행 후 시점에 따라 단계를 구분해 소통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삼일PwC는 CEO 타운홀 미팅을 할 때 혁신 커뮤니케이션 전략 이론을 접목했다. 대다수가 '실행 시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전후 단계에도 힘을 실어 소통의 효과를 높였다. 사전 커뮤니케이션 단계에서는 소통 채널 오픈, 질문 접수, 선호도 투표 등을 통해 사전 신청과 참여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후 커뮤니케이션 단계에서는 CEO 타운홀 미팅 다시보기 영상을 제공했다. 그리고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연결성을 위해 건의 창구를 상시 오픈하고, 익명 기반의 질문과 건의에 대한 공식 답변을 이어가고 있다.

내·외부 자원을 동시에 활용해 전문성 시너지를 높인 협력 사례도 있다. 내부 중간관리자 리더십 코칭 프로그램을 신규 기획하면서 프로그램 운영 시 내부 환경과 문화를 잘 이해하는 사내 코치를 중심으로 구성하되, 대상자가 외부 코치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함께 제공했다. 이를 통해 선택지를 넓히고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사내 코치와 사외 코치 간 미팅을 통해 상호 지속 가능한 상생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다.


전사는 방향성을, 조직은 실행을 설계한다
신규 프로젝트 또는 과제를 기획할 때는 전사와 조직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과제의 경우, 전사 커뮤니케이션은 회사의 비전, 전략, 가치, 행동양식 등을 의미하고 이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구성원들이 이 방향성을 잘 이해하고 실천할수록 방향성상 원팀One Team이 되어 시너지를 높이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영진과 구성원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를 위한 체계와 시스템을 갖추는 과제를 설계해야 한다. 다음으로 조직 커뮤니케이션은 전사보다 하위의 팀과 같은 조직 내 정보 공유 수준과 소통 분위기를 의미한다. 팀원들은 회사보다 조직에 더 가까운 소속감을 느끼기 때문에 조직의 소통 문화는 경영진보다 팀장의 역할과 책임이 더 크게 작용한다. 상호 부르는 호칭, 회의 방식, 업무 논의 형태, 보고 스타일 등 각 조직의 특성을 고려해 특화된 과제를 설계할 수 있다. 

삼일PwC는 전사 차원에서 일하는 방식 팀 워크숍 프로그램을 개발해 3.5시간 동안 퍼실리테이션을 지원한다. 팀 리더를 포함한 팀원 모두가 모여 함께 팀의 이슈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워크숍 사전 과제로 전사 차원의 가치, 행동양식을 담은 업무 스타일 진단과 사전 설문에 참여한다. 워크숍 당일에는 팀에 특화된 이슈를 발견하고 개선안을 토의하면서 팀원 모두가 합의한 실천 과제를 수립하고 있다.


연속성이 조직문화를 만든다
조직문화는 하루 만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의 이벤트로 바꿀 수 없다. 보이지 않게 뿌리내리고 있어 오랜 기간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고, 한두 명이 바뀐다고 전체가 바뀌지도 않는다. 특히 신뢰와 공감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변화에 대한 저항은 크기 마련이다. 그만큼 중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며, 연속성이 중요하다. 

삼일PwC는 올해부터 유연근무 카운슬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CEO와 임산부 간담회에서 나온 한 구성원의 발언이 계기가 됐다. 이를 기획하고 홍보하기 위해 구성원 대표들과 인사담당자가 정기 협의체를 구성했고, 이후 매월 말 정기 미팅을 통해 현황 분석, 채널 생성, 소식지 발행, 우수 사례 공유 등을 주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사의 유연근무 가이드를 단위 조직의 가이드로 이어서 진행하기도 했다. 팀 구성원 전원이 참여해 전사 가이드를 활용한 팀 버전의 일하는 방식 가이드를 제작하고, 가이드 실천 후 효과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유연근무 실천율이 높을수록 구성원의 몰입도와 장기 재직 의향, 실행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는 다른 팀에도 모범 사례로 자리잡아 삼일PwC 전사 차원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개방과 협력이 중요한 시대를 맞아 HR 또한 벽을 허물고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이를 위해 개인, 동료, 리더, 조직은 자기 인식부터 시작해, 내부 인적 자원을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으로 삼고 내·외부 자원을 동시에 활용해 시너지를 높이는 건 어떨까. 여기에 매년, 매분기, 매월 멈추지 않는 연속성을 이어 나간다면 HR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


* 김준호 이사는 연세대에서 기술정책학 박사를, 서강대에서 인사관리 혁신 커뮤니케이션 석사를 공부했다. 한국IBM에서 디지털 HR 컨설팅을, 삼성전자에서 10여 년간 글로벌 인사제도 혁신, 전사 직무 중심 변화 관리를 수행했다. 현재는 대내외 HR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삼일PwC의 조직문화 혁신과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김준호 삼일PwC 컬처 체인지 & 커뮤니케이션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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