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제 금지, 기업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재명 대통령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핵심가치로 내세우며, 그 이행 방법 중 하나로 포괄임금제 금지를 근로기준법에 명문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포괄임금제 금지, 기업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호 : 2025년 7월호, 등록 : 2025-06-25 11:17:20
  • 기사 개별구매 : 2000원



이재명 대통령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핵심가치로 내세우며, 그 이행 방법 중 하나로 포괄임금제 금지를 근로기준법에 명문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포괄임금제가 장시간 노동과 공짜 노동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면서, 이를 금지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임금 등 근로조건이 나빠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포괄임금제 금지는 이른바 '노란봉투법' 입법 재추진이나 정년 65세 연장 등 굵직한 노동 이슈에 가려져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온 공약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포괄임금제의 의미, 효과와 부작용 등을 분석하고, 포괄임금제 금지 시의 영향과 기업의 대응방안을 차례로 알아보자.

​

포괄임금제의 의미와 운영 형태
포괄임금제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약정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을 미리 정한 뒤, 일정액의 제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형태를 말한다. 실무상으로는 기본급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일정 시간분의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으로 정하는 '정액급형'과 기본급과 법정수당 총액을 각각 정하되 법정수당 간의 금액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수당형'이 주로 활용된다. 정액급형이 임금 100만 원에 각종 시간외근로수당을 모두 포함하는 방식이라면, 정액수당형은 기본급 70만 원에 각종 시간외근로수당 몫의 30만 원을 더해 100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어느 형태이든 포괄임금제의 핵심은 실제로 근로자가 몇 시간을 근무했는지에 관계없이 이미 약정된 급여 또는 수당 외에는 별도의 수당을 더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포괄임금제를 이해하기 위해 함께 비교해야 할 개념이 '고정OT 제도'이다. 고정OT 제도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업무 수행상 발생이 예상되는 일정 수준의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을 정해 미리 지급하되, 이를 초과하는 근로에 대해 추가로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포괄임금제와 고정OT 제도는 법정수당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고정OT 제도하에서는 약정된 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외근로에 대해 별도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 포괄임금제와 다르다. 


포괄임금제의 효과 그리고 부작용
현행 근로기준법은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1) 따라서 사용자는 각종 법정수당의 지급의무 및 범위를 확정하기 위해 직원들의 실제 근로시간을 측정하고, 연장근로 등 수행 여부를 직접 관리해야 한다. 다만 근무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모든 근로자들의 실근로시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근로기준법은 이러한 경우를 위해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나 재량근로시간제2) 등을 일부 마련해 두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근무형태에 대응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이러한 맥락에서 포괄임금제는 기업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정액급형이든 정액수당형이든 사전에 약정된 만큼의 법정수당만을 지급하면 족하므로 근로시간을 일일이 측정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급여 계산에 필요한 행정적 부담도 덜어낼 수 있어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근로환경을 유연하게 운영하면서도 인건비 규모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기업 입장에서 포괄임금제가 갖는 장점 중 하나다.

한편 포괄임금제가 반드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시간외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언제나 일정액의 제수당이 포함된 급여를 수령하게 되므로, 실제보다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법정수당을 포함한 총액이 미리 약정돼 있다는 점에서, 시간외근로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법정수당을 미지급하는 등 임금체불에 따른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포괄임금제가 불투명한 임금구조하에서 장시간 노동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실제 근로시간에 관계 없이 일정액의 수당만을 지급하는 구조상,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에게 더 많은 업무를 부과하더라도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포괄임금제가 곧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로를 허용한다는 의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는 '근로시간 측정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근로자가 실제로는 상당한 초과근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포괄임금제를 이유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받지 못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사실상의 임금체불에 해당한다는 비판도 있다. 따라서 포괄임금제는 노사갈등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면서 근로자의 권익을 해치는 대표적인 제도라는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 중략 ...

송연창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 변호사
 
기사 전문은 구독권한이 있는 회원께만 제공됩니다. 먼저 로그인 하세요.
 
  • 리스트로 이동
  • 기사 개별구매 :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