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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단지 하나의 그림이 아니라 작가의 생애와 내면의 세계가 담긴 역사의 산물이다. 그리고 도슨트의 역할은 작품 뒤에 숨겨진 작가의 메시지를 들려주는 것이다. "우연히 한 작품을 보게 됐을 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얻게 하는 것이 미술의 힘"이라는 정우철 도슨트는 단순한 설명을 넘어 청자들이 작가의 생에 몰입하고, 작품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전시 해설의 새로운 기준을 쓰고 있다.
.jpg) 한고비 넘어 찾은 적성 정우철 도슨트는 교육회사를 다니던 중 관리자로서의 승진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던 그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거라면 지금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승진이 아닌 퇴사를 선택했다. 그후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던 정 도슨트는 우연히 전시관에서 스태프로 일하게 됐는데, 이때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슨트를 보게 됐다. 당시에는 도슨트라는 직업이 알려지지 않았고, 전시관 스태프들이 자원봉사 차원에서 해설을 진행했기에 준비된 자료를 읽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를 본 정 도슨트는 '청중들과 대화하듯이 이야기해준다면 더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전시 해설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렇게 도슨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긴 시간 해설해야 하는 도슨트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50분 분량의 해설을 맡았으나 긴장한 나머지 20분 만에 설명을 끝냈던 첫 해설을 떠올렸다. "머리가 하얘진 채로 첫 해설을 하고 내려왔을 때 한 관계자에게 '여기서 그만하면 저 청중 100명한테 못하는 사람으로 기억될 거다'라는 말을 들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 말 덕분에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전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슨트로서 걸어 나갈 수 있었어요." 익숙지 않은 일이기에 언제나 긴장되고 실수도 많았지만, 어려워도 계속해서 부딪치고 경험하다 보니 적정 해설 시간을 맞출 수 있게 됐고, 해설이 끝난 후 정 도슨트를 직접 찾아와 '너무 재밌었다'고 후기를 전해주는 청중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도슨트는 다른 스태프들과 동일한 급여를 받으면서 스태프 일에 해설까지 해야 하는,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전시를 시작할 때는 4명의 도슨트가 있었는데 끝날 때는 저 혼자 남아있을 정도였죠. 그럼에도 반복된 해설을 통해 발전해 나가고, 또 이러한 성장이 청중들의 반응으로 나타날 때마다 쾌감이 느껴졌고, 그래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더 좋은 도슨트가 되기 위한 과제 계속해서 청중들 앞에 서온 정우철 도슨트는 점차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해설로 인기를 얻어, 그의 해설을 듣기 위해 전시관에 찾아오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그는 더 다양한 작품과 전시들을 알리기 위해 해설은 물론이고, 강연, 방송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여러 무대에서 몰입감 있는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에게도 방송이나 강연과 같은 활동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무대에 혼자 서서 이야기할 때는 긴장한 탓에 실수를 하기도 했는데, 특히나 방송은 불특정 다수가 보는 매체이기 때문에 작은 실수에도 큰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는 그는,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 발전하는 길이라는 생각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은 최고의 순간을 누구나 느낄 수 없도록 두려움 뒤에 숨겨놓는다'고 합니다. 무대에 서기 무서울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렸어요. 두려움을 극복한 자만이 발전하고,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되새기며 제게 주어진 일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주어지는 해설과 강연, 방송에 있어 두려운 마음을 다스리며 하나씩 도전해나간 그는 점점 실력을 발전시켰고, 현재는 다양한 매체에서 미술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슨트는 미술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고 있어야 하기에, 그는 지금도 많은 작품과 자료를 보고, '매일 미술책 한 페이지라도 읽자'는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공부함으로써 청중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지 않도록 끝없이 노력하고 있다. "전시 해설은 길게 한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같은 내용을 설명하더라도 때로는 20분, 때로는 40분 분량으로 설명해야 할 때가 있죠. 세심하게 분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중요한 내용인지 간추릴 수 있어야 하고, 이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계속해서 더 나은 도슨트가 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JPG)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계속 나아갈 것 정우철 도슨트는 유대인으로서 불행한 삶을 살았으나 계속해서 '사랑'을 그려냈던 마르크 샤갈에 대한 해설을 듣고 자신을 찾아왔던 한 학생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음악을 공부하던 학생은 힘든 일이 있던 시기에 그의 해설을 듣게 됐고, 그가 들려준 샤갈의 이야기를 통해 힘을 얻어 좋은 음악가가 되겠다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덕분에 현재는 유학을 떠나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정 도슨트는 미술을 잘 모르더라도 누구나 작품을 보고, 해설을 들으며 작가들이 남긴 메시지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요즘 전시 관람료도 증가하고, 해설도 유료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이들만 미술을 즐기게 될까 걱정되는 마음이 앞섭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문화 불모지인 곳에서 미술 콘서트를 진행하거나 무료 전시 해설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정우철 도슨트는 누구나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쉬운 용어로 풀어서 설명하는데, 이것이 자신의 해설이 갖는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해설을 하다 보면 누구나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 전문성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말하는 사람이 아닌 듣는 사람을 배려해서 쉽게 얘기하는 것이 도슨트의 과제라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나이대가 많으면 오래 설명 듣는 것이 힘드니 보다 간략하게 해설하는 등 청중들의 분위기, 나이대, 성별 등을 고려해 같은 해설이라도 조금씩 내용을 다르게 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에 흥미를 느끼도록 계속해서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와 미술 작품을 알리기 위해 강연, 방송,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늘 '전시에 많이 와달라'는 말을 잊지 않는 그는 앞으로도 미술 작품을 알리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예술은 다양한 역할을 하지만 낭만과 희망을 전할 때 가장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작품 속에 담긴 삶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던 초심을 잊지 않고, 본업에 충실하며, 지금껏 그래왔듯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나아가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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