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파괴 이후의 직급체계, 레벨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직급체계 개편은 2010년대 중반, 대기업을 중심으로 본격화됐다.
직급 파괴 이후의 직급체계, 레벨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제호 : 2025년 4월호, 등록 : 2025-03-25 10: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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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체계 개편은 2010년대 중반, 대기업을 중심으로 본격화됐다. LG의 사원-선임-책임, 삼성의 CL1-CL2-CL3-CL4, 현대의 매니저-책임매니저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기업들은 프로, 매니저 등 단일 직급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직급 파괴 속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고, 기업은 이제 '레벨제' 형태의 직급체계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직급체계의 본질에 대해서 살펴보고, 최근 주목받는 '레벨제'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보고자 한다.



직급체계 개편의 유형 
직급체계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대다수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라는 체계를 떠올릴 것이다. 직급職級은 직무등급職務等級을 의미한다. 즉 비슷한 수준의 직무를 묶어놓은 단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처럼 직급은 직무등급의 개념으로 출발했지만 실제 인사관리에서는  직급이 연공서열에 의해서 결정됐고, 결국 직무등급의 개념을 상실한 채 직장 내 서열을 정하는 개념으로 잘못 활용됐다. 이러한 직급체계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 2010년대 중반, 직급체계 개편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기업은 기존 직급체계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당시 직급체계 개편은 두 가지 관점에서 진행됐다. 첫째, 호칭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CJ의 '님' 제도, SK의 '매니저' 제도 등이 있다. 호칭 통합은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목적으로 시행됐다. 호칭제도의 변화를 통해서 많은 기업들이 소통을 강화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 둘째, 직급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즉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라는 5개 직급을 사원-선임-책임이라는 3개 직급으로 통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직급을 통합한다는 것은 임금등급을 통합한다는 의미이다. 즉 임금등급이 5개에서 3개로 줄어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승진 횟수도 4회에서 2회로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직급 통합을 진행하는 경우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반대 의견을 표하곤 한다. 

직급체계 개편을 다시 정리해 보면 <표 1>과 같은 4가지 유형이 나오고, 기업은 그중에서 한 가지 유형을 선택하게 된다. 여기서 필자는 한 가지 인사관리 개념을 살펴보고자 한다. 회사는 보통 임금을 밴드의 형태로 표현하는데, 임금의 밴드 간 이동은 직무의 변경을 의미한다. 그리고 임금의 밴드 내 이동은 역량의 변화를 의미한다. 즉 우리가 보통 승진이라고 부르는 것은 임금의 밴드 간 이동을 의미하며, 정기 임금 인상이라고 말하는 것은 임금의 밴드 내 이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임금의 작동 원리를 먼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급체계 개편 시 발생하는 주요 문제
필자는 최근 5년 전 직급체계를 개편한 A사에 대한 상담을 진행했다. A사는 직급을 5직급에서 단일직급으로 통합하고 호칭도 '프로'로 통합했다. 직급체계 개편 초기에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과 소통 강화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니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본인이 더 어려운 일을 하는데 왜 인정해 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동료는 본인보다 훨씬 쉬운 일을 하는데 왜 본인과 임금이 같냐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인사팀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경영진은 과거 직급체계로 회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A사의 사례는 직급체계 개편 시 발생 가능한 주요 문제를 잘 보여준다. 첫째, 승진 횟수 감소에 따른 불만족이다. 이러한 문제는 임금등급을 통합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임금등급을 단일직급으로 통합하는 경우에는 구성원의 불만이 높아진다. 임금등급이 하나가 된다면 사실상 승진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에는 직급체계 개편을 인건비 절감을 위해 시행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직급체계 개편으로 ​직급과 임금등급 통합을 시행할 경우에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다른 직원과의 비교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과거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과 같이 5개 직급에 의해서 위계가 결정되는 회사가 직급을 사원-선임-책임의 3개 직급으로 통합한다고 가정해 보자. 사원은 '사원'으로, 대리/과장이 '선임'으로 차장/부장이 '책임'으로 변경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거 아래 직급이었던 직원이 동일한 직급으로 변경되면서 불만이 발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장단계 부재不在에 따른 상실감이다. 특히 직급을 단일직급으로 변경한 경우 성장단계가 전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팀원의 경우 팀장이 되지 않는 한 성장의 기회가 없다. 거의 10년 이상을 팀원이라는 한 직급에 머물러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성장은 인간의 매우 기본적인 욕구이기에 조직에서 구성원에게 직급체계를 통한 성장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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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수 노무법인 예담HR컨설팅 예담 인사평가연구소 대표 컨설턴트 /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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