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SNS의 다양한 콘텐츠들, 각종 플랫폼에서 쏟아져나오는 드라마와 영화들까지 '영상'은 어느덧 우리의 삶에 깊숙이 침투했다. 특히 뮤직비디오는 K팝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울려 퍼지면서 국적이 다르고, 가사를 모르는 이들도 누구나 노래를 이해하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삶에 녹아든 다양한 형태의 영상을 제작하고, 최근 뉴진스와 재쓰비 등의 뮤직비디오를 창작하며 자신의 독보적인 감성을 구축한 이영음 감독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었다.진정성을 담아내다 성악, 디자인 등 예술을 전공한 가족들과 생활한 덕에 자연스럽게 창작에 관심을 갖게 된 이영음 감독은 여러 분야 중에서도 다양한 표현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종합예술인 영상을 자신의 길로 삼고 영상학과에 진학했다. 이 감독은 영상학을 공부하며 짧은 영상을 제작하는 아르바이트로 연출을 시작했는데, 이를 계기로 연출의 재미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연출은 통역과 같다고 생각해요. 영상을 제작한다는 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번역하는 것이거든요. 이 과정에서 연출자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그 방식과 내용이 달라진다는 특성은 영상의 매력이자, 다양한 시청각 효과를 잘 종합해서 의미를 최대한으로 전달해야 하는 연출자의 역할이 강조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연출에 흥미를 느낀 그는 광고 영상으로 시작해 뮤직비디오까지 그 영역을 넓혀 7년간 다양한 영상을 창작하고 연출하면서 감독으로서 경력을 이어왔다. 그간의 활동을 토대로 자신의 색을 찾아온 그는 최근 그룹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감독을 맡아 특유의 감성을 담아냈고, 이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으며 다양한 K팝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의 영상이 다양한 K팝 팬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이 감독은 "영상이 가짜처럼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영상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진정성'을 꼽았다. 그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영상 연출의 한 방법이지만, 어떨 때는 기술 없이 담백하게 담아내야 진심이 잘 전달될 때가 있다"며 "화려한 편집 기술에 집중하기보다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진실성 있는 영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작자의 진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정을 가지고 작업해야 진정성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눈에 대놓고 보이지는 않더라도 애정을 갖고 영상을 만드는 것과 애정 없이 영상을 만드는 것은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물 또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죠. 따라서 힘들더라도 촬영장에서만큼은 모두와 즐겁게 임하려고 늘 노력합니다." 완성도로 이어진 '책임감' 이영음 감독은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후, 조감독을 거쳐 현재는 감독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카메라, 조명, 소품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 감독으로서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밝혔다. 영상감독은 의뢰를 맡기는 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영상에 최대한 담아내 영상을 구상한다. 또한 기획 단계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여러 세부사항을 조율해야 한다. 특히 제작하는 영상마다 매번 내용이 다르고, 그에 따라 작업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획할 때마다 장소부터 일정, 촬영할 카메라 종류, 조명 설치 등에 대해 모든 담당자와 세부적인 논의를 거쳐야 촬영에 착수할 수 있다. 이러한 긴 조율과 논의를 거쳐 촬영이 시작돼도 비행기 연착으로 촬영 장소로의 이동이 늦어지거나 준비한 소품이 망가져 못 쓰게 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이 감독은 "최종 결정권을 지닌 감독으로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있지만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융통성 있게 당면한 상황을 풀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감독에게 고된 촬영 현장, 잦은 변수나 밤샘 편집보다도 힘든 것이 있는데, 바로 작업물이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이다. 그는 "같은 영상을 계속 보면서 편집하다 보면 객관성을 잃기도 하고, 계속 생각했던 기준에 못 미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끝없이 수정하게 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그는 팀원들의 도움을 받는다. 객관성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 가까운, 완성도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팀원들에게 재차 피드백을 요청하면서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의 전 과정에서 힘쓰는 것이다. "기대했던 씬Scene이었는데 촬영했더니 생각보다 잘 안 나오는 경우가 있는 반면, 기획했을 때는 조금 아쉬웠지만 촬영하고 나니 예상치 못한 좋은 장면을 건질 때도 있어요. 이렇게 찾아온 좋은 장면들을 잘 조합하고 팀원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으며 완성도 있는 영상을 만들고자 늘 노력합니다." 끝까지 보게 되는 영상을 목표로
광고,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는 중에도 더욱 자유롭고 다채로운 연출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영음 감독은 영화 제작의 꿈을 꾸고 있었다. 이에 2021년, 사비를 투자해 영화 <까만점>을 제작했다. '어떤 영화는 끝나는 순간 비로소 다시 시작된다'는 이동진 평론가의 말에 감명받은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의미를 계속 곱씹게 되는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의 일상을 영화로 담아냈다. "디지털 성범죄는 발전된 범죄로서 사회에 만연한 문제인데 무심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아서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기존 매체에서 피해자가 피해자로만 소비되며, 피해자다움을 강요받는 것 같아, 그들도 피해자이기에 앞서 남들과 같은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다른 이가 얘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메시지 또한 많은 이들에게 영상이라는 언어로 전해낸 이영음 감독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좋은 영상은 끝까지 볼 수 있는 영상"이라고 정의 내린 그는 "분야를 불문하고 '끝까지 보게 되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자극적이고 화려한데도 30초만 봐도 지루한 영상이 있는 반면, 잔잔하고 별거 없는데도 끝까지 다 보게 되는 영상이 있잖아요. 저는 후자가 더 좋은 영상처럼 느껴져요. 많은 사람들이 보는 데 불편하지 않고, 자극적인 요소가 없더라도 끝까지 몰입해서 보게 하는 힘이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
|
|
